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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여섯 넋두리

생일 조회수 : 2,810
작성일 : 2011-05-12 22:17:01
내 생일이다.
어렵게 공부해서 안정적인 직업을 가졌다.
형제들이 애 많이 썼다. 부모님 안계셨지만, 정서적으로 넉넉했다.
감사한 일이다.
남편,역시 가난했지만 같이 일군 가정은 정말 겉보기론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항상 헤어지고 싶었다.
바람도 피웠고, 술로 속도 많이 썪였다.
도덕성에 치명적 상처를  입고 많이 변했다.
이 나이쯤 되면 헤어지려 했는데, 그도 못하고 이젠 헤어지려는 몸부림도 귀찮다.
두 딸, 최선을 다해 키워 명문대에 갔고, 작은 아이도 큰 아이만은 못하지만,
큰 욕심없다.
큰 아이, 내 돈으로 재미지게 산다. 괘씸하지만,학교 맘에 든다고 하는 것만도 고맙다.

우연히, 출입국 사실 증명서를 뗐는데, 가난한 와중에 벌써 6개국을 돌았네.
내 살아온 세월이 기특해서 눈물이 나려하네.

오늘, 미역국은 끓였고, 남편은 내일 취미로 하는 약초 모임 가라고 등떠미는 중이다.
생일이라고 밥 먹는 것, 귀찮다.
대신 내일 반영구 아이라인 하려고 한다.
이뻐지려는 것이 아니라, 그냥 너무 모범적으로 살아온 것에 대한 반란 정도로,
예약했다.반란 치고는 좀 시시하지만 ...

둘째는 내일 늦게까지 수업하니까 오후는 온전히 내 시간이다.
생일 맞이 조퇴하려고 한다.회사에는 병가라 해야겠다.
그냥 좀 힘빠진다, 마흔 여섯을 너무 주변만 의식하면서 살아온 것이 대견하면서도
멋없다 여겨진다.
갱년기라 여길테다.
그냥 잘 살았다고 님들이 위로해주면 가족의 성의없는 축하보다 힘이 날 듯 하다
IP : 123.213.xxx.176
2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부럽
    '11.5.12 10:20 PM (115.41.xxx.10)

    자제분 명문대 갔다는데 한 없는 부러움이...
    생신 축하합니다. 원글님께 아낌없는 투자를 하세요.

  • 2. 축하드린다.
    '11.5.12 10:21 PM (122.32.xxx.10)

    원글님과 비슷한 나이인 82쿡 이웃이 격하게 축하드린다.
    마흔여섯해를 그렇게 열심히 살아오고, 반영구 아이라인은 너무 약하다.
    대대적인 시술로 흘러간 청춘을 살짝 돌려놓아도 괜찮을 거 같다.
    내년 마흔일곱해 생일에는 지금보다 백만스물두배쯤 행복하길 바래본다.

  • 3. ..
    '11.5.12 10:21 PM (183.107.xxx.179)

    생일 축하드리고..
    이제부터 자신에게 더 많은 시간과 관심을 가지는 님 되세염..
    저 또한 그러고 싶은 나이입니다.

  • 4. 마구마구
    '11.5.12 10:24 PM (58.225.xxx.183)

    축하 한아름 드린다.
    왠지 눈물이 나려한다.

  • 5. ..
    '11.5.12 10:36 PM (59.22.xxx.135)

    나도 마흔여섯이다
    나도 나름 모범적으로 살아왔다.
    나도 이쯤의 나이에 그만 두려 했는데 살고있는 현실에 반란을 일으켜야 하는게 귀찮아 그냥살아내려 한다
    문제는 잘한다고 했는데 나님 알콜의존증인가 보다
    뒤칸인지 옆칸인지 할려고 키톡에서 약속까지 했는데...ㅠㅠ
    지금 취한 상태다..이래가지고 뒤에뒤칸도 못하겠다
    원글~어이 갑장~반영구 예쁘게 하길 바란다..그리고 생일 축하한다.

  • 6. 생신
    '11.5.12 10:39 PM (203.171.xxx.191)

    축하 많이많이 드린다..
    글에서 아픔도 묻어나지만 그래도 명문대 입학한 자식과 안정된 직업이란것만 눈에 들어온다.
    (아...언니신데 반말체가 넘 죄송스러워서리~)
    생일날 남편 등밀어 내보내고 조퇴까지 하며 혼자 보내실 생일..
    행복 가득한 시간들로 채워지기 바란다....

  • 7. 나도
    '11.5.12 10:40 PM (175.114.xxx.6)

    올해 마흔 여섯....
    우선 원글님 생일 격하게, 마음다해 축하한다.
    올초 생각지도 못하게 수술받고 괜찮다 생각했는데
    마음과는 달리 몸은 자꾸만 늘어지기만한다.

    열심히 살아온 원글님,
    자신에게 축하 듬뿍해주며 멋지고 행복한 생일 보내길 빈다....^^

  • 8. ^^
    '11.5.12 10:59 PM (112.161.xxx.187)

    나보다 두 살이나 어리다^^
    인생 뭐 있겠나 다들 그리 산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그 정도면 아주 잘 산 편이다.
    아이라인은 나이든사람들 보니 좀 무섭기도 하드만 심사숙고 하기 바란다^^
    생일 축하!!!

  • 9. 미안하다 사랑한다
    '11.5.12 10:59 PM (218.209.xxx.111)

    영구 아이라인 문신하러갔다가 꼬임에 빠져 점도 몇개뺀다
    그러고보니 코가너무 낮고 눈가 주름이 보인다
    오는 길에 압구정에 잠간들이댄다
    그리고....

  • 10. 격하게
    '11.5.12 11:14 PM (112.146.xxx.44)

    축하한다.
    나보다 몇살위지만 분위기상 이 문체로 나간다.
    4살위지만 난 초등1이다. 우린 도박쪽이라 말도 못한다.

  • 11. 도라맘
    '11.5.12 11:16 PM (210.205.xxx.211)

    그 나이 그때 쯤엔 그런생각 들수 있어요.
    아이들은 품을 떠나고 남편이랑 알콩달콩 산것도 아니고 정말 내 곁에는 나 외엔 아무것도 없는
    허허로움. 인생의 중간 성적표는 그리 신통하지도 않은거 같고
    가끔은 밤마다 소주 잔을 기울이기도 하고 오늘처럼 비오는밤엔 빗물인지 눈물인지.
    저도 오늘밤 소주 몇잔했어요. 그럴때 이때까지 수고한 자신을 위로를 하고 자신을 꼭 안아주세요. 그리고 그런 느낌은 그런대로 두고 가끔은 잊지않고 들여다 보며 위로해 주세요. 좀더 시간이 흐르면 조금은 그런 느낌에서 벗어날 수 있을겁니다. 그리고 아이라인이던지 뭐던지 꼭 자신만을 위한것을 꼭 하세요. 이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자신에게 최대의 예우를 하시기 바랍니다.

  • 12. ...
    '11.5.12 11:33 PM (121.128.xxx.160)

    잘 살은거다, 앞으로도 잘 살거다. 축하한다 생일
    생일 선물로 피부관리 10회 끝는것도 좋다. 관리받으며 누워있으면 기분 좋아진다.

  • 13. 위에 ^^님
    '11.5.12 11:35 PM (114.206.xxx.43)

    나랑갑장이다 반갑다나는ㅇㅛ즘넘우울하다사십대를너무흐지부지보낸것같아서 각설하고 원

  • 14. 다시
    '11.5.12 11:36 PM (114.206.xxx.43)

    요즘아이라인은 무섭지않다 자연스럽게해준다 참고로 대부분위쪽만한다

  • 15. 쓸개코
    '11.5.13 12:09 AM (122.36.xxx.13)

    영구라인 잘했다.
    언니 맛있는거 사먹길 바란다.

  • 16. 부러워요
    '11.5.13 12:47 AM (180.71.xxx.10)

    에효...부럽네요.
    전 이제 마흔인데 큰놈이 이제 11살이고, 그닥 열심히 살지도 않았구요.
    집에서 10년을 있다가 작년부터 알바를 시작했는데 오늘은 걍 기운도 빠지고,...그렇네요.
    열심히 사셨고, 아이들 다 명문대에 보내시고...그것만으로도 전 지금 부러워요.

  • 17. 나는 마흔 일곱
    '11.5.13 1:40 AM (173.30.xxx.18)

    실은 마흔 아홉이다. 여기와서 공식적으로다 줄어 들었다.
    그러니 난, 이 ~ 다 분위기 문체 님께 써도 공식적으로다 괜찮다, 고 생각한다.

    울 나라에 있음 아홉수라고 바짝 더 긴장했을지도 모른다.
    어이, 동상, 생일 격하게 축하한다.

    영구문신도 하고 얼굴 잡티도 제거하고 더 많은 다른 나라도 가보길 권한다.

    미역국에 코 박고 온 몸에 땀 쫙 흘리며 지금까지 잘 살아온 자신을 고맙고 기특하게 여기라고
    야그 해주고 싶다. 다 종결어미 어렵다..

  • 18. 철없는 마흔일곱
    '11.5.13 1:45 AM (173.30.xxx.18)

    글 다 쓰고 보니 이미 살아온 세월이 기특하다고 눈물이 난다고 했는데 뭔 뒷 북이었나 싶다.

    미안하다. 오십이 되가니 한 때 총명했(다고 믿었던)던 내가 이러고 있다.
    아무튼 우리 잘 살아보는거다.

  • 19. 마흔다섯
    '11.5.13 1:49 AM (119.71.xxx.153)

    생일 축하합니다.

    지금시간 새벽 1시 45분
    잠이 오지 않는다.
    술도 마시지 못하는 나
    끝까지 자리 지키며 졸았다.

    내가 원치 않지만 또 시간을 채워줘야 하는 삶
    찾는 이 있을 때 좋을때라 견디지만, 힘들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

  • 20. .
    '11.5.13 2:53 AM (14.50.xxx.139)

    사십대 후반 진짜 살짝 허무함이 깃드는 나이다.
    가족 안에서의 역할을 앞만 보고 하느라
    이십여년 이상을 보내고 어느새 정신이 들면
    거울앞에 사십대 중반의 낯선 여인이 있다.
    원글님 생일 축하하고
    혼자라도 행복하고 따스하게 보내길 바란다.
    두딸들이 그냥 지나칠리 있겠느냐만은.
    난 아들둘 아짐.^^;;

  • 21. 축하~
    '11.5.13 9:40 AM (180.230.xxx.216)

    생일 축하드립니다~~~*^___^*

    저두 마흔여섯을 좀 힘들게 보내고 있어요.
    오십대가 되면 마음이 편해질라나 그러면서요..ㅠ.ㅠ
    아이라인 예쁘게 하시고 좋은시간 보내셔요~
    앞으로 좋은일만 가득가득 하실거예요~~~*^^*

  • 22. 부러움
    '11.5.13 10:33 AM (58.148.xxx.201)

    제가 두살동생....전 직업도 없다.그럴싸한 전업주부...애 둘만 동동거리며 키웠다.빚은 없지만 모아둔 것도 없다.쩝!남편이 꼬박꼬박 돈 벌어다주심에 감사하며살뿐이다.외국?국내여행이라도 다녀봤으면 좋겄다. 암튼 님 생일 축하드리고 억수로 부럽다

  • 23. plumtea
    '11.5.13 10:48 PM (122.32.xxx.11)

    2를 먼저 읽고 성지 찍듯 왔다. 열심히 실아오신 분 같다. 난 원글님
    나이에 뭐라 쓸 수 있나 미리 고민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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