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리빙데코

손끝이 야무진 이들의 솜씨 자랑방

팔불출 딸래미의 엄마솜씨 자랑~

| 조회수 : 7,473 | 추천수 : 225
작성일 : 2010-07-06 18:16:15
키톡엔 가끔 글을 올렸는데 리빙데코는 처음이에요.
사실 리빙데코는 눈팅도 아주 가끔~ 했기때문에 분위기 파악도 못했고..
이런 글 올려도 되는지 모르겠어요.

분위기 방해하는 글이더라도
너무 팔불출이라고 해도..
꾸짖지 말아주세요^^;
오늘...기분이...참...그렇거든요.


<저희 엄마 첫 작품이에요. 일명 윤화백님 처녀작^^
집이 좀 어두워서 일부러 밝은 색으로 그려주셨는데 지금 보시면 집이랑 안 어울린다고 떼라고 하시네요.
그치만 신랑도, 저도 정이 들어서 그런지 떼기가 싫어서 그냥 두었어요.>

"엄마"라고 하면 수없이 떠오르는 장면들과 추억들이 있어요.
그치만 그 중에서도 제가 초등학교 2학년쯤 되었을까요...
엄마가 오전에 운동을 다니셨는데, 어느 겨울날 현관문을 여니
복도에서 엄마가 하트가 딸랑이는 너무나 이쁜 은반지를 들고
"나 그대에게~~모두드리리~~"라는 노래를 부르면서 서 계셨어요.

여지껏 엄마에게 수많은 선물들을 받았지만...
최고로 기억에 남는 선물이 아니였나 싶어요..
그 반지...몇 년을 끼고 다니다가 하트가 떨어지면서 빼놓았는데 몇 년을 휴지에 싸서
제 보물상자에 넣어두었더랬어요.

지금은 없어졌지만 그리라고 해도 그릴 수 있을만큼 선명히 기억나는 반지에요.
반지가 좋았다기보다...엄마가 노래부르면서 저에게 주셨던 그 순간이 저에겐 뭐랄까...
영화의 한 순간 처럼 각인되고..그 때부터였던 것 같아요.

"나도 꼭 딸을 낳아서 엄마가 내게 해 준 것 처럼 다~해 주고 싶다"고 결심했던 순간이요.



그렇게 기억에 남게, 또는 제가 기억하지 못하지만 언제나.
엄마는 저에게 넘칠만큼의 사랑을 주셨답니다.
자라면서 내내, 그리고 결혼해서 한아이의 엄마가 되기를 두 달여 남겨놓은 지금까지 말이에요.

그런 엄마가 지난 주 제가 살고 있는 부산에 내려오셨어요.
아기 낳기 전에 집도 좀 치우고, 아기 물건들도 준비해주시러요.

근데 엄마가 내려오시던 그 날, 오전에 병원에서 CT를 찍고 오셨다네요.
건강검진 결과 좀 찝찝한 곳이 있어서 병원에서 연락이 왔다면서요..

의연하게 아무일 없을 거라고 말했고, 또 그렇게 믿었지만...
결과가 나오기 까지 걸린다는 일주일동안 엄마가 마음 편하게 지내실 수 있게
저도 아무렇지 않게 지냈지만.

막상 엄마 기차 태워보내드리고 집에 오는 길에 어찌나 마음이 안 좋던지요..
부정탈까봐 입밖에 내지도 못하고 돌아오는 내내 입 꾹 다물고 창밖만 쳐다보았어요.


<두 번째 작품은 아니지만 저희 집에 두 번째로 선물해주신 그림이에요. 저희 집이 현관문 열고 들어오면 중문이 있는데 중문열고 들어오는 곳에 머라고 하나요...보기싫은 스위치들이 달려있어서 가리라고 그려주신 그림이에요>

그렇게 마음 졸이던 일주일이 지나고 오늘 병원에서 별 이상소견이 없다는 연락을 받았어요.
어제는 저도 새벽3시에 겨우 잠들고, 깨는 순간까지 힘들게 꿈을 꾸다 깼는데 엄마 마음은 오죽할까
생각하니 아침 내내 버스에서 목이 잠기더라구요..

"괜찮겠지"라는 생각만 천번쯤 했을 즈음 문자가 오더라구요..
"엄마 괜찮다고.." 그때 수업을 듣고 있었는데 눈물이 핑 돌았어요(제가 원래 잘 안울어요..)
마음이 너무 놓이면서...

그래서 오늘...꽁꽁 숨겨놓았던 저희 엄마 솜씨 자랑하는 거에요.^^
저희 집 식구만 알기에 너무나 아까워서요. ㅎㅎㅎ(엄마한테 혼날지도 몰라요. 엄마도 82회원^^;;)


이 벽은 포인트 벽이라고 인테리어 업자분이 마음대로 만들어 놓으셔서 정말 대략 난감한 부분이에요..
무조건 심플을 주장했던 저와 신랑에게 걱정말라고 큰소리 치시더니...이렇게 테두리를 쳐 놓으셨더라구요..
테두리 안에 그림을 걸기도 참 뭐하고 해서 결혼할 때 받은 함 만 덩그라니 가져다 두고 1년을 넘게 살았는데
엄마가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아닌거 같다고 그려주신 그림이에요.

근데 센스없는 저희 부부가 그림위치를 잘 못 잡아서 작가님이 심기가 불편하시더군요. ㅋㅋ



제가 보기엔 괜찮은데 말이에요..--;;



이 곳은 아까 두번째 작품이 걸린 맞은편 벽이에요. 웨딩사진 이거 하나 달랑 걸어 놓았는데 이번에 그려주신 작품으로 인해 이 사진도 밀려났네요.



이 그림은 거실에 걸어놓은 첫 작품이 너무 동동 뜨는 것 같다고 이 그림으로 다시 걸어보라고 그려주신 건데,
거실에 그림이 저희는 마음에 들고, 이 그림을 이 벽에 거니 그림이 확 사는 것 같아서 저희 결혼사진을 내리고 자리를 잡았어요.



현관에는 역시 엄마가 선물해주신 항아리와, 낮은 나무의자, 그리고 신혼집에 빠질 수 없다는 부부팻말.



현관을 지나 중문을 열고 들어오면 양쪽에 이렇게 윤화백 갤러리가 펼쳐지게 되는거지요.



나이에 맞지않게 중후한 저희 집 거실을 만나게 됩니다.

거실의 티테이블 위엔 역시 엄마가 선물해주신...아이템..







이번에 오셔서 병원 검진결과땜에 마음 졸이시면서도 내색 하나도 안하시고, 일만 하다 가셨어요..ㅠㅠ
드레스룸...이게 after인데요...before사진을 찍어놓을 껄...후회했어요.

얼마나 지저분했는지 엄마랑 저랑 둘이 오전 9시부터 저녁 7시까지 꼬박 일하고야 끝났고,
버리는 물건들이 현관 한가득이었거든요.
리빙박스 10개 사다가 싹 정리 했더니 방이 진짜 몰라보게 정리가 되네요.
연예인들 옷 방마냥 계절상관없이 죽 늘어놓고 지내고 싶었는데 이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더라구요.
옷만 상하고..

반성 많이 했어요.
쓸데없이 물건 사들인거...그리고 정리 안하고 대충 지낸거...

괜히 마음 힘든 엄마...몸까지 힘들게 해드리고..ㅠㅠ

이제 정말 정리 잘하고 지내려구요. 그리고 제 인생의 가장 큰 선물 엄마도 더 많이 사랑하구요..

언제나 밝고 따뜻한 엄마...
오래오래 건강하게 운동도 다니시고, 그림도 그리러 다니시고,
저를 또 우리 가족을 지켜주는 사랑스런 엄마이기를.
그리고...엄마의 무한사랑..기억하고 환희에게 나도 그런 엄마가 되어줄께^^

참! 저희 엄마는 문화센터에서 취미로 그림을 배우고 계시는 거에요.
그러니 너무 전문적인 잣대를 들이대시고 "이게 뭐 솜씨냐" 이러시면 안되요 ㅠㅠ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cocoma
    '10.7.6 6:27 PM

    연예인 사는 집 같아요.. 요즘 그림에도 관심이 많이 가는데.. 그림 시작하기가 무지 망설여 지네요.. 그림 배우고 싶어요..

  • 2. 소박한 밥상
    '10.7.6 8:30 PM

    부산에도 저렇게 멋진 아파트가 있군요 !!
    작품의 격과 어울림에 상관없이 엄마의 작품이라서 가치가 있겠지요
    작품이 풍기는 분위기가 참 정갈하구나 싶었더니 추상화도 등장하고.......
    엄마에게 깊은 사랑이 있어 그림 볼때마다 너무 진지해지는 건 아닐까 하는 기우도 슬며시 ^ ^
    윤화백 갤러리 ~~
    9월이면 환희 엄마가 되는군요 !!
    집구경 즐거웠답니다 !!

  • 3. 씩씩이
    '10.7.7 12:00 AM

    환희엄마.

    엄마 솜씨도 솜씨지만.
    집이..저렇게 먼지 하나 안보이도록 깔끔하다니..

    청소 반성 좀 하고 가요. ^^;;

  • 4. 윤옥희
    '10.7.7 9:15 AM - 삭제된댓글

    부러워요~ㅋㅋ..나두 좀 넓~은대서 살고 파라..~~ㅋㅋ

  • 5. 진선미애
    '10.7.7 9:30 AM

    저번에 하단쪽 사시는걸로 기억하는데 (아님 어쩌지? ㅎㅎ)
    그쪽에 저리 넓은 평수의 아파트가 있었나??

    저희 친정엄마는 생전 딸집 아들집 안다니신답니다
    그래서 이번엔 제가 안가고 버티고 있습니다
    엄마가 한번 부산 오셔야 제가 갈거라고.........

    이쁘니님 딸도 아마 이쁘니님을 그렇게 좋은 엄마로 기억할듯 ....

  • 6. 여원
    '10.7.7 12:01 PM

    어쩜 집이 이리 깔끔할까요?
    그나저나 저는 님댁의 검정소파 눈에 쏘~옥 들어오네요..
    어디서 구매하셨는지 여쭤봅니다..

  • 7. 쪼매난이쁘니
    '10.7.7 9:37 PM

    cocoma님 - 게시판에 어울리지 않는 글이 아닌가 올려놓고도 조바심 냈는데 첫 답글 달아주셔서 감사해요^^ 집이 실제로 보는 것보다 사진빨이 좀 있는 것 같네요. 그림은 한번 도전해보세요. 저는 그쪽으로 넘 재주가 없어서 엄두도 못내지만 엄마 하시는 거 보니 좋아보이더라구요.

    소박한밥상님- 반가워요^^ 여기 아파트는 사실 별로 좋은 곳은 아닌데 들어올때 리모델링을 하고 들어왔어요. 엄마는 처녀작 이후론 추상화 위주로 그림을 그리시더라구요. 뭔가 있어보이게 ㅎㅎ
    친정집에 더 많이 있는데 담에 사진 한번 찍어와야겠어요^^

    씩씩이님- 청소는 열심히 하는 편인데, 눈에 보이는 곳만 해서 엄마 눈에는 차지 않으시나 봐요. 오실때마다 일만 하시고..ㅠㅠ 이제 환희가 나오면 어질러지겠지요. 기념삼아 제일 이뻐보일때 찍어놓았어요. 늘 이렇지 않아요^^

    윤옥희님- 얼떨결에 넓은 곳에 살게 되었지만 이 정도 평수를 직접 청소하면서 사는 건 별로 추천해드리고 싶지 않아요..ㅠㅠ

    진선미애님- !!! 하단 맞아요^^ 아 신기해~~ 저희 라인만 평수가 좀 넓대요.
    왜 딸집 아들집을 안 다니실까요? 꼭 모셔서 좋은 것 많이 대접해드리세요. 저처럼 일거리만 드리시지 말고..ㅠㅠ 그리고...안타깝게(?) 환희는 아들이래요. ^^; 그래도 사랑듬뿍 주면서 키워야죠^^

    여원님 - 검정소파는 쏨모 라는 가구 브랜드입니다. 여기에 브랜드를 밝혀도 되는지 모르겠네요. 매장이 어디어디 있는지 검색해보시면 나올꺼에요. 참고로 전 대전에서 구매했습니다.

  • 8. 단추
    '10.7.7 9:58 PM

    와... 넓은데 너무 좋아요.
    다른 곳도 보여주시면 안될까요?

  • 9. 샬롯
    '10.7.8 4:57 AM

    집이 깔끔하니 예뻐요 ..
    쪼메난 예쁘니라고 하셔서 ... 아기자기 할줄알았는데 ..심플하면서도 멋지네요
    윤화백님 작품들도 아주 좋군요 ..
    내가 좋아하는 스탈인거같아서 자세히 들여다 봅니다

  • 10. 어중간한와이푸
    '10.7.8 8:26 AM

    저도 꼬물꼬물 손으로 만지는것 좋아하는 사람이라 이방도 꼭 눈팅은 하는곳인데,
    집이 너무 멋진데요~~~ 신혼집치고 넓기도 하고...
    저도 어머님이 그려주신 새그림을 거실쪽에 두는것이 어울리겠다 싶은데요...
    반지들고 서서 그대에게 모든걸 드린다는 노래를 부르셨다던 어머님, 너무 멋진분이십니다.
    복이 많으시네요...특히 부모복..이쁘게 사세요. *^^*

  • 11. phua
    '10.7.8 2:27 PM

    이제 리빙까정 오셔서 염장질을(ㅎㅎㅎ) ???????????
    건강한 아기를 낳으실꺼에욤^^

  • 12. 기다림
    '10.7.8 3:58 PM

    너무 집이 깔끔한것 같아요..
    나두 얼른 좋은집 꾸미고싶다..

  • 13. 미즈
    '10.7.8 5:04 PM

    엄마가 넘 사랑이 많으신 어머님이시네요..
    저도 눈물이 없는편이라 여지껏 신랑앞에서도 눈물흘려본적 없을정도로..
    근데 아기 가지고 난후로는 엄마만 생각해도 맘이 쨘하고 눈물이 나는것이..

    그리구 집이 넘 이쁘세요 정갈하면서도 깔끔하고 멋스러운것이..
    예쁘고 건강한 아기 순산하세요..

  • 14. hana123
    '10.7.11 10:04 AM

    어머니의 따님에 대한 사랑이 느껴지네요. 정갈하고 이쁜 집이예요.
    다행스럼게도 어머니께서 괜찮으시다니 어머님에 대한 사랑을 앞으로도 아낌없이 아주 맘껏 드리세요. 자식입장에서는 그것도 쉽지 않더라구요. 늘 뭔가 툴툴거리고 ...

  • 15. 끈달린운동화
    '10.7.12 10:51 AM

    일단 이쁜 집에 질투나공 ㅎㅎㅎ
    애덜 둘이나 데리고 사는 울집보다 너른 집!....부럽다 못해 속이 쓰립니다용^^
    그림 전공한 나도, 변변히 걸어놓을 그림없는데....대단한 어머님이시네요.
    효도하실거죠? ㅎㅎ
    잘 보고 갑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2848 자투리천을 활용한 가방 만들기 3 얼렁뚱땅 2024.10.18 2,382 0
2847 나의 외도... 뜨개 15 wooo 2024.10.14 2,451 0
2846 풍납뜨개 도깨비 모입니다.^^ 2 Juliana7 2024.08.27 4,519 0
2845 똥손 프로젝트 11 wooo 2024.06.08 5,679 0
2844 프리스쿨 학년말 선물 2 학교종 2024.04.20 5,480 0
2843 가방만들기에서 생활형소품 만들기도 시도 4 주니엄마 2024.01.07 10,661 0
2842 겨울이 와요. 6 wooo 2023.10.17 10,534 1
2841 매칭 드레스 3 학교종 2023.10.08 10,812 1
2840 누가 더 예뻐요? 20 wooo 2023.08.11 16,507 1
2839 에코백 꾸미기 4 anne 2023.08.02 13,508 1
2838 오! 바뀐 82 기념 실크 원피스 아가씨 7 wooo 2023.07.10 16,277 1
2837 가방장식품(bag charm)이 된 니퍼의 작은 인형 10 wooo 2023.04.06 13,909 1
2836 봄과 원피스 18 wooo 2023.04.05 12,284 2
2835 지난 겨울 만든 가방들 그리고 소품 9 주니엄마 2023.03.16 12,245 2
2834 아기 가디건을 떴어요. 6 쑥송편 2023.03.14 10,070 1
2833 늦었지만 3 화안 2023.02.14 6,252 2
2832 개판이 아니라 쥐판입니다 ㅋㅋㅋ 18 소년공원 2023.01.20 12,186 2
2831 디즈니 무릎담요 - 코바늘 뜨기 12 소년공원 2023.01.11 9,196 1
2830 가방 만들기 8 얼렁뚱땅 2022.12.20 7,363 2
2829 크리스마스 리스 2 wooo 2022.12.18 5,501 2
2828 나의 인형들 11 wooo 2022.10.03 8,504 1
2827 여름 뜨개질을 하게 된 사연 16 소년공원 2022.06.20 18,327 0
2826 만들기와 그리기 14 wooo 2022.05.29 13,884 0
2825 5월의 꽃들 8 soogug 2022.04.29 14,209 1
2824 1/24 미니어처 서재 만들기 9 wooo 2022.04.17 16,620 1
2823 미운곳 가리기 2 커다란무 2022.04.12 15,661 0
2822 니퍼의 작은 인형 21 wooo 2022.02.21 16,152 1
2821 가죽 가방을 만들어 보았어요 3 그린란드 2022.01.26 18,510 1
2820 새로운시도 1- stumpwork(입체자수라고 하긴엔... 6 wooo 2022.01.18 16,150 1
2819 도마와 주방장갑 걸기 4 커다란무 2021.12.03 20,946 1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