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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힘들게 살아오신 엄마를 외면하기가힘드네요...

작성일 : 2011-05-12 22:10:57
친할아버지는 재혼(친할머니는 70년대에 돌아가셨음)후 자식들을 방임,방관하셨어요. 그런 조부 대신해서 아버지는 동생들을 돌보셨어요.(엄마가 모르고 결혼하셨단걸 20살 넘어서 알게되었죠. 이런 집안이면 결혼 안했다고...우리들 때문에 사셨던것 같아요) 아버지의 월급은 매번 도움 청하고 돈 빌려 달라는 삼촌들 때문에 엄마가 거의 만져보지도 못하셨어요.(심지어 도박빚까지도 갚아주셨더군요.)  미안해 하거나 고마워하지 않고 당연시하는 삼촌들 ,고모들 때문에 정말 화가나요. 우리 형제가 대학에 가길 바랐기에 사표를 써야 할 몸 상태인데 단 한 번도 못쓰고 지금까지 일하셔요. 엄마월급으로 우리식구가 먹고 살았다는게 과언은 아니죠.
몇 년 전 작은할아버지 장례식에서 화장하고, 제사도 안 지내겠다는 그댁 자식들 싸움에 아버지는 삼촌(작은할아버지)가시는 길 안쓰러워 산소 써주셨어요. 제사를 큰집(장손,저희집)보고 지내라는 작은할머니는 정말 기가 막혔어요. [상주노릇, 산소까지 써주었는데 ] 한마디 하려다가 부모님 얼굴에 먹칠하기 싫어서 입 다물었어요.
이런 아버지는 맞벌이하는 엄마 생각은 조금도 안하시는지 무엇이든 자기 마음대로 사세요. 월급에 맞먹는 휴대폰을 사시고,  반찬투정에, 살림에 대한 잔소리에(머리카락 한올 떨어진것도), 저희랑 놀아주신적 보다 동창회, 동료모임 참석횟수가 더 많아요.육아까지 나몰라라 하셨어요. [타인,남에게는 한없이 좋은 사람이죠.  ]

엄마는 엄마의 월급을 다 털어서 저희형제를 남의 손에 맡기시고 일하셨어요. 맞벌이 하는 엄마 대신해서 청소, 설거지, 밥 ,빨래 전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고등학생, 대학생, 지금까지도 집에서 엄마 도와드려요. 중고등시절 교복은 제가 대부분 세탁해서 입었어요.
내 생일 파티는 못해도 동생은 엄마대신에 제가, 치과 가는것도 엄마대신에 제가., 소풍날은 김밥재료를 김밥집 처럼 준비해놓아야 김밥을 먹을 수 있었어요. 동생이 실수해도 대부분 제가 혼났죠. 매일 울며 떼쓰는 동생이 보기 싫어서 제가 그냥 양보했어요. 방학이면 매일 청소, 설거지, 밥, 빨래 어디한번 놀러 가본 적이 없어요. 어디 가서 집에서 식모처럼 일한다고 하소연도 못하고 우울하게 학창시절 보냈어요. 힘들게 일하는 엄마를 나 몰라라 할 수 없었기에 제 무덤 제가 판거죠. 그래도 엄마 도와주고싶은 마음이 효도라고 생각해서 엇나가지 않고 착실하게 살았어요. 집에서 잡채도, 떡볶이도 먹어 본 적 없어요. 맞벌이하는 엄마를 이해하고 양보했기에 뭐 해달라고 못했어요. 그냥 포기했죠. 참다 참다 못 참으면 반항도 해본적은 있어요. [집안일은 저만 했어요. 내가 하기 싫은 일 남 시키기가 싫어서]

대학만 들어가면 집에 일 년에 1번씩만 오겠다고 다짐했어요. 서울시내 대학 졸업했어요. 대학시절도 녹록치 않았어요. 엄마가 주시는 용돈이 적든 많든 불평, 불만 안하고 받았어요.모자르면 아르바이트했어요. 대학4년의  절반은 주말아르바이트만 하면서 살았어요. 매일 똑같은 옷을 교복처럼 입었고 미용실은 1년에 한번만 갔어요. [한창 꾸미고 다닐 시기인데 못해본게 지금 많이 생각이 나요. 궁상떨지 말고 즐겁게 살라고 했지만 너무 불행한 환경에 그러질 못했어요. 죽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구요.]
지역의 명문고등학교에 입학한 동생이 지방대학을 가면서 엄마는 어디 가서 말도 못하고  창피해 하세요. 저한테 매번 동생좀 어떻게 해보라면서. 제가 하는 말은 개소리로 들리는지 들은 척도 안하고 지멋대로인 동생-제가 이미 포기했어요.[대학 떨어진 것도 제 탓으로 돌리는 동생한테 전 질렸어요. 어떻게든 얼굴 안 보고 안 마주치고 살고 싶은데, 매번 저한테 떠넘기세요. 동생이 엄마한테 받은 스트레스 풀이 대상은 저예요. 때려주고 싶었지만 동생 때렸다고 더 맞고 ] 어떻게든 엄마 도움 안 받고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는데 엄마는 매번 저한테 남의 집 자식자랑, 식구들 푸념만  늘어놓으세요. 난 한 번도 엄마께 남의 집 부모자랑을 늘어 놓은적이 없는데, 집안형편생각해서 어학연수 보내달라는 말도 꺼내 본 적 없는데 계속 비교하시면서 저를 들들 볶으세요.

제가 나이를 먹고 크면 엄마도 나도 우리 가족도 괜찮아질꺼라고 생각했는데. 이 상황이 너무 힘드네요. 정말 화가 나고 힘들어서 좋은 일, 나쁜 일이 생겨도 가족들한테 한마디도 안하는 습관이 생겼어요. 참다 참다 하소연 하면 미안하다만 하시고..... 매번 뭐 사달라 내가 너를테 어떻게 키웠는데 나한테 이렇게 할 수가 있냐, 나도 살기 팍팍하고 힘든데, 예쁜 옷에 좋은 물건 나도 가지고 싶은데 매번 옆에서 저를 그렇게 들들 볶으세요. 그래도 내 가족이 최고다라며 나를 달래 보지만...이 미친 듯이 몰려오는 우울함. 어찌 할 바가 없네요.

학창시절 담임 중 한분은 저에게 착한 여자컴플렉스 있다고 하셨어요. 그때는 무슨 말인지 몰랐는데 지금은 알것 같아요. 내가 그 부탁을 거절하면 나를 나쁘게 보겠지 하고 거의 대부분의 부탁을 들어주었던것 같아요. 부탁 들어주는게 너무 힘들어서 이젠 사람을 만나는 것 조차 싫어서 안 만나는 횟수가 더 많아져요.

엄마가 너무 힘들게 살아오셔서 외면할 수가 없는데 저도 너무 힘들어요.  매번 우는 소리만 늘어놓는 동생 ,엄마 때문에 미치겠어요. 나도 힘든데, 난 어디 가서 말 한마디 못하는데, 우는 소리 듣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알기에 누구한테 하소연 한번 제대로 못 할 것 같아 여기다 올려요....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__)

이 상황이 사회생활에서도 나오는지 다른 사람들도 저한테 우는소리만 하네요. 타인의 불행을 제가 지나치질 못하고 도와줘야 직성이 풀리나 봐요.  제가 너무 만만하고 착해 빠졋다는 거라면 고치는 법은 있을까요. 이런 우리집 상황 때문에 결혼도 못할까 무서워요. 저도 제 인생에서 즐거움, 행복 찾고 싶은데 못 하겟어요. 이러면 내 부모, 내 가족 등져버리는것 같아서...도와주세요. 왜 매번 저에게 이렇게 우는 소리를 늘어놓는지 고치는 법이라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하소연할 곳이 없어 여기다 글 올려요.....
IP : 210.94.xxx.45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등지세요
    '11.5.13 10:26 AM (115.140.xxx.36)

    내부모, 내가족... 당분간 등지세요. 그게 1-2년이 될지 10년이 될지 잘 모르겠지만 님이 충분히 능력되실 때까지는 등져야 모두 삽니다. 님의 능력이라 함은 경제적, 정신적 능력입니다. 저도 대학다니면서 혼자 힘으로 모든 걸 해결했고, 학자금 융자도 졸업후 2년 다 돼서 완납했는데... 부모형제 계속 돌봐야 했다면 지금의 이 결과는 없었을 겁니다. 정신 똑바로 차리시고요. 모질다 싶겠지만 한 사람이라도 제대로 버텨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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