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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데코

손끝이 야무진 이들의 솜씨 자랑방

0.3평 베란다 키친 가든 만들기... (2)

| 조회수 : 10,457 | 추천수 : 250
작성일 : 2010-06-18 19:13:48
공동주택에 사는 수많은 대한민국 서민 중의 하나인 저로서는
어떻게 하면 이 삭막한 콘크리트 건물 안에서 나만의 정원을 가져보느냐가
아주 중대한 관심사였습니다.
그러면서도 돈 안 들고 만들기 어렵지 않고 관리 어렵지 않은 그런 정원.
이쁘다고 만들기만 하면 되는 게 아니라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으로 유지하고 만들어주는 것...
그래서 많은 분들이 화단을 가지려면 돈이 들어가야 하는 줄 압니다만,
저는 정말 돈을 잘 쓰지 않고 만듭니다.

올해 이사 온 집에는 베란다가 무척 좁았는데, 베란다 유리문 밖에 노출베란다가 0.3평 있습니다.
아마도 베란다가 너무 좁으니 서비스 면적으로 줬나봅니다.
거기를 정원으로 만들 계획을 세워서 4월부터 조금씩 만들어갔습니다.
올해는 초봄에 해도 적고 기온도 낮아서 성장과 발아가 늦었는데 5월 들면서 갑자기 기온이 올라가
확확 자라기 시작했습니다.
이사 몇달 뒤... 이렇게 변했습니다.

2010년 6월 15일 현재의 저의 0.3평 베란다화단을 소개합니다.



아침 햇살의 화단.
거실 문을 열면 보이는 화단입니다.

저는 절대 환경을 무시하지않습니다.
내가 만들고 싶은 화단보다는, 그 환경에 적합한 환경을 찾는 게 우선입니다.

실내베란다로는 무척 좁은 면적이지만 노출베란다로는 그래도 쓸만합니다.
왜냐면 이 곳은 통풍에서 완벽하게 자유롭게 햇빛도 꽤 들어오니까요.
물론 겨울이 되면 영하의 날씨 때문에 월동이 안되는 작물은 다 사라지겠지요.
그래도 이 면적을 키친가든으로 사용하기로 했답니다.
물론 먹는 것만 심으면 너무 심심하니까 이쁜 꽃도 심어야하고요.



파종도 하고 모종으로 키워서 옮겨심기도 했습니다.
흙은 지마켓 같은 곳에서 사다가 채웠고요, 마사토를 많이 넣어서 물이 솩솩 빠집니다.
절대 과습이 안되어 좋습니다.
집에 있는 베란다화단은 물을 덜 줘서 말라죽을 염려가 없기 때문에 오히려
과습되기가 쉬운지라, 물이 잘 빠지도록했습니다.


저는 이쁘고 가지런한 화단보다는 좀 어수선한 분위기의 자연스런 화단을 좋아합니다.
인공적인 느낌이 나는 것은 좋아하질 않아요.
그래서 수시로 옮겨심고 뿌리고 합니다.
이제 제 화단의 특징이지요.



이쪽은 먹는 것이 많습니다.
중앙에 루꼴라를 중심으로 오른쪽(윗쪽)은 주로 볼 것이 많고
왼쪽(아랫쪽)은 먹는 것들이 많죠.
그 이유는 보시다시피 오른쪽(윗쪽)은 거실이나 부엌에서 바로 보이는 부분이라서 꽃을 많이 놓았어요.




요즘 양귀비와 패랭이가 제법 꽃들을 피우는 시기지요.
그리고 아래에 풍로초, 수레국화, 등심붓꽃이 마구 뒤엉켜 제멋대로 꽃을 피웁니다.






나스타튬(한련화) 화분은 이제사 저 정도 자랐습니다. 파종했거든요.
화원에 이미 꽃이 만발한 행잉분을 팔지만 이상하게 그건 싫더군요.
내가 직접 키운 것은 이쁜데...
올해 꽃이 지고 씨앗이 자연적으로 흙으로 떨어지면 내년에는 보다 일찍
자연적으로 싹들이 올라오겠지요.


수레국화와 패랭이입니다.

이 좋은 화단을 저처럼 뭔가 심어 키우는 화단 용도로 사용하는 주민은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밖에서 보니 대부분 잡동사니를 쌓아놓는 용도로 사용하더군요.
이 좋은 공간을!!

이 베란다도 밖에 유리문이 하나 더 달렸다면 이런 것들을 파종하기 힘들었을 겁니다.
그만큼 통풍도 안 좋고, 햇빛도 유리문을 걸러서 들어와서 양이 부족하고
그래서 벌레도 많이 발생했을 겁니다.
이런 화단은 배수가 잘되게 해서 흙이 항상 젖어있지 않도록 하는 게 좋습니다.
그러면 물을 자주 줘야해서 바쁜 것 같지만, 항상 흙이 젖어있으면 오히려 병 발생이 쉽고 벌레도 많아집니다.
다소 건조하게 관리하는 게 좋답니다.
물을 주고 잠시후 흙을 파보면 물이 솨악 빠져내려간 것을 확인할 수 있답니다


차이브와 야생화입니다


패랭이의 한 종류입니다.


요즘 양귀비의 계절이죠.


파종한 등심붓꽃입니다. 몇년째 씨앗을 받아서 해마다 꽃을 피우지요.


카모마일은 작년에 텃밭에 농사를 지어서 차를 만들었지요.
올해 올라온 것을 옮겨심었습니다.


풍로초 입니다.


수레국화입니다.


얼굴마담 양귀비..그런데 꽃만 지존일 뿐, 잎은 영...


이름 모를 야생화입니다.


천사의 눈물인지 병아리 눈물인지 하는 겁니다.


그리고 <허브류 입니다>


스위트 바질입니다.
텃밭에는 이것의 10배 넘는 바질이 자라고 있습니다.


루꼴라(로켓)입니다. 정말 잘 자라네요...


파슬리입니다.씨앗 뿌려 키웠습니다.


레몬밤입니다.


허브의 지존, 로즈마리입니다.


타임입니다.


애플민트입니다.


차이브입니다.


그리고 화단 반대쪽은 먹자판입니다. <채소류>들이지요.


대파입니다. 저는 항상 파 한단을 사면 이렇게 화분에 심어놓고 오래오래 먹습니다.
잘라먹어도 뿌리가 남아있으면 계속 새 잎이 올라오지요.


부추입니다.


로메인 양상추입니다. 쌈채소계의 지존이죠.^^
씨앗 뿌려 키웁니다.


케일입니다.


벼에요!! 근처 논에서 모내기 하고 남은 모를 버려서 주워다 키웁니다.
어케 될꼬...ㅋㅋ


20일무f입니다. 씨앗 뿌렸는데 잘 자라네요. 오예~


이것 보세요...빨간 무가 달리고 있습니다..


겨자입니다. 톡 쏘는 맛이 나죠.


뭔지 아시는 분?
참나물입니다. 흠하하하하....
제가 제일 좋아하는 나물이에요. 씨앗을 가장자리에 주욱 뿌렸더니 많이 올라오네요.


식사시간입니다. 수확을 해야겠죠?


샐러리도 싹뚝!


겨자도 싹둑!


바질도 싹둑!


양상추도 몇장...


케일도 몇장...


산지직송 쌈채소입니다. ^^


이 화단을 산책하는 것이 취미였던 고양이 꼬마는, 꽃이 핀 뒤로는 접근 안합니다.
꽃을 밟으면 안된다는 걸 아는 걸까요?
그럴 거 같진 않은데...^^ 길냥이여서 흙을 좋아하지요.


0.3평의 아주 작은 베란다 텃밭, 키친 가든입니다.

과감하게 시도해보세요.
작은 집에 맞는 나만의 화단을 만들어보는 것, 어렵지 않습니다..
전혀 화려하지도, 고급스럽지도 않지만, 지금 제게 딱 맞는, 그런 <키친 가든>입니다...

올빼미화원입니다..
매발톱(올빼미) (manwha21)

화초, 주말농장 14년차입니다. 블러그는 "올빼미화원"이고. 저서에는 '도시농부올빼미의 텃밭가이드 1.2.3권'.전자책이 있습니다. kbs 1라디오..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오도
    '10.6.18 7:39 PM

    헉..... 존경스럽습니다......
    추천 백개 드리고 싶네요.

  • 2. 먼북소리
    '10.6.18 7:43 PM

    헉..... 존경스럽습니다......
    추천 백개 드리고 싶네요. 2222222
    완전 부럽고 존경합니다.

  • 3. 수늬
    '10.6.18 8:48 PM

    저도 맘은백개~! 진짜는 하나~!

  • 4. 점프
    '10.6.18 9:23 PM

    참 이쁜사람이네요..길냥이까지 거두시고..제 기분까지 흐뭇해줘요..
    감사^^ 아! 한가지 여쭙고 싶은게..양상추심은 화분이여 난간에 어떻게
    고정하셨는지..팁좀~~적당한 베란다걸이를 찾을 수가 없네여..

  • 5. 매발톱
    '10.6.18 9:44 PM

    점프님. 제 블러그 가면 그 걸이 만드는 과정이 자세히 나와요.
    행잉분이 비싸죠. 저는 저렴하게 집에서 만들어서 쉽게 걸어버려요.^^;;;
    http://blog.naver.com/manwha21/130087275012

    조 녀석 이야기는 블러그에 8차에 걸쳐 소개했지요.ㅎㅎ 사연 많은 녀석이랍니다...

  • 6. cocoma
    '10.6.18 9:52 PM

    착한 길냥이도 이쁘고 아파트 베란다에 야생화가 저리 있다는게 넘 부럽네요.. 맛난 참나물도 있구요.. 저 같이 게으른 사람은 꿈도 못꾸는 일인것 같아요.. 매일 매일이 행복하실 것 같아요..

  • 7. 별꽃
    '10.6.18 10:29 PM

    매발톱님의 손은 요술장이 인가봐요~^^

    풀들도 꽃들도 키우는사람의 정성을 아나봅니다^^

  • 8. crisp
    '10.6.19 12:32 AM

    입이 저도 모르게 스르르르르~~쩌억 벌어져서는 안다물어지네요.

  • 9. 항아리
    '10.6.19 10:16 AM

    우리집에는 저런 베란다가 없어서 못해요 ㅋㅋㅋㅋ 부럽습니다

  • 10. 프라하
    '10.6.19 10:30 AM

    정말,,,도움이 많이 되었네요....
    용기도 생기구요,,
    꽃만 키울게 아니라 저도 내년엔 먹거리들도 키워봐야겠어요..
    신나네요,,,보기만해도...

  • 11. 예다
    '10.6.19 11:18 AM

    우와 조화처럼 이쁘네요..꽃색상도 화려하고 손이 많이 가시겠어요..존경스럽네요 ^^

  • 12. 점프
    '10.6.19 1:36 PM

    헉@@몰라뵜네여..블로그에 잠깐 다녀오긴 했는데..날 잡아서 다시 들리겠슴다^^꾸벅
    또 어딘가에 소개해 주셨을텐데..못찾아서요..벽에 지지대용(?)하얀 펜스도 직접 하신거겠죠??
    현관에 아이비를 타고올리려구요..혼자서는 시멘벽을 뚫어 못치고 하는 건
    절대로 자신이 없어..간단하고 멋스런 방법이 없을까요??
    그물망같을걸 글루건으로 고정하나..어쩌나..
    혼자서 머리에 쥐납니다ㅠ.ㅠ 도와주실거죠?
    미리 감솨~~^^;:

  • 13. phua
    '10.6.19 3:06 PM

    그냥 감탄만 합니다.. 학학학.
    저는 매발톱님의 0.3평은 그냥 기적이라고 부를랍니다.^^

  • 14. 2쁜폭스
    '10.6.19 5:52 PM

    와우,,엄청 부지런하시고 맘이 참 이쁘신 분일거 같아요^*^

  • 15. 어진시원
    '10.6.19 8:50 PM

    이렇케 부러울수가 제가원한는 생활인데요^^

  • 16. 매발톱
    '10.6.19 11:38 PM

    저기 보이는 팬스는 베란다 난간입니다.
    아직도 개발(?)할 여지가 있어서 계속 변화를 줄 생각입니다.

    별로 어렵진 않아요. 단지 게으름을 깨는 것이 힘들었을 뿐..^^
    그리고 화단을 만드는데는 식물이 잘 자라기 위한 조건을 기본적으로 갖추는 게 중요합니다.
    그 다음엔 과감하게 시도하는 것이죠.^^
    조금만 봄에 부지런 떨면 일년이 즐거우니까요.^^

  • 17. 현우엄마
    '10.6.22 11:16 AM

    너무 이쁘네요... 아... 그래도 그냥 눈으로만 봐야 해요. 이거 보고 또 자극받아서 일 저지르면 창고에 화분과 퇴비만 쌓이게 되더라고요. 집에 있는 화분 3개나 잘 키워야죠.. 흑 그래도 한번 해보고 싶네요.

  • 18. parkey20
    '10.6.22 5:31 PM

    이야.!!!!!!!!!!!!!! 넘 좋아요.. 저두 집 이사가면 이렇게 해야되겠어용..ㅋㅋㅋ
    건강 최고지요..

  • 19. 물고기
    '10.7.25 2:27 PM

    부럽기만 합니다.
    게으름으로 남의 떡만 쳐다보지 저는 뭔가 할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정말 위대하십니다.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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