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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
저는 애기 하나에 직장 다니는 아줌마입니다.
직장후배의 소개로 이 싸이트를 알게 됐는데 다들 좋으신 분들이라 자꾸 들어와 보게 되네요.
맨날 남의 글만 읽다가 문득 저의 얘기를 해볼까 하는 생각에 용기를 내어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바로 고부관계에 대해서 얘기를 해볼까 해서요.
우리 시어머니는 애기를 지극정성으로 봐주시는 아주 고마운 분이세요.
근데 그런 시어머니한테 고마운 마음만 가져야 하는데 불구하고 저의 마음 속에는 불만만이 가득한지
정말 맘이 괴롭습니다.
너무나 다른 가치관에서 저의 괴로움은 시작됩니다.
같이 TV라도 볼라치면 자신의 가치관으로 이해안되는 사람이 나오면 어김없이 욕을 하십니다.
미친것들이라고... 애완동물 정성으로 기르시는 분들 있잖아요.
그뿐아니라 자기 남편한테 지극정성으로 대하지 않는 여자들이나 자기가족에 헌신적이지 않는 여자들
주로 우리 시어머니의 적은 그런 여자들입니다.
우리 남편이 직장을 그만두고 2년정도 공부를 할때도
개그맨 박미선이 자기남편 일본에까지 보내면서
공부시키는 훌륭한 여자라고 치사를 늘어놓습니다.
한국에서 공부시키는 저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건지 어떤건지
정말 그때도 그러려니 했는데요.
같이 사는 것도 아닌데 지방에 사셔서 한두어달에 한번씩 오셔서
한달 정도 계실때도 있고 한 2~3주정도 계실때도 있는데
갈수록 한계를 느낍니다.
우리집에 숟가락이 몇개인지 아실정도로 우리집 살림에도 빤하셔서
너무 간섭이 심하십니다.
같이 모시고 사는것도 아닌데 내 마음이 왜 이렇게 갈수록 좁아만 지는건지
경빈마마님 같은분도 계신데 반성을 해도 그때뿐입니다.
제가 회사를 다니는 관계로 지금은 괜잖지만 회사만 관두면
당신 사시는 지방으로 와서 살라고 하시는데요.
갈수록 시어머님에 대한 마음에 진심이 없어지는게 슬프네요.
1. kkkk
'03.10.6 3:45 PM (211.229.xxx.3)저의 어머니도 아들에 대한 사랑이 지극하다 못해 넘치시는 분이라,
지금도 아들생각, 손주생각을 하면 눈물이 먼저 고인다는 말씀을 하시지요.
저는 맏며느리이고 처음에 아들며느리에 대한 집착이 지나칠 정도여서
냉담하게 무관심을 과장하며
정말 무시하며 대꾸를 하지 않았습니다.
최소한의 대꾸, 꼭 필요한 일 이외엔 공동의 시간도 갖지 않고
다니러 오신 저의 집에서도
혼자 TV 보시고 살림 간섭하시고 심지어 장보기까지 앞장서시고...
그랬었지요.
우리 남편도 제 눈치를 보느라 그랬는지 어머니께 무심한 듯 행동해서
원성을 사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둘째며느리가 들어왔지요.
싹싹하고 어머니와 대화도 잘 나누고
제가 못하는 부분까지 잘 하길래
저 팔자 늘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 며느리에게 진짜로 집안의 숟가락 몽둥이 하나까지 간섭하려
드시는 겁니다.
그 며느리, 우리 동서 진짜로 한 성질 합디다.
아주 험악한 분위기까지 갔어요.
늬네 엄마랑 살아라. 뭐 이런 소리까지 하며 부부싸움도 대판 , 아주 험악하게 하고
시댁 전체가 뒤집어질 정도로 웃기지도 않았지요.
그렇게 할 필요까진 없었는데 ...
결과적으로 어머니께 무심한 듯 처신한 저의 태도가
상대적으로 공손했다는 평을 받고 있답니다.
억수로 미안한 일이지만...
아무튼 경빈마마같은 천연기념물적인 며느리의 흉내를
아무나 낼 순 없는 노릇이고
현명하게, 그러면서도 자기 의사표시는
젊은이답게 분명히 하면서
심신에 스트레스 받지 말고 잘 살아봅시다.2. 박진희
'03.10.6 3:52 PM (211.58.xxx.41)저도 그 맘 압니다. 사실 저도 신혼때부터 울 시부모가 하루가 멀다하고 집에 오셨어요. 게다가 매일같이 전화 안하면 자기 궁금하지 않았냐고 전화하셨죠. 아이 갖고선 아버님 사업이 거의 망하다시피해서 울 집에서 거의 사셨구요. 울 집 냉장고는 제게 아니었슴다. 시어머니가 손이 워낙에 크신지라 이것저것 반찬이며 김치며 생전 처음 보는 물건들까지 몽땅 울 집에 넣어놓고 자기 딸들한테 배급해줍니다. 정말 열받아 죽는 줄 알았슴다. 울 시아버지는 시어머니랑 몇번 싸웠더니 저보고 친정에 내려가있으라더군요. 참, 어이가 없어서리... 아무튼 이래저래 말도 많아서 거이 이혼직전까지 갔었는데, 결국 아버님이 돌아가시니 울 시엄니 한풀이 꺽여진 듯 싶었죠.. 근데, 그 뒤로도 몇번 대판 싸웠슴다. 저 울 시어머니 저 대학가던 해부터 지금까지 10년을 봐왔슴다. 제가 매번 죄송하다고, 잘못했다고 하다가 한번은 조목조목 얘기를 했더니만 저한테 대든다고 난리쳤죠.. 예전같음 눈물이 먼저 나왔을텐데, 어찌된 일인지 오히려 맘이 차분해지더군요. 그래서 나긋나긋하게 얘길했더니만 성질이 나 있던 울 시엄닌 아주 폭발직전이더군요. 그러면서 우리가 같이 살자그래도 안 산다며 소릴 버럭 지르더군요..울 신랑은 외아들입다. 그래서 저도 죽어도 어머닐아 같이 살기 싫다고 했더니 잘먹고 잘살라며 전활 끊더군요..전화 끊고나서도 맘이 오히려 차분해지고 홀가분해지더라구요..지금은요? 그런 일이 있은 뒤로 어머님도 절 예전처럼 막 대하진 못하시죠.한번쯤 싸울 필요도 있더라구요.. 매번 온순하게 있으니까 사람을 아주 물로 보고 우습게 알잖아요.. 암튼 그 뒤로 울 시엄니 작은 딸 손주 봐주고 있슴다. 전 너무나 편해졌구요..
3. vampire
'03.10.6 4:47 PM (211.182.xxx.6)95judy님 시어머님과 저희 시어머님 한가지 공통점이 있네요. 결혼 여러번 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여배우가 TV에 나오면 '화냥*'이라고 하시죠. 전 그분 참 멋있다고 생각하는데요. 당신 아드님 세분 모두 어머님을 모시기 꺼려하는데도, 자진해서 유료양로원 가는 노인들 얘기를 들으면 '미친*들' 이라고 하시죠. 그런 어머님 보면 안됐습니다. 우리 시어머님이 몇십년 늦게 태어나서 학교 교육 제대로 받고, 견문이 넓다면, 그런 가치관을 지니게 되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지난번에 제도권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어느분이 쓰셨는데요. 배움이 없다는 것이 사람을 참 좁게 만들어요.
자식들과 며느리에게 집착하고 간섭하는 어머니들을 보면 분화된 '자아'가 없는 것 같아요. 나이를 먹었을 뿐 유아나 다름없이 자기 중심적이고, 경우가 없고. 우리나라 심리학자들이 시어머니들의 행태에 관한 본격적인 연구를 하면 꽤나 할 것이 많을 것인데...
57세인 저희 큰 형님이 77세인 저희 시어머님을 꽉 누르고 있는 편인데...가끔 심하게 하십니다. 그런데 홀시아버지 모시는 문제로 20년간 골치를 앓은 저희 친정엄마는 큰 동서가 그러는 거 이해를 해야 한다고 합니다. 노인들은 공손하게 너무 잘 해 드리면, 버릇이 없어진답니다. 애들하고 똑 같으니 집안에서 그 기를 누를 만한 사람이 한사람 있어야 된다는 겁니다.
강자에는 약하고, 약자에게는 강한 거... 이건 고부간에도 적용이 되는 인간관계의 원리인 것 같습니다. 어려운 큰 형님보다는 고분고분한 저에게(무늬만 그럴 뿐 사실 열혈 페미니스트임!) 잔잔한 심부름을 많이 시키시죠.
그리고 글을 읽은 느낌으로... 95judy님 반듯하고 공손한 분인 것 같습니다. 시어머니에 대한 마음이 그런 건 인지상정이지, 죄책감 가지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직장 꼭 오래 다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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