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도 헌옷 잘 사고
책도 되도록 헌책 찾고
가방은 젊었을 때부터 좋아했습니다. (가방은 헌 가방 안사고^^)
이태원에 지금도 있으려나?
이태리 브랜드 없는 가방을 가져와 10년 전 약 10만원 전후로
가방 보는 눈이 그 가게 쥔장 보통이 아니였습니다.
늘 붐볐어요.
마지막 하나 남은 그 집 가방 어버이날 술 취해서
올케한데 줬습니다. 아까운 게 아니고 당최 올케스타일이 아닌 거라
난감했을 겁니다. ㅎ
헌책 사러 갔다가 깡통시장 구제품 구경하러 갔습니다.
전봇대에 이 가방이 걸려 있었습니다.
전 이런 빈티지, 꺼주리한 거 좋아합니다.
전봇대 옆 길커피 아주머니께 이 가방 어디서 파는 거냐고?
앞집에 고수 장사포스가 보이는 쥔장아주머니가 "어머머 어찌 이걸 봤냐고,
가방 좀 아는 분이군(늘 하는 말이려니)"
4만 5천원 달랍니다. 만달리나인지 뭐 브랜드가 유명하다고
옆 손님 아가씨한데 그렇죠하고 추임새도 넣고
3만원에 달라고 하니 절대 그럴 수 없다고.
조용히 나왔습니다. 메고 있는 낡은 키플링 백팩이 슬 미끄러집니다.
10분을 돌고 다시 갔습니다.
근데 이것도 눈에 들어옵니다. ㅎ
미쳐요 미쳐
그 아주머니는 모르면 이태리꺼라고 합니다. ㅎㅎ
이 가방은 멕시코 수제 부츠만드는 FRANCO CUADRA 오래된 가방입니다.
이 회사가 1991년에 만들어졌으니 초기 제품이겄죠.
국내에 수입된 적도 없고 이 가방이 어디서 와 제 손에 들어왔는지
궁금한데 알 길이 없습니다.
그저 세컨핸즈라 생각하면 편합니다.
두 개 얼마에 샀을까요?
.
.
.
.
.
8만원 입니다.
진짜 오랫만에 먹는 거 빼고 날 위해 거금 썼습니다.
오래 전 잠시 연애한 남자가 저더러 "가방에 자빠지는 건 나하고 같네"
그 남자도 이상할만치 가방에만 쓰더군요.
가방만 통하는 바람에 일찍 끝났습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