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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에 다녀왔지요.

하늘별이 조회수 : 883
작성일 : 2003-10-06 10:44:21
놀토 껴서 연휴동안 부산 시댁에 다녀왔어요.
날씨가 넘 좋아서 코에 바람 잔뜩 꼈드랬죠.
토요일에는 새벽에 일어나서 남해에 다녀왔어요.
어머님, 아버님 고향이 거기인데다가 일가친척 묘소가 다 거기라는데
결혼하니까 이래저래 인사도 드리고 해야해서 갔어요.

저희 부부, 아침잠이 생명보다 귀하다고 우기는 사람들이지만
아버님 운전하고 나서시는데 꿈뻑꿈뻑 졸다가 안졸은 것처럼 경치보고 몇마디 거들다가 함서 갔죠.
코스가 정확히는 기억 안나는데 늑도, 미조 지나서 남해쪽 드라이브 실컷 하고 왔어요.
산소 갔다기보담은 드라이브 하러 간거 같을만큼....

상주해수욕장은 지금 가서 보니까 꼭 제주 우도 바닷가처럼 물색깔이 넘넘 예쁘더라구요.
상주는 어머님 고향, 남해는 아버님 고향이예요.
미조에서 아침 일찍 시원한 우럭, 낭태 매운탕이랑 먹구
삼천포대교도 건너고, 남해 가서 살아계신 할머님들 인사드렸는데.......
넘넘 좋은거 있죠.

저는 친척들이 다 서울 살아서 어릴 때 방학 때 시골 간다던 애들 넘 부러워했었는데....
딱 시골 그 느낌인거예요.
저에게 시골은 "촌스러운, 오래된, 뒤떨어진" 이런 느낌 아니고,
"정다운, 공기좋은, 인심좋은, 가족같은" 이런 느낌이거든요.
저는 그런 시골 없어서 아쉬웠지만 무엇보다도 앞으로 태어날 저희 2세들은 그런 곳에서 흙 밟고 지내볼 수 있다니 얼마나 복인가 싶어요.
길 옆 조그만 실개천에 미꾸라지만한 피래미가 가득하고, 골뱅이 잔뜩 있고.
산소마다 골고루 인사드리고 이번에 아버님 사놓으셨다는 밭에 가보니 호박이 덩굴째 굴러다니더라구요.
어머니는 길 다니시면서 호박잎 잔뜩 뜯어오시구,
유자도 따오고, 커다란 호박도 따가지구 머리에 이구 내려왔어요. ㅋㅋ
할머님들이 쌀이랑 찹쌀이랑 마늘이랑 잔뜩 주시구....
아~ 넘 좋았어요. ㅋㅋ

아 그리고 회도 많이 먹구 왔어요.
시부모님들 고향이니 친척들이 곳곳에 계셔서 넘 좋더라구요.. 히히
이번에 태풍 때문에 피해가 심하긴 했지만 삼천포에 있는 횟집에 한군데 들렀는데....
거기도 장사 시작한지 사흘 됐다더군요.
친척분한테 부탁해서 맛있는 집 가자고 해서
"경수횟집"이라고 갔는데 자연산 회를 실컷 먹을 수 있었죠.
(팔포매립지 근처에 횟집이 바닷가 쪽으로 쭉 있는데 그 중 하나예요)
저 원래 해삼, 멍게 이런거 하나도 못먹었거든요.
가서 돌멍게랑 물회랑 도다리, 감성돔, 농어. 실컷 먹구 왔어요.
물회가 어찌나 맛있는지 국물까지 후루룩 쩝쩝.
도시처럼 회접시에 무깔고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생선으로 가득가득.
해녀들이 직접 잡아온거라 싱싱하고 비린내도 안나구요.

이젠 맛난 집 가면 82쿡에 소개하면 참 좋겠다.. 그런 생각 막 들어요.
워낙에 그쪽에 사시는 분들 훨씬 더 좋은거, 맛난 거 많이 드시겠지만....
서울촌년이 그런거 먹다보니 눈이 뒤집어져가지구요. 호호호.
다시 올라오면 도대체 뭐 먹을 맛이 안나겠다 싶더라구요.
그래두 어제 막상 배가 고프니 신랑한테 막 신경질 내면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잔뜩 장 봐가지구 밤 10시반에 밥 챙겨먹었답니다.
(살을 빼긴 커녕.... ㅜ.ㅜ)
어머님 싸주신 된장이랑 고추장이랑 먹으니 된장찌게 대충 끓여도 맛나더라구요.
세상 살아갈라믄 배울 게 넘~흐넘~흐 많아요.
(아침잠을 포기하니 하루가 무진장 길다는 것도 포함해서요.)
아~ 꿈같은 연휴가 지나갔네요.
어제 연휴 끝날이라고 할수 없이 침대시트 바꾸고 대청소 하고 1시 가까이 되서 잤더니 오늘 눈이 안떠지네요. 아직까지. 쩝.
멋진 일주일이 되어야 할텐데요..... 여러분두여.....
흥분해서 써가지구 글이 두서가 없어요. 죄송해요. ^^
IP : 219.240.xxx.253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0월예비맘
    '03.10.6 4:32 PM (220.85.xxx.183)

    남해하니까 생각나는게 있네요.
    작년에 남해에 갔는데 오래된 지도책과 네비게이션만 믿고 떠났거든요.
    도로표지판에 사천대교인가?(새로 개통한 연륙교있죠.) 그게 보이길래
    거기로 가면 되겠다 싶어 신나게 달렸죠.
    새 길에 차도 없더라구요.(어쩐지... ㅠㅜ)
    갔더니 깜깜하고 다리도 안보이고...
    옆에 있는 작은 파출소인가에 물어보니 아직 개통안했다고 배타야 하는데
    밤이라 배가 없다고... 다시 거꾸로 돌아가라고... 흐~

    그때 어떻게 집으로 왔는지(순천에 살았어요.) 까마득했네요.
    오는 내내 신랑의 째려봄을 느끼면서...(제가 가보자고 졸랐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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