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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긴털 검은 길냥이 까미

| 조회수 : 1,772 | 추천수 : 1
작성일 : 2013-05-22 11:21:40
며칠 전 부터 사진을 올려보려고 하는데 계속 안되더니 오늘 되네요.
 
작년 11월 어느 날 눈에 띄이더니 계속 밥 먹으러오는 검은색 긴 털 길냥이가 있습니다. 눈은 짙은 초록색이구요. 정말 귀엽게 생겼죠. 지금 제가 잠시 돌보고 있는 피오나를 어미 길냥이가 문앞에 떨어뜨려 놓고 갔을 때, 약 두 달 된 피오나는 이 검은 길냥이를 의지하고 잘 따라 다녔어요.
 
친구 에이미는 이 녀석 사진을 보더니 캡틴이라는 이름이 떠오른다고 했는데, 전 그냥 까미라고 불러요. 그런데 이 녀석이 털이 워낙 엉켜있고 길어서 중성화가 되어있는지 아닌지 알 수 가 없었거든요. 얼마 전 절 갑자기 물어서 urgent care까지 갔었는데요..늘 만져도 괜찮았고 오히려 발라당 누워서 만져달라고 하던 놈이었는데, 저 날은 다른 길냥이가 다가와서 예민해졌다고 생각했죠. 귀도 청소해주고 벼룩방지 약도 매달 발라주고 그랬는데 심하게 물려서 아프기도 했지만 고양이에게 처음 물려봐서 너무 놀랐습니다. 문 놈도 물어 놓고 놀라고 저도 놀라고..
 
지난 토요일 밤 9시쯤 밖에 앉아있기에, 밥 먹으러 왔냐고 하면서 쳐다보는데 어째 오른쪽 눈이 좀 이상해 보였어요. 자세히 보니 눈에 눈물이 줄 줄 흐르고 뜨지를 못해요. 간신히 뜨는데 보니 크게 다친 것 같아서 심장이 막 뛰는거예요. 동물이 다친 걸 본적이 없어서 더 겁이났죠. 요 며칠 습도가 너무 높고 날씨도 더워서 하룻밤만 지나고 나도 크게 곪거나 그럴거 같아서..수의사에게 급하게 병원으로 와 달라고 했어요.
 

잡기 어려울 줄 알았는데 의외로 쉽게 케이지 안에 가둘 수 있었어요.  처음에만 크게 울고, 차를 많이 타 본 고양이 같이 시간이 조금 지나니 울지를 않아요. 제가 데리고 있는 마루는 탈때부터 내릴때 까지 서럽게 쉬지않고 울거든요.
 
병원에 도착하니 패닉상태가 돼서 의사가 큰 잠자리채 같은 걸로 잡아야 했어요. 눈을 보니 처음 볼 땐 맑은 눈물만 흘렸는데 병원에 도착하니 그 새 눈가에서 고름이 나오는거예요. 너무 사납게 굴어 눈이 다친건지는 자세히 알수없었고 저 날은 진정제와 항생제만 맞았어요. 전 까미를 어쨌든 아무 병이 없다면 새 주인을 찾아주고 싶었던 계획이라, 의사에게 피 검사를 부탁하고 돌아왔죠.
병원에 막 도착했을 때 모습이예요.

아래는 치료후 이틀 후 모습이예요. 의사말이 눈동자를 다친건 아니고 바로 눈위가 찢어져 심하게 부어올랐다고 하네요.
이틀 사이에 정말 많이 좋아졌어요. 귀엽게 생기지 않았나요.

이때가 마취에서 깨어났을 땐데 절 보고 반갑다고 냥냥거리면서 만져달라고 머리를 막 들이대네요.

털이 긴데 길냥이 생활을 하느라 가슴쪽은 특히 털이 엉겨붙었었거든요. 도저히 빗질을 해 줄수없는 상태였는데 중성화 수술하면서 심하게 엉킨부분은 고맙게도 다 다듬어 줬어요.
어제 피검사를 했는데 이 녀석도 FIV 양성이예요..보호소로는 보낼 수 가 없구요..무조건 안락사라서요.. 그런데 이 녀석이 아픈데가 지금 한 군데도 없어요. 앞니가 조금 부실한 것 빼구요..의사말이 이건 어려서 영양상태가 좋지 않아서 그런 걸지 모른다고 했구요.  누가 입양 해 간다는 건 사실 거의 불가능이라, 일단 다시 동네에 풀어 놔 줄 수 밖에 없어서 중성화 수술을 했어요.
FIV에 걸린 고양이들은 류키미아에 걸린 고양이보다 통계상 더 오래 산다고 해요. 건강하지만 FIV 양성일 경우 집 안에서 살면 10년 넘게 사는 건 흔하다고 합니다. 중성화가 안 된 상태라 다른 숫놈 고양이와 싸우다 전염이 된 듯 싶어요.
걱정거리가 또 하나 늘었습니다..
아래는 오늘 들려서 찍은 사진이예요. 불안해 할까봐 하루 한번 가서 아는 척 해주고 오거든요. 아직 의사밖에는 이 녀석을 못만진다고 하네요.
 
오늘보니 눈이 더 많이 좋아졌어요. 다행이예요. 날씨도 덥고 해서 상처가 덧날까봐 완전히 나을 때 까지 병원에 두기로 했어요.
 
.

 

이 녀석을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하다, 제가 매달 조금씩 돈을 보내고 있는 alley cat allies라는 곳이 있는데, 길고양이를 보호하고 도와주는 조직이거든요.. 그곳에 이멜을 일단 보내봤어요.  FIV에 걸린 고양이가 평생 살 수 있는 장소를 좀 추천해 달라구요. 몇 군 데 있는 걸로 아는데 어디가 적절할지 그곳 사람들이 더 잘 알 듯 싶어서요.
이렇게 예쁘고 귀여운 고양이가 어쩌다 길냥이가 되고 병을 얻었을까요.

작년 5월 20일은 보미가 새끼 일곱마리를 낳은 날이죠.
새끼들 생일에 맞춰 선물을 보낸다고 하곤 이일 저일로 바쁜 바람에 그러질 못했어요.  이 녀석들이야 생일인지 뭔지 알리도 없건만 제 인생에 잊혀질 수 없는 사건이기도 하고, 지금도 마치 품을 떠나보낸 자식과 같은 느낌이 들어서요.
이 번주 내로 깃털장난감 하나씩 보내줘야겠어요.
아래는 이제 막 한 살 된 마루예요. 아직도 장난이 말도 못해요. 나비를 보건대 세살이 되어도 장난이 심할 거 같아요. 고양이마다 좀 다르겠지만요.

...... 
다친지 오늘로 4일인데요. 많이 나아졌습니다.

오늘 보니 눈을 저만큼 뜰 수 가 있더라구요. 개들이 주변에 많아서 심기가 불편해 보여요.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리본
    '13.5.22 12:00 PM

    벌써 일년.
    아기들 생일 축하합니다.
    Gevalia 님도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 2. 까만봄
    '13.5.22 12:13 PM

    아 ~~~까미...
    엄청 미남에다 귀엽기까지,
    한국이라면 냉큼 업어오고 싶습니다.
    오늘도 gevalia님 감사합니다.
    냥이계의 대모...냥이계으 수호천사님....

  • 3. 월요일 아침에
    '13.5.22 1:19 PM

    까만 털에 초록색 눈동자가 신비로워요.

  • 4. 체리와자몽이
    '13.5.23 9:36 AM

    항상 님 글 볼때마다 감사한 마음과 대단하시단 생각이 드네요.
    항상 고양이들과 함께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 5. 보리야
    '13.5.23 10:47 AM

    까미 아주 신비스럽고 귀티나게 생겼네요.
    얼른 까미 눈 말끔히 낫기를 바랍니다.
    대단한 일 하시는 gevalia님 존경스럽습니다.

  • 6. gevalia
    '13.5.23 12:26 PM

    그냥 제가 좋아서 하는 일에 과분한 칭찬을 들으니 정말 쑥스럽네요. 감사합니다.

    오늘 본 까미는 눈 상처가 더 좋아진 듯 싶어요. 사진 한장 추가 해 올려요.
    오늘 동물병원에 강아지들이 훈련받으러 많이 있어서 인지 까미가 조금 예민해 있네요. 처음엔 저를 몰라보고 하악하더니 목소리 듣고 곧 골골거립니다.

    데리고 있는 피오나 어미도 길냥이인데 자주는 아니더라도 밥을 먹으러 오거든요. 조금 전 나가보니 와 있길래 캔을 하나 줬어요. 근데 이녀석이 또 새끼를 가진 듯 해요. 이 놈은 사람을 좀 경계해서, 작녕 4월 보미 밥 줄때 부터 눈에 띄었는데 아무도 없어야 밥을 먹고 인기척엔 재빨리 도망가죠.

    그래도 이제 많이 나아져서 반경 3m 까지는 허용을 하는데 더 가까워 지지는 않네요. 시간이 더 있으면 달라지려나요. 그러니, 가까이 와야 먹이로 유인하던지 해서 케이지에 넣는데 그럴 수 없어서 중성화를 못시켜주고 있어요. 숫놈도 중성화가 필요하지만 암놈을 우선 시켜야 하는데 말이죠.

    그리고, 보미의 남편이자 새끼들 아빠인 까만고양이 레오는 안 보인지 6개월 정도 돼서, 사실 이 녀석에게 큰 일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이 되구요..참 안타깝죠..검은 고양이만 보면 제가 레오인가 고개가 돌아갑니다..
    레오와 보기만 하면 싸우던 점박이 숫놈이 있었는데 전 이놈이 길냥이 인 줄 알고있었거든요. 밥도 가끔 먹으러 오고 하길래요.

    그런데 어제 이 놈이 목걸이를 하고 나타났어요. 주인이 있었던거죠. 그런데 주인이 중성화를 안 시켜서 그렇게 숫놈들끼리 보기만 하면 싸웠나봐요.

  • 7. dain
    '13.8.2 1:29 PM

    님 글쓰신거 다시 보고 있어요
    요즘 어떻게 지내시는지 냥이들 잘 있는지 무지 궁금하답니다.
    소식 전해 주세요,
    그곳 날씨는 모르지만 건강하시고 잘 지내시기를 바랍니다.

  • 8. cloudsway
    '13.12.10 6:14 PM

    하나하나 gevalia님이 남기신 글과 사진 보고 있어요 마음이 땃땃해지다가도...뭉클해지기도 하고
    그렇네요 자주자주 남겨주세요! 천사같은 냥이들과의 삶이라니..
    그리고 이렇게 따뜻한 마음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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