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소식을 올리게 되네요.
어쩌면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실 검은 개는 12월 중순이후 한번도 제게 오지 않았어요. 저 녀석 주려고 돼지뼈와 닭고기 등등 사 놓고 기다리는데 더이상 오지 않네요.
마른 개들 살찌는 법을 찾아보고, 식빵에 간 소고기를 싸서 주니 너무 잘 먹기에 더 사다 놓았는데 말이죠. 이 녀석이 어떻게 됐는지 알 방법이 없네요. 길 고양이를 돌보는 할머니 말에 의하면, 아마도 이 개는 어느 할아버지가 키우던 개 같단 생각도 들거든요. 제가 있는곳에서 약 1km 떨어진 곳인데 할아버지가 갑자기 쓰러지시고 개만 남아서 이웃들이 먹이를 주고 그랬다네요.
저도 기억나는게 1년 전 쯤 저 거리를 지나는데 젖이 축 처진 마른 검은 개가 우왕좌왕하기에 저 때도 제가 내려서 고양이 캔이라도 주려고 하니까 차들이 많은데 길을 막 뛰어 건너갔던 생각이 나요. 아마도 저 때 본 개가 이 녀석 아닌가 생각도 들구요. 저 당시에도 젖이 많이 늘어져있어서 새끼 낳은 길잃은 어미인가 보다 생각을 했었거든요.
이곳이 이상기후라 이번 겨울이 너무 춥고 또 눈도 많이 왔는데, 저 녀석이 먹이를 얻어먹으러 오는 내 내 정말 추웠어요. 저도 밖에서 떨면서 먹이를 주곤 했는데, 제가 준 것들이 모두 차가운 생고기어서 다음에 오면 따듯한 국물을 주려고 치킨을 삶아놨는데 이 녀석과의 인연은 여기까지인가봐요.
제가 데리고 있던 이웃집 고양이는 작년 12월 23일 지니가 친정집을 방문하면서, 여동생에게 데려다 줬어요. 그곳에 12살 된 숫놈 고양이가 있는데 둘이 너무 잘 논다고 하네요.
아래는 보내온 사진이예요.
마루는 이 녀석과 너무 잘 놀았는데 가고나니 그렇게 찾지 않아 다행이죠. 늘 그렇듯 떠나가는 고양이들은 분명 더 좋은곳에 가는데도 불구하고 허전하고 섭섭한 건 여전하네요.
아래는 마루와 따듯한 겨울 어느날 청소하기도 전에 둘이 장난치다 피곤한지 잠든 모습인데요..마루녀석이 나비같지 않고 화장실을 사용하고 나올 때 너무 요란하게 뛰어나오거든요..그래서 모래가 여기저기 막 튑니다. 아침에 치우고 저녁만 되면 저렇게 변해있어요..요즘 그래서 좀 다르게 배치해 놓으니 모래가 거의 딸려나오지 않아요.
아침에 마루가 이 녀석 그루밍을 해주고 있어요. 마루는 성격이 참 좋아보여요. 어떤 처음 보는 고양이에게 하악대질 않죠. 창문을 내다보고 다른 길냥이들이 밥 먹고 있으면 막 유리를 두 발로 긁어요..어쩌면 제가 마루야..또 밖에 고양이가 왔구나..하면서 창문에 가 주니까 계속 더 그런 행동을 하는지도 모르겠구요.
새끼고양이와 마루는 몸을 대고 같이 있는 경우가 많았고, 그렇지 않으면 서로 가깝게 있었죠.
나비와도 나중엔 친하게 잘 지냈어요..보미만 이 새끼고양이에게 하악대고 때려주려고 하고 그랬죠. 나비도 그렇지만 보미는 유독 새끼고양이들을 싫어하는 듯 해요. 밖에 다 큰 길냥이들 몇 몇과는 아주 잘 지내거든요.
이 녀석이 떠나니 일거리는 훨씬 줄어들었죠..작은 녀석이 어떻게나 저를 쫒아다니면서 장난을 치는지 발에 차이는 경우도 많았거든요. 이 녀석은 떠나기 전 까지도 귀가 말썽이었죠. 밖에서 살면서 치료를 초기에 받지 못해 벌레 배설물이 고막속 아주 깊숙히있어서 몇 번 병원에가서 제거 했는데도 더 남아있어서 새 주인에게 가서도 치료를 받아야 했어요,
이 날은 밖에 까미가 먹이를 먹으러 왔네요. 밖에 살 때 이 새끼고양이가 피오나 처럼 까미를 잘 따랐어요. 까미도 다 큰 길냥이와는 사이가 좋은편이 아닌데 유독 어린 새끼고양이에겐 참 부드럽죠.
그리고, 아래 노란고양이는 류키미아 걸린 노란고양이와 같은 배에서 나온 거 같은데, 류키미아 고양이를 이곳에서 주인찾아주고 난 후 어느날 갑자기 나타나더니 또 제게 와서 떠나질 않았어요. 중성화 되지 않은 숫놈인데 다른 길고양이들과 너무 심하게 싸우고 옆집 지니네 고양이와도 마주치면 어떻게 기싸움을 벌이는지 우는 소리가 대단했죠.
이 녀석도 처음 보자마자 집 고양이처럼 제게 몸을 부비고 만질 수 있기에 때를 봐서 이웃 보호소에 데려다 줄 생각을 했어요.
검은 개 먹이 줄 무렵에도 있었는데, 오히려 저 덩치큰 검은 개가 이 노란고양이를 피했어요. 검은 개 먹이를 주려고 하면 어떻게나 옆에와서 방해를 하는지 이 놈 먼저 주고나서 개에게 먹이를 줘야 했었죠.
그러다, 저 이웃집 새끼고양이를 지니에게 보내던 날, 이웃 도시 동물보호소에 데려다 줬어요.
귀는 싸움으로 많이 찢어져 있었지만, 아주 건강하다면서 곧 입양될 수 있을거라고 했는데, 돌아와 일주일 후 전화를 걸어보니 좋은 주인을 만났다고 하네요.
크리스 마스 즈음엔 동물들 입양이 아주 잘 이루어 진다고 하던데 그래서인지 제가 세 번 갔던 중 동물 보호소에 고양이들이 가장 적었죠.
그런데 무슨 생각이 드냐면, 제게 오는 고양이들이 다 길냥이 인가라는 의문이 들어요.
어쩌면, 이 녀석이 주인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하는데.. 아닐 확률이 더 크지만요. 주인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이유가 아주 몸이 큰 숫놈인데도 불구하고 중성화가 안됐고 목걸이도 없고 또 귀가 좀 많이 찢어져 있다는 건데요. 제 생각으론 보통 주인이 있고 주인이 정말 자기 고양이를 생각한다면 중성화 수술을 해 줬어야 하고 또 목걸이를 채워줬어야 하거든요..저렇게 밖으로 돌아다니는 고양이라면..
보통 저에게 오는 길냥이들은 한 달정도는 두고 보고 또 목걸이를 채워줘 보거든요. 만일 주인이 있다면 이게 웬 목걸인가 싶어서 보고 제게 전화를 할테니까요.. 까미는 제게 오는지 일년이 넘었고, 목걸이를 오랜기간 채워줬는데도 아무 연락이 없어서 길냥이라고 확신을 하거든요. 게다가 중성화도 안됐었고 FIV에도 걸렸으니까요.
저녀석은 제게 나타난지 한 달이 채 안됐는데도 보호소에 일찍 데려다 줬어요..제 문앞에서 떠나질 않고 또 보는 고양이마다 무섭게 싸워서죠. 아직 다가오지 않고 먹이만 먹고가는 길냥이도 있어서, 그 길냥이가 병이 있다면 싸우면서 또 옮을 수 있으니 한 놈이라도 제대로 된 주인을 찾아주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죠.
데려다 주고 돌아오는 이 날 길 옆 나무를 얼음이 얇게 감싸 마치 봄에 벗꽃이 핀듯 장관이었어요.
그리고, 얼마전 아틀란타에 작년 2월에 간 키사..는 모든 치료를 다 해봤지만 건강이 너무 안 좋아져서 몇주전 안락사를 할 수 밖에 없었다고 연락이 왔어요. 이 곳을 떠날때도 많이 안 좋은 상태였고, 치료를 하루라도 건너띄면 바로 류키미아 증세가 나타날 만큼 좋지않았는데. 그래도 일년간 넘치는 사랑을 받고 떠났다고 생각하니 다행이예요.
7월에 데려다 준 피오나는 새로 들어온 다른 류키미아 고양이와 아주 잘 지낸다고 합니다.
아래는 나비, 마루 그리고 보미예요.
고양이들이 귀리를 좋아하는데 보미는 밖으로 다니면서 이런저런 풀을 먹는거 같지만, 나비와 마루는 그러질 못해서 간혹 키워서 줘야 하는데, 마루 이녀석이 어찌나 극성인지 귀리를 키우질 못해요. 아무리 높은 곳이라도 이 녀석 닿지 못하는 곳이 없으니 말이죠. 나비는 하지 말라고 하면 말을 듣지만, 마루는 듣는 듯 해도 호기심을 일으키는 대상이 있으면 제 야단도 소용이 없죠. 그러던 중 다른 도시에 갔다가 고양이용 귀리를 키워서 팔기에 사왔더니 마루와 나비가 너무 좋아합니다.
아래는 조금 시들었을 때네요.
사진이 더 이상 안 올라가서 보미는 나중에 올려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