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양도 3
길은 비양도에서 저 혼자 걸어온다.
세월도 밀려왔다 이문이 없었는지
덩그렁 집게의 헌집 지고 가는 길이 있다.
지구의 하루가 24시간이라면
그보다 40분 길다는 지금은 화성의 시간
사십분, 섬을 돌아도 제 자리인 내 그리움.
화성에 물이 있다면 펄랑못 같을 게다.
화산섬 밀썰물 따라 숨을 쉬는 바다연못.
그 안에 술일(戌日)을 찾는 할망당도 놓인다.
사족이리, 섬에 와 무릎 꿇는 하늘도
가을날 신목에 올린 지전도 사족이리
딱 한 번 고백하려고 왔다간다, 바다의 혀.
오승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