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하늘이 내린 고모

| 조회수 : 14,196 | 추천수 : 140
작성일 : 2006-08-16 22:51:42
kimys가 곧잘 제게 상황에 따라 '하늘이 내린 고모' '하늘이 내린 시누이' '하늘이 내린 딸'이라고 놀리곤 합니다.
그가 제게 '하늘이 내린 외숙모' '하늘이 내린 올케' '하늘이 내린 며느리'라고는 부르지 않는 걸로 봐서,
아무래도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제가 친정식구들에게 더 마음을 쓰는 모양입니다.
아니면, kimys도 어쩔 수 없는 한국남자라서 은근히 저와 저희 친정식구들과의 관계를 부러워하는 거든가요...
솔직히...다른 건 모르겠고...'하늘이 내린 고모'라는 정말 듣고 싶은 호칭이며 들으려고 노력한 수식어입니다.

생존해 계시든, 아니면 이미 타계했든..저의 친인척들은 저 때문에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수십년 전 일까지 다 끄집어 내지니까...
앞으로의 이야기에 이미 타계하신 분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결코 명예를 훼손하려 하는 것은 아니며..그저 지난 이야기를 하다보니 그렇게 된 거라고..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그럼 이제 부터 본론으로...



제게는 고모님이 세분 계십니다. 두분은 벌써 오래전에 타계하셨고, 한분만 생존해계십니다.
저희 친정아버지의 누님들이니시까...정말 연세가 많으시죠.

자랄 때...고모님들에 대한 인상이 그리 좋지는 않았습니다.
눈깔사탕이라도 한 알 사먹어보라고...동전 한잎 받아본 기억이 없습니다.
자주 오시지도 않았지만...어쩌다 오셔도 그리 반가운 분들은 아니었습니다.

용모도 제일 출중하시고, 음식솜씨도 빼어난 우리 둘째 고모, 성격이 칼칼하시기 이를데 없었습니다.
어릴 때 친척들이 저더러 둘째고모 닮았다고 하면...화를 내다못해 목놓아 울기도 했습니다. 너무 싫어서.

또 큰 고모님은...당신의 큰손주가 중학교 입학할 무렵 저희 집에 다니러 오셨습니다.
그때 오빠랑 저랑 아마 고등학생이었던 것 같은데...
고모님이 오빠랑 저를 따라다니면서 영어사전, 당신 손주 주라고...
오빠랑 저랑 영어사전을 따로 쓰는 걸 보시고 남아돈다고 생각하셨는지,
"니들이 안주면 어떡하냐? 하나 줘야지"
"너희들은 영어사전 같이 보면 되잖아"
"여기 큰 것도 있고 작은 것도 있네, 작은 걸로 하나줘..하나줘.."
제 뒤를 따라다니시면서 어르고 달래고 하시는데..정말 돌아버리는 줄 알았습니다. 너무 싫었습니다.
결국 학교 가지고 다니던 얄팍한 사전을 드리고 말았다는...
큰 고모님은 논도 밭도 많은 부자셨는데...저희들에게 사전을 하나 사줘도 시원치않은데 그걸 끝내 빼앗아가셨다는...

게다가...언젠가도 희망수첩에 쓴 적 있는데...
친정어머니에게 "계집애(저를 일컫는 거죠..^^;; 대학은 보내서 뭣하냐"고 하셨다가..
우리 친정엄마, 집을 팔아서라도 딸 가르칠 거라고 펄펄 뛰시게 하고...

암튼..전 어렸을 때부터 고모가 되면 조카들에게 무지 좋은 고모가 되리라 다짐에 또 다짐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친정어머니가 저희 딸을 키우실 때 오빠네 두 아들이 함께 자랐는데...정말, 이 두조카녀석, 제 딸과 구별하지 않고 대했습니다.
특히 우유 먹여 키운 작은 조카는 지금도 내 아들 같은 생각이 든다는...

그런데 참 미안하게도 남동생의 귀염둥이 딸에게는...그리 잘 해주질 못했습니다.
맘은 있었는데...여건이 그렇지 못했던 것 같아요.
고작 고모가 한다는 짓이..어쩌다 친정집에 갔다가 놀러온 아기때의 조카를 만나면 손목 잡고 동네 구멍가게에 가서,
"여기서 니가 사고 싶은 거 다 사!!"하는게 고작이었습니다.
그래봐야 조카아이가 집는 건 과자 몇봉지, 초콜릿 몇 봉지..돈으로 치면 보통 5천원어치, 많아야 1만원도 못됐습니다.
그래도 그덕에 '싼타고모'라 불리웠다는...^^

조카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만해도, 코스트코 같은데서 계집아이들 옷 예쁜 걸보면 사다주기도 하곤 했지만,
사실 그건 제 동생이 제 딸에게 보내준 사랑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  
결혼이 늦었던 남동생, 저희 딸 너무너무 이뻐했고, 저도 비싸서 안사주는 비싼 장난감을 아르바이트해서 번돈 쪼개서 사주고...
꼭 이 때문은 아니어도..하늘이 내린 고모 하고 싶지만...정신적으로 시간적으로 너무 여유가 없었습니다.
더 미안한 건, 오빠네 작은 조카와는 녀석이 중학생일때 단둘이서 만나서 영화도 보고, 밥도 먹고 했는데..
남동생네 조카와는 그런 시간을 많이 못가졌었어요.

몇주전부터...오늘..약속해놨었습니다.
중1인 녀석은 행신동 살면서도 아직 일산의 라페스타에 못가봤다고 하길래..거길 가기로 했었습니다.
일단 점심부터 먹자고 하니까..녀석이 아웃백을 못가봤다는 거에요.
패밀리레스토랑이라고는 어른들과 함께 가본 VIPS, TGI가 고작이래요.





작은 올케랑 조카랑 셋이서 아웃백에서 이렇게 먹었습니다. 너무 많이 남아서 싸오기까지 했다는..^^

밥 먹고 덕이동 로데오에 가서 청바지랑 미니스커트랑 티셔츠랑 블라우스랑 사줬어요.
아이들 미니스커트랑 티셔츠 블라우스는 아주 쌌어요.
이제 가을 상품이 나올 철이라 그런지..그렇게 세장이 티셔츠 1장값도 안되더라는...
조카녀석...입이 귀에 가서 걸렸습니다. 그걸 보니까..진작 못해줘서 더 미안하고...

제가 늙어 죽을 때까지..우리 조카 셋이 모두 학교 마치고 시집장가가서 엄마아빠가 될때까지,
녀석들에게 '우리 고모는 참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것이 제 희망사항중 하나 입니다.
잘 하면...이뤄질 수도 있을 것 같은...그런 희망사항입니다...^^
3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stefany
    '06.8.16 10:59 PM

    정말 하나하나 혜경샘님꼐 많은걸 배웁니다 ㅜ_ㅜ

  • 2. 물찬제비
    '06.8.16 11:06 PM

    조카가 샘을 너무닮았네요 저의 친정에 조카하나가 저를 무지닮았 거든요
    그래서 더이쁘다는말씀

  • 3. 코코샤넬
    '06.8.16 11:29 PM

    과자만 사주셔도 좋은 고모 맞습니다요, 아...제가 그 중1 조카이고 싶어요.^--------^
    하늘이 내린 좋은 고모님 맞습니다,맞고요.

    저희 유지도 할아버지께서 오시기만 하면 오실 때마다 과자 사러 가자고 데리고 나가시는데
    유지가 할아버지 손잡고 가면서 이렇게 말씀드렸대요.
    "할아버지는 참 착하네? 엄마는 과자도 안 사주는데..." 그러더래요 ^^
    유지는 과자 사주시는 할아버지가 이세상에서 제일 좋대요.^0^ (제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것인지...^^;;;)

  • 4. chatenay
    '06.8.17 12:04 AM

    샘과 많이 닮았네요...저도 고모가 되고 싶은데...제 남동생이 노력 해 주지 않아 친정 조카는 하나도 없답니다...저와 제동생...뭐 문제 있는거 같지 않으셔요?ㅠㅠ
    올케가 조카를 낳으면 제 얼굴도 조금 닮을 수 있겠다는걸 샘과 조카 사진 보며 느꼈어요...

  • 5. 이마공주
    '06.8.17 12:10 AM

    참 좋은 고모이시네요....저도 선생님처럼 좋은 고모가 되고싶어요..
    아무래도 시댁조카도 예쁜데 친정 조카들은 넘 예쁘겠지요...
    둘다 똑같을라나??
    울 고모들은 저도 잘해드린것도 없지만서도 그리 썩 달갑게해주시는 분이 안계셔서 늘 선생님같으신 고모를 보면 넘 부러워요..
    그냥 뭐 고모라기보단 친척?이라고해야하나...
    단편적으로 울아버지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메고 계시는데 한 고모가 넋을 잃고 있는 저에게 인사안한다고 사람 많은곳에서 면박을 주더라고...참 ~~~
    그래서 전 울 조카들이 생기면 꼭 선생님처럼 하늘이 내린 고모는 아니어도 좋은 고모가 되고 싶네요..
    친구 같은 고모....제 바람입니다......

  • 6. 새있네!
    '06.8.17 12:24 AM

    하나있는 친정조카 태어난지 일년이 다되어가도록 얼굴도 못본 고모 여기 있습니다.

    오늘 찐~하게 반성하고 갑니다. 현아, 서울가면 고모가 지대로 잘해줄께 기다려...

  • 7. 그린
    '06.8.17 12:56 AM

    엉엉~~
    전 고모가 없어요....ㅜ.ㅜ
    샘같은 고모가 있는 조카가 넘넘 부럽습니다.^^
    (남동생 딸이 있어 제가 고모가 되지만
    주는 것보다 받는 게 먼저 떠오르는 욕심많은 그린입니다...@@)

  • 8. 레먼라임
    '06.8.17 2:42 AM

    유명한 82 에 조카 사진을 실어 주신 것만으로도 "하늘이 내린 고모" 맞아요.
    이사진을 보면서 조카가 얼마나 좋아했을까요?
    "우리고모가 최고야" 했겠지요?
    조카가 선생님을 많이 닮았어요. 야무지고 똑소리 나보이고...
    나중에 음식도 잘 할 것 같은걸요.
    오랫만에 선생님의 얼굴을 뵈니, 반갑고 좋아요.
    가을되면 국화옆에서 찍은 얼굴 또 보여주실꺼죠? ^^

  • 9. 비니맘
    '06.8.17 7:59 AM

    저 역시.. 고모에 대한 기억이 별로 없어서..
    우리 조카들 한테는 정말 좋은 고모이고 싶습니다.
    녀석들.. 이모도 없는데..
    돈 많이 벌어서.. 우리 조카들한테 예쁜 거 맛있는거
    많이 사 줄래요. 돈이 없으면... 그냥 이쁘다고 쪽쪽 빨고, 맛있는거 많이
    해 주죠, 뭐. 저의 둘째조카.. 연우.. 식구들끼리 고모 닮았다고 했대요.
    너무 보구싶으네요.. 쭈니두.. 여누두..

  • 10. 현이
    '06.8.17 8:33 AM

    피부가 맑고 고우시네요~~~

  • 11. 이희경
    '06.8.17 9:09 AM

    전 고모가 없습니다. 이모만 두분인데, 아주 잘 사셨던 큰이모네 가서 사촌언니들이 입던 옷
    물려 받아오면 그렇게 신이 날 수가 없었지요...
    결혼하고 나니 남편쪽으로 고모님 한분, 이모님 5분... 그런데 역시 고모님이 훨씬 잘 해 주시더라구요..
    조카분은 좋으시겠네요...

  • 12. 푸름
    '06.8.17 9:47 AM

    저도 하늘이 내린 고모 하고싶어요...
    하나밖에 없는 제조카, 정말 이쁜데, 정말 잘해주고 싶은데, 맘처럼 잘해주지 못합니다.
    조카가 좋아하는 형(울아들)도 잘 빌려주지 못합니다.^^ 이눔의 학원때매...
    시댁조카는 지난주말 불러서 밥도 해 먹였습니다. 일년에 한번은 몽땅 불러서(5커플 정도 되요) 먹이기도 합니다.
    근데 제 조카에게는 용돈도 못줬네요 T.T

    제가 혜경샘을 좋아하는건, 음식으로 가족들에게 사랑을 나눠주시기 때문이에요^^
    사랑이 들어있는 음식, 음식을 통해 전해지는 사랑....

  • 13. ilovehahaha
    '06.8.17 10:09 AM

    고모님의 추억이 오가는...아침입니다.^^
    저도 무서워했었는데.. 나이들어가니까..돌아가신 그분이 그립네요.
    배울점이 너무도 많은.. 우리샌님.. 조카분이 총명하게 보여요.

  • 14. 엘리사벳
    '06.8.17 10:11 AM

    조카가 하나, 둘이었을때는 어떻게 좋은 고모가 될수도 있겠다 싶더니
    요즘은 아니네요. 맘뿐이지...........

  • 15. 둥이둥이
    '06.8.17 11:22 AM

    선생님은 소설가(모두 실화지만..^^) 같으세요...^^
    어쩌면 어린 시절.. 일들을 그렇게 기억을 잘하시는지요..
    저두 행신동 사는데..일산 라페스타..로데오..첨 들어본다는...^^
    조카 입매가 야무져요~~

  • 16. 지향
    '06.8.17 2:03 PM

    '하늘이 내린 고모' 라는 글 보고~ 반가워서 로긴했습니다. 저희 고모 자랑하고 싶어서요! 저도 고모 한 분이 있는데... 하늘이 내린 고모라는 말이 딱 맞는 거 같습니다~ ^^a 초딩 샘이신 저희 울 고모는 어릴 때는.. 방학이면 옷사주러, 영화 보여주러 데리고 다녀주셨고... 어려운 형편에 저 대학 때는 이번 학기 등록금은 어떻게 할거냐고... 고모가 등록금이랑 책값이랑 송금했다고... (흑~ ㅠㅠ 눈물날라구러네요...) 해주시고.. 졸업한 지금은... 각종 밑반찬까지 담당해주시는.. 고모.. 하늘에서 내려주신 고모맞지요? ^^v 살면서 두고 두고 갚을 은혜가 천만 보따리입니다!!! 오빠나 남동생이 결혼해서 조카가 생기면 저도 고모가 될텐데... 저도 좋은 고모가 되기위해 노력해야겠습니다.. ^^

  • 17. 윤아맘
    '06.8.17 2:20 PM

    어쩜 사람사는게 다똑같다는걸 다시한번 느끼며... 왜 이모랑 고모랑 느끼는 감정이 틀릴까요 저도 이모들과는 정말 친형재이상으로 친했죠 근대 정말 고모와는 그렇지 못했죠저도 고모소리 듣는 조카들 있는대 잘 대해주어야 하겠죠

  • 18. yozy
    '06.8.17 2:43 PM

    저도 정말 좋은고모가 될수 있는데
    동생내외가 안도와주네요.(둘이만 알콩달콩 살겠답니다.)
    이렇게 좋은 고모님을 두신 조카분들이 부럽습니다.~~~

  • 19. 꽃님
    '06.8.17 5:51 PM

    존경스럽네요~ 저도 조카가 생기면 혜경샘처럼 배풀줄 아는 멋진 고모가 되고 싶네요^____^
    울 부모님은 형제가 너무너무 많으신데 가장 생각나는 분은 큰이모네요~ 너무 많이 조카는 친척이든 너무 잘챙기셔서 하늘이 주신 이모예요.. 울 외할머니는 하늘이 주신 딸이라고 하셔요^^ 헌데 너무 배푸셔서 그집 살림이 걱정된다는.....

  • 20. 감자
    '06.8.17 8:13 PM

    선생님은 여자형제가 없으셔서 이모는 못되시겠네요
    아무래도 고모보다는 이모가 훨씬 좋은듯싶어요~ (보통 보면...같은 성의 여자형제끼리 더 친하니까)
    저는 나중에 이모도 되고 고모도 될텐데...
    혜경샘처럼 좋은 고모도 되고...이모도 되고 그럴래요 ^^

    조카분이 언젠가 가족사진에서 뵌 남동생분과 많이 닮은듯싶어요..맞죠???

  • 21. 김혜경
    '06.8.17 8:36 PM

    우리 예림이..정말 이쁘죠??
    모두들 우리 예림이 이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자님 맞아요..지네 아버지 빼다 박았어요...ㅋㅋ

  • 22. cherry22
    '06.8.17 9:22 PM

    전 이모는 세 분이나 계시지만, 고모는 한 분도 안계셔서 어릴때부터 친구들이 우리 고모가... 어쩌구...저쩌구 하는 얘기를 들으면 무지 부러웠다는...(근데 반대로 제 딸들에겐 고모가 세 분이나 계시지요. 또 다행히도 이모도 한 분 계시구요...^^)
    제 자신은 현재 이모이기만 하고, 아직 고모는 되지 못했답니다.(늦게 결혼한 남동생이 아기를 낳으면 될 수 있겠지요...^^)
    제 나름대로 이모 역할은 어느 정도한 것 같은데, 고모가 되면 어떨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네요...
    혜경쌤처럼 하늘이 내린 고모까지는 아니더라도, 싼타 고모(이것도 과분할까요?) 소리 정도는 듣고 싶은데...
    제겐 평생없었던(앞으로도 당근 없겠지요.)고모 얘기가 나왔길래, 한 번 지껄여 보았습니다...

  • 23. 이슬새댁
    '06.8.17 11:27 PM

    혜경샘 글 읽고 많이 생각하고 갑니다....
    내가 그런일 당했다고..저까지 그러면 저도 똑같은 사람이 되는거겠죠???
    마음은 그런데...실천한다는게 얼마나 힘이드는지...그많큼 마음 열리는게 쉬운일은 아닌가 봅니다..
    제가 결혼하고4년 접어드는데요...시어머니와 위아래층 살거든요...
    생각이 참 많아 집니다...^^

    82COOK이 전 너무 좋습니다...

  • 24. 루도비까
    '06.8.18 10:31 AM

    고모 소도 이쁜소
    고~모~ 닮았네~

  • 25. 불량주부
    '06.8.18 11:04 AM

    더위 먹은 것이 아직 풀리지 않았나...^^;

    "쌤 고모보다 이모가 더 친근한데...
    하늘이 내린 이모하시지..."그렇게 궁시렁대고 있었거든요
    감자님 글을 읽고야 상황파악!!! ^^;;;

    제 아이가 생각나네요.
    여름휴가 때 친가,외가 다녀왔던 아이가 외할머니한테서 피자 사먹으라고 만원을 받았거든요.
    함께 먹을 시간이 있었으면 좋았을텐데...여차여차해서...
    집에 오자마자 '엄마,내가 피자 사줄게'
    처음으로 7살 아들녀석에게 뭔가를 얻어먹어봤습니다.ㅋㅋ
    피자를 주문해 놓고나니 아이가
    '반은 남겨뒀다가 외할머니 갖다드려야 한다네요 @@(부산까지 가야하는데ㅠㅠ)

    아이도 따뜻한 마음이 전해지나봐요.
    아무댓가 없이 베풀어주시는 외할머니의 사랑을 느끼고 있구나를
    평소 말한마디 행동거지에서 묻어나거든요.
    일례로 휴가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차가 많이 막혔거든요.
    근데 뒷자석에서 혼자 앉아있던 아이왈
    '왜이리 차가 안가, 이럴때 외할머니가 옆에 있었으면 정말 좋겠다'
    중얼거리는 아이말을 듣는 순간 눈물이 핑~

    시어머님께는 아이가 살갑게 행동은 해도 안계실때는 외할머니를 입에 달거든요.
    나중에 제가 친정엄마만 감싸서 그렇다고 하실테죠.
    5800원짜리 아이 옷사주시고는 용돈요구하시는 시어머니의 마음까지 아이가 알아챌까 걱정입니다요

    세상살이 나만 정직하고 나만 마음이 따뜻하다고 누가 알아주나 많이 지쳤었는데
    아이의 말을 듣고 나니 따뜻한 마음을 알아주는 이가 있구나 희망을 가져봅니다.

    내자식이, 내남편이 알아주면 그것으로 됐지요,누가 더 필요하겠어요.
    근데 이 남편이라는 사람은 여우같아서 그 속내를 모르겠습니다.
    해경쌤 정말 한국남자들 친정식구들과의 관계를 부러워 하는 걸까요??

  • 26. 파워맘
    '06.8.18 10:18 PM

    어머니 선생님~
    조카분 딸이라고 해도 믿겠어요. 어쩜 그리 고모랑 많이 닮았나요?^^
    좋은 고모로 기억되실게 분명합니다.
    좋은 물건을 사주고 맛있는 물건을 사주고 그런 것들을 떠나서 진심으로 잘해주려는 마음으로 대했다는 것을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감정이고 센스니가요^^

  • 27. Terry
    '06.8.19 2:41 PM

    하늘이 내린 고모...

    저도 그렇게 되고 싶네요.. 그건 조금은 가능할 수도 있는 얘기 같아요. 노력만 하면요.

    정작 하늘이 내린 시어머니...를 미래에 하고 싶은데

    그건.. 영 힘들것 같아요. 그게 한다고 되는 게 아니더라구요. 잘 해줘도 탓..못 해줘도 탓..
    세상에 젤 힘든 일은 시어머니 노릇일 것 같아요.

    시누노릇은? 나름대로 쉽더라구요. 그냥.. 나 싫으면 올케도 싫겠지..생각하며 매사 배려하면
    그대로 전달이 되는 것 같아요.

  • 28. 소금별
    '06.8.19 9:52 PM

    하늘이 내린 고모라는 칭호... 부럽긴하나, 오빠가 셋이나 되는 저로서는 조카가 너무 많아요 여덟명..
    우와..
    그래도.. 좋은 고모되려고 애쓰고 있네요.
    제 유년시절의 생각들이랑 샘 생각이랑 비슷꾸리한것 같아요. 저두 고모가 셋인데, 상황이 대략 비슷꾸리한것 같습니다.

    오늘.. 조카녀석들이랑 못스터하우스 보고왔네요.. 아주 재미나게요.

  • 29. 선물상자
    '06.8.21 11:49 AM

    저도 그 하늘이 내린 고모라는 호칭을 들어보고 싶네요.. ^^
    열심히 최선을 다해보렵니다.. ㅋㅋ
    샘님은 이미 그 위치에 계신거 같으신데요~~~ ^^*

  • 30. ultraqueen
    '06.8.24 11:53 PM

    ㅎㅎ 저도 행신동에 사는데,,,반가워요~~
    고모는 이모 존재만큼,,, 좋고 귀한 존재이죠~~~~ `

  • 31. 뭉게구름
    '06.8.25 2:36 PM

    '하늘이 내린 고모'라..제게도 한분뿐인 고모는 참 좋은 고모이십니다..그런데 저는 단 둘뿐인 조카에게는 그리 좋은 고모가 되어 주지 못하네요..4년 남짓 직장맘인 올케대신..키워주는 동안 무서운 고모에 대한 기억만 남았답니다..여동생네 아들2..남동생네 아들2..3.4.5살아이들이 4명..소리 안지르고 지나가는 날이 하루도 없었길래..고모=무서운 사람이되었답니다~^^

  • 32. 별먹은곰
    '06.8.30 12:14 AM

    우..난 고모가 싫어염..ㅠㅠ 고모가 두분인데 한분만 계신지 알고 살았고 그 한분을 전 끔찍히 싫어한답니다. 안좋은 기억들이 넘 많아서.... 어렸을적 기억은 커도 안지워지고 그게 고대로 상처로 남는거 같아욧. ㅠ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날짜 조회
1322 오늘 저녁 밥상 19 2006/09/06 12,305
1321 빨래하기 좋은 날~~~ 24 2006/09/05 12,185
1320 오늘 저녁 반찬들 3 18 2006/09/04 14,271
1319 어제 저녁 밥상 13 2006/09/02 17,334
1318 이 편한 세상 2 [홈메이드 쿠키] 17 2006/09/01 12,767
1317 식당에 가보니 28- 식도락 26 2006/08/31 15,653
1316 여름에 한번은 먹어야하는 [노각 생채] 28 2006/08/30 10,928
1315 오늘 저녁 반찬들 2 26 2006/08/29 15,567
1314 이 편한 세상!! [홈메이드 호떡] 27 2006/08/28 14,514
1313 때로는 건망증이 효자!! [불고기 2종 세트] 14 2006/08/27 11,900
1312 점심 저녁 오징어 반찬!! [오징어 순대] 8 2006/08/26 10,614
1311 한다면...한다...[우리집 저녁 밥상] 16 2006/08/25 14,184
1310 잔머리의 결과물!! [연두부찜] 15 2006/08/24 11,150
1309 아직은 여름 30 2006/08/23 10,698
1308 각설탕 20 2006/08/21 11,483
1307 깻잎에 관한 수다 [깻잎 나물] 20 2006/08/20 12,169
1306 뜨거운 커피도 마실 수 있는 날~~♬♪ 26 2006/08/18 13,146
1305 뭐? 초랑 겨자만 넣으면 초계탕이라고?? 10 2006/08/17 9,298
1304 하늘이 내린 고모 32 2006/08/16 14,196
1303 복고풍 렌지 [돼지갈비찜] 16 2006/08/15 12,852
1302 무생물도 자기 미워하는 건 안다!! 19 2006/08/14 10,112
1301 한끼는 잘, 한끼는 대충~[생선커틀릿] [냉잔치국수] 7 2006/08/13 11,818
1300 이만해도 살만하지! [누름초밥] 10 2006/08/12 10,911
1299 뜨거운 날 먹는 전~[깻잎 호박전] 18 2006/08/10 14,156
1298 비, 딱 한방울만 내려주면 안되겠니?![통닭] 27 2006/08/09 11,1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