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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문에 하트 붙여 주시는 예비 시어머니

황송해라 조회수 : 2,811
작성일 : 2011-08-15 00:57:05
일년전 처음 인사 드리러 갔을때만 해도 저한테 눈길 한번 안주시고 이름조차 물어 보시지도 않으셨던 분께서 이젠 제 문자에 하트표도 붙여서 답문을 보내 주시네요^^
처음 인사 드리고 나와서 집에 돌아가는 길에 저도 모르게 굳어져 있던 표정을 보고 남자친구가 자신 역시도 자기 엄마가 저러는 모습 처음 봤다고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더라구요. 절 보시고선 한숨을 푹 쉬시면서 아직 더 커야겠다 라는 말만 되풀이하셨던 분이셨는데..
대학 졸업도 2년이나 남은 어린 24살의 나이에 안그래도 동안이라 화장 안하고 나가면 어느 고등학교 다니냐는 소리를 듣던 저라 어머님의 한마디에 얼굴이 화끈거리더라구요. 먼저 결혼하자고했던 것도 어머님 아들이고 학교도 2년이나 더 남은 상태에서 무슨 결혼이냐고 했을때 자기만 믿고 따라 오라던 사람도 어머님 아들이었다는 말이 목구멍까지 치미는 걸 참느라 고생했던 기억도 스쳐 지나가요 ㅋㅋ
얼마전 미친듯이 쏟아지는 폭우 때 어머님 형제분께서 저희집쪽에 비 많이 오니까 재워서 보내라고 전화를 하셨다고 하시면서 얼른 들어와서 자고 가라고 하시더라구요. 저희 부모님께서도 평상시 같으면 절대 안된다고 하겠지만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저희집 담벼락도 무너진 상태라고 그냥 눈 딱 감고 자고 오라고 하시구요. 우여곡절끝에 남자친구 집 가서 하루 자고 아침 점심 다 얻어 먹고 나와서 고속버스 안에서 재워주시고 맛난 밥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고 문자 드렸더니 누추한데서 자고 가줘서 오히려 더 고맙다고 하시면서 하트표를 붙여서 보내주시네요.  남자친구랑 놀러 가는데 남자 친구편으로 포도 보내 주셔서 안그래도 포도 먹고 싶었는데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고 문자 보냈더니 이렇게 텔레파시가 통하는 거라시네요 ㅋㅋㅋ 더운데 건강 조심하시라는 문자엔 분부대로하옵지요 라고 하시면서 또 하트표.
상견례 자리에서 저희 엄마께서 요새 시대가 많이 변했다지만 그래도 여자가 많이 져줘야 가정이 편하다고 저한테 말씀하실때 옆에서 웃으시면서 같이 잘해야 행복한 결혼 생활이라고 하시는 분이세요.
혼수도 너네 필요한 것만 간단히 준비하라고 하시고 남자친구가 저희집 들를때마다 차에 마늘이며 과일이며 저 어머님 아버님 뵈러 집에 갈때마다 항상 옷 양말 스타킹 티셔츠 직접 기르신 채소들.. 빈손으로 보내시는 법이 없으시네요.
식사 준비 하실때 도와드리러 들어가면 아직 우리 식구 아니라 손님이니까 손 하나 까딱하지 말고 티비 보고 있으라고 항상 내쫓으세요. 마음 불편해서 티비 못 본다고 말씀 드려도 결혼 해도 이건 내 살림이니까 시키고픈 마음 별로 없으시다고 나중에 설거지 한번씩 부탁하면 그때 좀 해달라고 하시구요.
저희 아빠가 아직 가르친 것고 별로 없어서 시집 가서 잘 할지 모르겠다고 하셨을때 이쁘고 귀엽다시면서 그걸로 충분하다고 해주셔서 몸둘바를 몰랐어요 ^^;
식 전까지 무조건 친정 엄마한테 잘 해드리라고 신신당부 하시는 울 예비시어머니.
막상 결혼하면 변하는게 시어머니라고 주위에서 겁을 많이 줘서 걱정도 되네요 ㅜ
혼인신고까지 이제 딱 일주일 남았는데 혼인신고 하고 나서는 어머님께 제가 먼저 하트 붙여서 문자 보내드려야 겠어요^^


IP : 211.246.xxx.151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ㅎㅎ
    '11.8.15 1:06 AM (211.208.xxx.201)

    잘해주실 때 즐기세요. ^^

  • 2.
    '11.8.15 1:08 AM (121.130.xxx.42)

    셤니 귀여우셈ㅋㅋ

  • 3. 계속
    '11.8.15 1:13 AM (218.232.xxx.245)

    그런분은 계속 그러세요. 걱정마세요..

  • 4.
    '11.8.15 1:16 AM (124.51.xxx.168)

    신세대어머니시네요
    사고방식도 구식이아니시고.. 그럼앞으로 부딪힐일있어도 꽉꽉 안막혔으니 괜찮으실거에요
    넘걱정하시마세요

  • 5. 저도
    '11.8.15 1:18 AM (180.71.xxx.235)

    원글님! 축하드려요^^
    이뿌고 행복하게 사세요^^

    저도 원글님 시어머님 같은 시어머니가 되어야 할텐데...^^

  • 6. 맞아요..
    '11.8.15 1:19 AM (122.32.xxx.10)

    좋은 분은 계속 좋으세요. 전 결혼한지 13년 됐는데, 아직도 좋으세요.
    걱정마시고, 원글님도 잘 해드리고 더 많이 사랑 받으세요.. ^^

  • 7. ..
    '11.8.15 1:21 AM (211.179.xxx.185)

    시어머니 좋으신분 같으시네요..
    결혼은 남편도 중요하지만 시댁이 중요한 문제이니 고부간에 갈등없이 행복하길 바랄게요..^^

  • 8. ^^
    '11.8.15 2:04 AM (119.192.xxx.203)

    좋은 분이네요. 저런 반응 쉬이 나오기도 힘들어요. 계산된 사람의 반응이 아닐 거라는 데 한표. 축하드립니다!

  • 9. ♥♥
    '11.8.15 2:32 AM (121.167.xxx.239)

    원글님도 좋은 분이시고, 시어머니 되실분도 좋은 분이세요.^^
    혹시라도 결혼해봐라~~ 라는 댓글이 달릴지도 모르는데, 가볍게 무시하시고
    좋은 마음으로 행복하게 사세요.
    ♥♥♥♥♥♥♥♥

  • 10. 부럽다
    '11.8.15 3:02 AM (211.243.xxx.31)

    결혼 13년차 이날이때껏 멸치한마리 들려보내는거 안하는 분이 시어머니인 제가
    무지 부럽네요..
    돈이 많아서 척척 보태주는 시댁은 별로 안부러워도..
    잔정 많고 인격 훌륭하신 시어른 두신 분들은 정말 사무치게 부럽습니다....

  • 11. ㅇㅇ
    '11.8.15 7:40 AM (59.2.xxx.21)

    부러워용 ^^

  • 12. 와..
    '11.8.15 9:38 AM (116.37.xxx.10)

    멋집니다.

    결혼 축하드립니다
    항상 행복하세요...^^

  • 13. ..
    '11.8.15 12:35 PM (124.199.xxx.41)

    ㅎㅎ
    자랑글인데..하나도 얄밉지 않은 자랑글~ㅎㅎㅎ
    쭉 그러실거니...걱정 마세요!!!!!

    원글님 전생에 나라를 구하셨구나~~!!!!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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