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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데코

손끝이 야무진 이들의 솜씨 자랑방

0.3평 베란다 키친 가든 만들기... (1)

| 조회수 : 6,103 | 추천수 : 243
작성일 : 2010-06-18 18:01:25
저는 원래 일을 하려면 무척 꼼지락거리다가 날 새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실제로 뭔가를 하기보단 중간에 포기하는 게 많았죠.
그런데 화단을 만들면서 과감하다, 용감하다, 행동력이 있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직접 스스로 화단을 만들고 가꾸다가 어느날 갑자기 정리도 해버리고 또 바꾸고...
하는 일을 '아주 쉽게' 해치우는 것을 보셨을테니까요.
그리고 돈을 무척 안 들인다는 것을 아셨을 겁니다.
너무 부담스럽다, 너무 힘들겠다...하는 생각도 안 들었을 겁니다.
여자 혼자서 넉근히 하루면 할 수 있는 정도라는 것을 알았을 겁니다.
많은 돈을 안 들이고 직접 하다보니 부담 없이 만들 수 있고 정리할 수 있는 겁니다.

어떤 분은 전세집이어서 안된다..하는데 전혀 상관 없습니다.
화단 정리하는데는 한두시간이면 되니까요.

사실 원래는 더 복잡하고 더 돈이 들고 더 거창하게 할 일들입니다.
그러나 그런 일을 직접 쉽게 구할 수 있는 물건으로 혼자서 별 도구 없이
만들 수 있는 화단이어야한다는 게 제 신조인지라, 그것을 고수해왔습니다.

제가 화초 기르기 시작하면서 이것은 서민의 취미가 되어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려면 돈 많이 들고 부담스럽지 않은 방법으로 제가 해야, 다른 분들이 보고
용기를 내고 도전해서 내가 느끼는 것을 같이 맛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입니다.

멋진 화단을 보면 감탄이 나오고 찬사가 쏟아지지만, 그것을 '내 것'으로 할 수 없다면 아무 것도 아니지요.
그래서 저는 멋진 정원, 우아한 남의 화단보다, 작은 내 집에 달린 작은 공간을
화단으로 만드는 방법을 전해주려고 합니다.
그래서 제 화단은 뽀대나는 것은 별로 없습니다.
내 화단 자랑하려는 것이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멋진 모습만을 보여주려고 애써본 적도 없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정도면 다른 분들도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정도로
그 수준만을 유지해왔습니다.
그래서 저와 같이 한 분들은 얼마 안 있으면 다들 실력이 확확 향상되더군요.
그리고 그로 인해 변화된 것들을 전해주었습니다.


저는, 화단 가꾸기나 텃밭 농사는 서민들에게 가장 좋은 취미라고 생각합니다.
주말마다 도심을 벗어나 자연을 접하는 것이 힘들고 집 주변에서 전원생활을 맛볼 여건도 안되고
사회생활로 인한 스트레스는 심한데 이것을 그때그때 수시로 풀 방법도 수월찮은...
우리나라 수많은 도시 근로자들에게 이 취미는 그야말로 보약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접근이 의외로 쉽지 않습니다.
주저주저하다 화원에 들어서면 뭐 그리 사야할게 많은 것 같은지... 비싼지...
집안에 화단을 꾸미려고 보면 이건 한두달 생활비를 다 쓸어넣어야할 것 같고...
그래서 물러서다보니 이 취미는 고소득자의 취미 같이 여겨집니다.
예전에 알던 사람들의 화단이 그랬습니다.
가보면 화원에서 사온 화분들로 넓은 베란다를 가득 채워 멋졌는데 그 안에 들어간 비용이
거의 최고급 승용차 가격 수준이랩니다.
그거야 그 분의 경제력이니 뭐라 할 일은 전혀 아닙니다만, 서민들이 그 수많은 화분 중
하나만 구입해도 애들 한달 학원비가 왔다갔다하니 겁이나서 하겠습니까?

제가 블러그에 제 화단 이야기를 올리는 이유는 이것 때문입니다.
잡지나 블러그에 올려진 멋진 집의 화단을 보면 기가 죽습니다.
그러나 저는 남의 집 명문혈통의 강아지도 귀하지만, 우리집 잡종개도 귀하다는 것입니다.
우리집 잡종개는 내게 기쁨을 주지만 남의 집 명문 강아지는 내게 아무런 존재가 아니니까요.

그래서 내가 직접 만든 내 화단을 가지고 그 화단에서 내가 즐거움과 만족을 얻는다면
그것은 어느 집 멋들어진 화단보다 내겐 더 귀하고 소중한 것입니다.
저는 많은 서민들이 쉽고 저렴하게 자신의 화단을 만들어, 그것으로 더불어 마음도 위로받고
즐거움도 얻길 바랍니다.


그래서
<가급적 쉽게>
<최대한 저렴하게>
<각자 자신의 집 환경에 적용하기 쉽게>
만드는 방법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그래서 제 화단은 자랑할만한 것이 아닙니다.
멋진 구석은 별로 없고, 고급스럽고 화사하고 감탄이 나올만한 모습도 없습니다.
저는 그런 부분에서는 일단 마음을 접었으니까요.
클로즈업만 찍어서 이쁜 모습인척 하지도 않습니다.
전체 모습이 많이 나오는 것은, 보시는 분들이  보고 '감'을 잡으라는 의도입니다.
대부분 전체 모습은 없이 이쁜 클로즈업만 많이 보여주는데, 그럴 땐 전체 모습이 어떨지
너무 궁금하고 갑갑합니다.
그걸 알기에 다각도로, 크게 보여주려고 합니다.
의외로 화려하지도 멋지지도 않은 제 화단이 실망할 분들도 있을 것이지만
별로 상관 없습니다

"내 화단은 내게 맞는 것입니다."
내 집 환경과 내가 유지할 수 있는 여건, 내게 필요한 종류들로 갖춰져야 진짜 내 것입니다.
남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며칠전 제가 좋아하는 잡지 한권을 받았습니다.
우아하고 기품이 넘치는 내용으로 가득찬 여성지지요.
그런데 거기 나오는 아름다운 화단을 보면서 그 화단을 부러워하면서 일면,
과연 얼마나 많이 사람들이 이 화단을 소유할 수 있을까, 생각해봤습니다.
고개를 저었습니다.
그리고 그 화단들은 직접 만든 것들이 아니었습니다.
다 전문업체가 시공한 것들이었죠.

한 잡지사에서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저는 반드시 사전에 통화를 해보고 컨셉이 뭐며 어떤 사람들을 타겟으로 하느냐
꼭 물어봅니다.
상류층을 대상으로 한다는 그 기자분이 이야기 중에 이런 말을 하더군요.
"텃밭이나 원예도 결국 상류층이 트렌드 아닌가요?
그런 사람들이 교외에 주택에서 마당 한 켠에 텃밭 만들어서 가꾸는 모습을 보여주면
사람들이  '아, 저런 사람들이 하는구나'하고 따라하는 거죠.
상류층이 그런 걸 할 때 사람들이 동경해서 따라하는게 바로 트렌드죠."

글쎄요.
저는 그 기자분의 생각에 동의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트렌드는 그런 것이 아니고, 유명한 누가 이걸 한다, 상류층의
요즘 새로운 취미생활이다,해서 하는 사람들을 보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혹여 있어도 그런 생각으로 하는 사람과 내 생각은 다른 점이 많지요.
그래서 결국 그 인터뷰는 성사되지 않았습니다.
잡지에 실리기 위해 적당히 맞춰주고 적당히 치장하는 것은 못하겠더군요.
상류층이 한다고해서 그 모습이 멋져 보인다고해서 동경으로 따라할 수는 있지만
그렇게 해서 과연 텃밭에서 얻을 수 있는 진정한 맛을 찾아낼 수 있을까
신뢰가 가지 않았습니다.
텃밭을 하면서 '아, 상류층도 이걸 한대.'하고 생각하면서 으쓱대는 분들, 계십니까?
제가 알리고 싶고 전하고 싶은 원예나 텃밭농사는 결국, 많은 이들이 살아가는데
조금의 힘이 되고 즐거움이 되고 위로가 되어주는 그런 것이지
폼나 보이고 멋져보인다고 우르르 따라하는 그런 것은 아닙니다.
트렌드대로 하려면 절대로 우중충하게 흙 사고 씨앗사서 직접 하면 안되지요.
화원에 가면 얼마나 앙징맞고 아름답게 만들어놓은 완성품이 많은데요.
화단도 목돈 좀 들이면 전문가들이 와서 하룻사이에 멋지고 폼나게 정원을 만들어줍니다
잡지 속으로 들어간 것 같은 화단으로요.




저는 화단을 보는 즐거움 뿐 아니라, 그것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의 성취감과
자기개발을 같이 얻으시라는 것입니다.
사실, 보는 즐거움은 50%도 안됩니다.
만드는 즐거움, 돌보는 즐거움이 압도적으로 크지요.
그것은 내게 많은 것을 주고 알려주지만 보는 즐거움은 훨씬 적은 것을 줍니다.
그리고 내가 만들고 키웠으니 보는 즐거움도 큰 것이지, 누군가가 만들어주고
키운 것을 옮겨만 놨다면 별로 그 즐거움도 크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저는 생각이 많은 반면 행동력이 무척 떨어지는 사람이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하니 많은 분들이 말도 안된다고 펄쩍 뛰는데요, 저 자신은 그렇게 느낍니다.
아마도 보통 사람들이 50정도 생각하고 30정도 활동하면 아주 우수하다 여길텐데
저는 제 생각에 생각을 200 이상으로 하고 행동을 30정도 하기 때문에
너무 행동을 안한다고 느끼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행동을 하면서 정말 성격도 많이 달라지는 걸 느낍니다.
일이 두렵지 않습니다.

화단 한번 만들어보세요.
화단 만드는데만 간이 붓는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많은 것에서 간이 붓습니다.

화초를 가꾸다보니 식물의 원리를 알겠는데, 이것을 바탕으로 머리를 쓰면
충분히 돈 많이 안들이고도 우리 집에 작은 나만의 화단을 만들 수 있습니다.
오늘 제가 알려드리는 원리를 확실히 숙지하시면, 이것을 기초로 해서
여러 분은 더 멋진 화단을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저는 원리를 가르쳐주고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론을 알려드리는 것이지요.
다양한 적용은 직접 하시면 됩니다.

제가 만든 베란다 화단의 형태는 여러 방식입니다.
우선은 그 집의 환경에 맞아야합니다.
많은 분들이 자신의 집의 환경을 무시하고 어떤 것이 좋다면 그냥 따라하는데
그렇게 하면 절대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가 없습니다.



이번에 이사 온 집은 베란다가 무척 작습니다.
저 정도 뿐이면 완전 좌절인데.. 저 밖에 베란다가 작지만 하나 더 있습니다.
칫수를 재보며 과연 여기에 어떤 화단을 만들 수 있을지 몇달을 구상했습니다.



이렇게 바깥에 노출베란다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곳은 월동이 안되는 식물은 재배하기 힘들겠지요.
여기에 무엇을 기를까 여러가지를 후보에 올렸습니다.
결국 '직파 위주, 식용작물 위주'로 결정했습니다.
올해는 그렇게 하는데 내년은 또 어찌될지 모르지요.

봄까지 관찰해보니 우리집은 햇빛이 잘 들고, 약간 동쪽으로 틀어진 남향이라
오전햇빛+낮 햇빛이 좋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고층이라 통풍도 좋고요,..

아직 추울 때 이 화단에 하우스를 만들었습니다.
밭에 심을 것들과 나중에 이 화단에 심을 모종들을 키우기 위해서죠.


원래 깔린 나무조각과 인공토양을 파서 밑바닥을 확인해보니,


다행히도 배수판이 깔려있더군요


인공토에 물을 부어 진정시키고 흙을 더 담아 화단을 만들었습니다.
인공토만으로는 여기에서 화초와 작물을 재배하기엔 부족해서죠.  


마사토도 많이 들어갔지요...


그리고 4월엔 여기에  하우스를 만들어서 그 안에서 많은 모종을 키워냈습니다.
올해는 날씨가 이상 저온이 계속되어 농사 시작이 늦었습니다.
그래서 모종을 하우스에서 키웠다가 날이 풀리자마자 옮겨심었습니다.
여기에 화단에서 키울 것들도 같이 모종을 키웠어요.
이 하우스 온도가 무려 40도까지 올라간답니다... 놀랍죠...


저 하우스를 세운 바람에 툭하면 저기 나가 산책을 하던 꼬마 녀석은 불만스러워했죠...
그리고 마침내 하우스를 철거하고!
모종들은 일부는 밭으로 가고,


마침내 제 구실을 하게 된 노출화단입니다. 한 50% 완성입니다.
파종한 것들이 아직 제대로 올라오지 않았습니다.
이 안에 굉장히 많은 것들이 살고 있답니다.
그리고 한달 후... 이 화단은 놀랍게 변했습니다.
그 모습은 다음 장에 보여드릴께요.


올빼미화원
매발톱(올빼미) (manwha21)

화초, 주말농장 14년차입니다. 블러그는 "올빼미화원"이고. 저서에는 '도시농부올빼미의 텃밭가이드 1.2.3권'.전자책이 있습니다. kbs 1라디오..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프라하
    '10.6.19 10:28 AM

    오오.....정~말 공감이 팍팍 오는 글입니다...
    유심히 다음 장으로 넘어 갑니다...기대만발...

  • 2. 옥당지
    '10.6.23 2:15 AM

    사진보다...그 사진 속의 탐나고 부러운 식물들보다 더 빛나는 글이네요.
    추천...가능하다면 한 100번쯤 저 혼자 누르고 가고 싶어요~~~^^

    참! 그리고 이제야 매발톱님 책 주문해서 기다리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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