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모든 걸 노트에 계획 잡아 했었는데
단어가 ... 스펠링이 ... 계획 단계에서부터 틀렸었어요 .
이 노란 글자 역시 제 맘대로 십자수 실로 넣은 것인데
다행히 일 저지르기 전에 A 가 두 개라는 걸 깨닫고 하나 지우고서 바느질 시작했네요 .
윗부분 조명 . 타디스가 작동할 때 불이 들어오는 부분이에요 !
실물과 아주 비슷하진 않지만 그래도 비슷하게 만들어 보려고 노력했어요 ㅋ
불이 켜져 있음을 표현하고 싶어서 노란 천으로 ...
저 고깔을 어떻게 만들지 고민이 아주 ~ 많았는데
자투리 천으로 이렇게저렇게 만들어 봐도 괴상한 결과물만 나왔지요 .
양송이버섯 같은 물건을 만들어 놓고 집어던지기도 했구요 ㅋㅋ
퀼트 배우는 데 가서 말을 하니 선배 아주머니들의 온갖 의견이 다 나왔죠 .
그 중 선생님의 의견인 , 번데기 담는 고깔처럼 종이를 먼저 말아서
그걸 본으로 삼아 천을 오려라 !- 를 따랐더니 성공했습니다 . 역시 선생님 !
사진은 , 고깔을 조명에 이어붙이려고 핀으로 찔러 놓은 거예요 .
저는 일단 하면 풀 서비스로 합니다 ㅋㅋ
소닉 스크류 드라이버 무늬도 넣어 주기로 .
안쪽 면에 나름 아플리케 비슷 ... 한 걸 만들어 넣기로 했어요 .
크기 비율을 맞추기 위한 치밀한 -_- 스케치와 계산 .
그러나 실제로 해 본 결과는 ...?
이 꼴
( 왼쪽이 그림 오려서 만든 본이고 오른쪽이 천입니다 )
저 작은 모든 조각을 다 오려 만들 수는 없었기 때문에
실로 무늬를 만들어 넣을 생각이었어요 .
근데 정말 안 비슷하다 .
이것이 저의 한계입니다 .
그렇게 안 보일지 몰라도 맨 위의 파란 조각 , 맨 아래 검은 조각은
각기 다른 천 조각으로 만들어 넣은 거예요 ... 흑흑 언니 제발 알아봐 줘 .
그래도 거의 다 했어요 .
장식과 조각 붙이기는 진짜 다 했습니다 .
이제 몸체 이어붙이고 꼭대기 조명 추가하고 지퍼 달면 돼요 .
조명 붙여서 옆에 추가 .
각 잡기 시작 . 이거 꽤 힘드네요 . 손이 자꾸 찔려요 ;
천에 먼지가 많아 보이는 건 , 제가 고양이랑 살아서 그렇습니다 .
신경 안 쓰고 다 하고 나서 , 완성품을 테이프로 쫙 ~ 밀어 주는 게 좋아요 .
중간중간 떼어 가며 해도 소용이 없음 .
지퍼만 달면 됩니다 . 긴 여정의 끝이 보여요 , 하하하 .
책상 위에 착륙한 타디스 .
지퍼 달기 전이고 아직 각 잡느라 시침핀 막 꽂아 놨어요 .
그래도 이게 제 발로 ... 아니 발은 없지만
스스로 서 있는 게 신통방통해서 찍어 봤어요 .
아무도 안 봐 주는데 혼자서 뿌듯뿌듯 . 아 ~ 끝나간다 !
완 to the 성
아 ~ 기쁩니다 !
보이십니까 , 저 조그만 열쇠가
닥터는 항상 조그만 열쇠를 가지고 다니죠 . 타디스는 열쇠로 여는 구식 문이거든요 !
그래서 일부러 챰 장식 없는 지퍼로 구입해서
작은 열쇠 챰을 사서 달아 줬어요 .
쨘 ,
허접한 스크류 드라이버가 나타나는 부끄러운 오픈샷
그런데 문제가 있었어요 .
비율을 좀 다르게 해서 만들었으면 모르겠는데 ...
타디스같아 보이는 크기를 고수하며 비율도 유지하여 만들다 보니
너무 컸어요 !
... 크죠 .
딱 쥐어 보니까 큰 것 같더라구요 ... ... . 이건 필통인데 .
제 작은 필통 내용물을 다 넣어 봤어요 .
그리고 알게 되었죠 . 이 타디스 필통은 5 인분은 되겠구나 .
망했네 .
* * *
언니에게 선물을 주었어요 .
원래는 개봉하는 그 순간에 맞춰서 타디스 착륙 효과음을 틀려고 했는데
이 기대되는 순간을 촬영하느라 핸드폰 동영상을 찍고 있었기 때문에 그건 못 했구요 .
언니는 , 제 예상보다 훨 ~ 씬 더 많이 기뻐했어요 .
웃음 섞인 기쁨의 괴성을 지르며 필통을 잡고 탁자를 막 내리치는데 ㅋㅋ
언니의 소리에 놀란 고양이는 ( 탁자 밑에 숨어 있었음 ) 위로 펄쩍 뛰고 ,
그 서슬에 탁자에 머리를 꿍 ! 박고 ( 탁자가 위로 들썩 움직임 ) 원래보다 세 배는 더 놀라서
총알같이 방에서 달려나갔답니다 .
꺄아 - 펄쩍 , 꽝 , 후다다다닥
의 현장이었죠 .
받은 사람이 그렇게나 심하게 기뻐하니 만든 동안의 노고가 모두 싹 씻겨내려가는 것 같았어요 .
언니는 크기에 결코 불평하지 않았고 , 필통으로 쓰기 아깝다고 고이고이 모셔 두었다가 ,
지금은 먼 곳에 가 있는데 , 아무리 먼 곳에도 반드시 곱게 싸서 가져갈 거라고 장담하더니
그 안에 속옷을 가득 넣어 가져갔다고 저에게 자랑스레 얘기했습니다 .
기쁘고 , 보람있고 , 재미있었던 , 그러나 두 번은 못 할
타디스 제작기였습니다 . ^--^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보너스 .
1.
런던 올림픽에 등장한 인간 타디스 .
저들의 머리 위 조명이 보이시죠 ? 타디스로 분장한 환영단이에요 .
닥터 후는 영국의 국민 드라마가 맞나 보아요 .
그런데 그들이 우리나라 팀 앞에 있네요??? 아이고 부러워라 .
2.
언니에게 타디스 필통을 만들어 주었다는 걸 들은 동생 ( 다른 나라에 살아요 ),
제일 첫 마디가
나는 ?!
이었어요 .
아 ... 이걸 나보고 또 하란 말이냐 . 못해 못해 난 못해 .
그래서 ... 초미니 버전 납작한 타디스 무늬 파우치를 만들어 주었어요 .
이번에도 완성품 크기 계산을 잘못 해서 ( 나는야 초보 ) 이번엔 너무 작아졌어요 .
화장품 몇 개 넣으면 끝 .
동생은 다소 실망한 듯하였으나 동생에게는 따로 가방을 만들어 줄 거니까 패스 .
3.
오늘 찍은 사진입니다 .
서현역 앞 지엔느 건물에 있는 병원 이름이에요 . ㅋㅋㅋㅋ
저 병원 원장님은 ‘ 닥터 후 ’ 를 , 아실 것 같지 않나요 ...? 아마 아실 것 같아요 !
이제 정말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