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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의 세상을 구한 이 남자

좀 무거운 이야기 조회수 : 449
작성일 : 2011-08-15 04:29:48
혹시 오컴의 면도날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아시는분도 계시겠지만 저는 얼마전 경제관련 잡지를 읽다가 처음 접했는데요.
처음엔 웬 면도날? 이게 도대체 뭐야? 했죠.

오컴의 면도날은 어떤현상을 설명할때 불필요한 가정을 하지 말라는 일종의 잠정적인(절대적인게 아니라) 지침이예요.
13세기 영국의 프란체스코 수도사이자 철학자인 윌리엄 오컴은  당시 스콜라 학파 철학자들이 너무
형이상학적이고 복잡한 설명을 해서 무의미한 논쟁이 되자 확인할수 없는 설명은 날카로운 면도날로 싹뚝~잘라
버리자고 제안한데서 오컴의 면도날이라는 용어가 나오게 되었다고 합니다.
같은 현상을 두고 여러가지 설명이 있다면 보다 단순한 설명을 하는쪽이 진실일 가능성이 높다는 거죠.

오컴의 면도날은 과학자들이 관측된 결과나 실험결과를 해석하는데도 사용이 된다고 해요.
과학자들은 복잡한것 보다는 단순한 것이 미학적으로 더 아름다울뿐만 아니라 진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이 믿음자체가 절대적으로 옳다고 증명할수는 없겠지만...
아마도 오컴의 면도날은 과학의 역사를 통해서 과학자들이 경험적으로 깨달은 일종의 계율같은 것이겠죠.

영국철학하면 근대시대의 그 유명한 데이비드 흄이나 프랜시스 베이컨, 아니면 로마의 식민시대였던
4세기경의 영국인 펠라기우스까지 들어봤는데 오컴은 이제 알게 됬어요. 이들보다는 별로 유명한 인물이 아닌가 봐요.
그렇지만 중세의 암흑세상을 몰아내고 근대시대를 여는데 일조한 철학자가 아닐까 싶네요.

그런데 저는 오컴의 면도날을 우리의 실생활에서 그리고 정치에서 적용할수 없을까 생각했어요.
국회의원들끼리 질의응답이나 토론을 하는걸 보면 말꼬리 잡기와 구질구질한 변명, 쓸데없는 가정을 쉽게 볼수 있는데
그런걸 보면 오컴의 면도날로 싹뚝 잘라버리고 싶은 심정이 들어요..
옜날부터 우리 정치를 보면 항상 소론, 노론, 남인, 서인등으로 갈라져서 무의미하고 비생산적인 논쟁을 해왔던거 같아요.
개화기때도 개화파와 쇄국파로 나뉘어 논쟁만하면서 싸우다가 일본에게 잡아먹히고..
해방이후 지금까지도 그런 행태가 계속 되는거 같아요.
제가 특정당을 꼬집어서 이야기 하는게 아니라 일반적인 우리나라의 정치행태.. 민주당과 한나라당, 여당과 야당, 진보와 보수 모두에게 필요한 개념이라는 생각입니다.

며칠전 여기서 영국폭동글을 봤지만 거기 글과 댓글들을 보면서 느낀게요.
영국이 전통적으로 토론과 논쟁문화가 일찍 자리잡았다고  알려져 있지만 그 보다 중요한게 합의와 승복을 할줄 아는 자세인거 같아요.  위에서도 말했지만  논쟁과 토론은 우리나라도 옜날부터 활발했었죠.
그런데 쉽게 결론이 안나는게 문제였던거 같아요. 정말 죽도 밥도 안되고 나라를 망치는 결과를 초래했었죠.
이건 우리나라 사람들의 다혈질적인 성격때문일까요?
저는 영국이 민주주의 역사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었다는것도 부러웠지만 무엇보다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정치가들이 합의를 이루어 내는 과정이 부러웠어요.  
지금의 영국정치 상황이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영국의 민주주의의 형성이나 그 역사를 보면 그랬던거 같아요.

과거 우리정치사를 보면 김대중과 김종필이 정치적 연대를 했던것도 전 긍정적으로 봐요.
물론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이 순수하게 정책적으로 합의를 이끌어 냈다기 보다는 정치적인 필요에 의한면도 있었지만 당시로서는 최선이었다고 봅니다.
그리고 어떤 정책이든 모든 사람을 100%만족을 시킨다는건 불가능할거예요.
여기에서 필요한건 설득과 타협 그리고 절충이라고 봐요.
자신이 선호하는 정책이 항상 100% 관철될수 없다는걸 인정하는것 부터가 민주주의 시작이라고 보구요.
이걸 인정하지 않는 다면 멱살과 싸움, 정치적 비난만 난무하겠죠.

오컴의 면도날과 영국의 정치글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었습니다.

IP : 211.32.xxx.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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