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그 글이라 반말임을 용서하세요..
근데 블러그에서 그냥 긁어 가지고 온건데 괜찮은가요?
글이 보이나요?
보리는 많이 컸다.
아. 그러고보니 작년 2월 이후로는 글을 안올렸네.
너무 바빴어. 라기 보다는 너무 아팠어.
여기저기 아픈데가 너무 많아서
침대에 늘러붙는줄 알았었지..ㅠㅠ
그덕에 보리는 너무 신이 났지.
고양이는 주인이 자면 너무 좋아하더라고.
왠지는 모르겠어.
하루종일 혼자 자는데
내가 침대 근처로만 가면 아주 반가워하면서 다가오거든.
그리고 내 옆구리나 내 가랑이 사이에
자리를 잡고 앉아..
고양이도 잠이 많고
나도 잠을 많이 잤던 겨울..
봄이 되어도 마찬가지여서
5월이 되기전엔 거의 식물인간처럼 보냈던거 같아.
이건 2월의 어느날..
전단지를 펼쳤더니 속에 쏘옥 들어간 보리야.
고양이는 박스 봉투..그리고 전단지의 삼각형 속을 좋아하지..
그리고 이렇게 엄마를 깨무는것도 좋아해.
누가 그러더라고..
고양이는 깨무는게 친근감의 표시고 놀자는 뜻이래.
그래서 나도 가끔 이녀석과 놀때
이녀석의 꼬리나 어깨나 머리통을 깨물어주곤 해..
입에 털이 붙고 별로 좋은 기분은 아닌데..
나도 역시 너랑 놀고 있어. 라는 뜻으로..
별로 좋은 생각은 아닌거 같아. 근데..
쓰고 보니 되게 바보같으다..ㅎㅎ
아빠가 무언가를 고치는걸
바라보는 보리야..
이렇게 누군가 뭘하고 있으면
들여다보고 있어.
마치. 내가 옆에 있어줄게. 라든지
아 내가 좀 봐야겠는걸.
내손이 가야겠어. 이런 느낌이지.
더욱 열심히 고치고 있는 아빠야.
이불속에서 뒹굴뒹굴 하고 있어.
저 이불은 보리랑 엄마의 이불이지.
보리가 쪽쪽 빨기도 하고
또 엄마가 낮잠잘때 덮는데
이불 빨래는 물로만 빨아.
보리가 빠는데 안좋을까봐...
어느날인지 아침에
보리는 엄마가 일이 없을까봐
일을 만들어주었어.
배려깊지. 우리 보리..
아껴둔 클레버메이트 모래를 손수 다 뜯어서
베란다 가득 뿌려놓고 거기에 응가도 해놓고
쉬야도 해놨어.
보니까 화장실 두개가
모두 더럽더라고..
생각해보니 보리는 자기가 직접 화장실을 만들어 써야겠다고 생각한거 같아.
이렇게 영특한 고양이가 또 있을까..
새벽여섯시부터 일곱시까지 엄마가 모래를 치우고 여러가지 정돈을 할때도
보리는 창틀에 직접 앞발을 넣어 모래를 꺼내주기도 하고
여러모로 도와주었어.
그리고 깨끗해진 베란다에서
조금 겸손해보이는 보리를 봐봐..
저런 고양이가 또 있을까.
누나들 둘은 쳐다도 안보고
흥. 하는 표정으로 베란다 밖에 앉아있었을 뿐인데 말야.
우리 보리는 늘 자..
지금은 보리가 거의 만세를 하면서 기절해서 자는 모습..
아 눈 조금 뜬거 같으네?
쭉쭉이 하는 모습이야.
아주 뾱뾱 하고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이불을 빨고 있어.
엄마 젖빠는것처럼 손을 쥐었다 폈다 하면서
저렇게 조금 하다 잠이 들곤 해...
엄마가 누워있을때 엄마의 옆에서 잠이 드는 모습이야.
머리의 저부분을 문대문대 해주면 잠을 잘 자..
아침부터 19금이네.
보리는 아기인거 같아도
종종 크림누나를 덥치곤해..
하지만 크림이 하악질을 하고
주먹질을 해서 쫒아내곤해.
하지만 가끔 보리와 크림이 냉장고 구석에서 만날땐
보리가 으름짱을 놓고 크림이 그 구석에서
보리 앞발로 몇대 맞고..
정말 기가 막혀서 말도 안나온다는 표정으로
입만 꿈뻑꿈뻑 하고는해..
너무 안됐어. 우리 크림.
하지만 보리는 크림은 누나인줄 아는데
커피는 형인줄 알아.
비극이지.
둘다 중성화가 되어있는데
고양이조차도 하얀애가 좋은가봐..
최선을 다해서 놀아주는 엄마야..
손등 보면 이미 몇군데 난이 쳐져있지..
죽죽 그어놨다는뜻이야..
깨물기를 좋아하는 보리.
너무 귀여워서 어쩔수가 없어..
깨물려야지. 막.
또 엄마와 자는중이야.
저렇게 엄마품에 기대서
늘 자는거야.
저러다 깨서
엄마 옆구리같은데를 쭉쭉이를 하면
얼마나 간지러운지 몰라..
내가 막 울면서 참잖아..
어휴.. 안 참았다가 우리 보리 깰까봐..
사랑의 힘은 정말 위대해...
우리 보리가
베란다에 놔둔 길냥이들용 사료를 몰래 먹는 모습이야..
내가 손관절이 아파서
뚜껑을 얹어놓기만 했는데 그걸 내려놓고..ㅠㅠ
그래놓고 다가가니
저러고 앉아서 쳐다도 안봐...-_-;;;
보리 이생퀴...ㅋㅋ
뭘해도 귀여우니 원...ㅎㅎ
어느날은
하얀종이를 꺼내놓고 뭘 하고 있었어.
그런데 고양이들이 너무 좋아하는거야.
보리는 크르릉 하면서 사냥하는 흉내까지 내면서 좋아했어.
그러다 위에 앉았지만
곧 형님에게 빼앗겼지..
바로 하악. 하니까
뺏기더구만..
그리고 종이를 차지한 커피.
저 종이를 너무 좋아해서 이틀정도를 치우지 못했어.
구냥 평범한 a4지였어..
그러고보니 보리는 종이를 좋아해.
처음엔 집에 쥐가 있는줄 알았어..
집에 있는 오빠의 학습지의 답지같은걸 다 쏠아놓는거지.
박스고..노트고..
그리고 이렇게 알림장까지..
워크시트같은것도 다 쏠아놓곤 해.
우리 보리..
그래놓고 표정은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표정이야.
무슨 일이 있었어? 하는 표정...
보리가 어느날은 내 배위치에서
확 자빠지더니
배위치의 담요를 쭉쭉이를 하는거야..
아 뱃가죽이..
너무 간지러..ㅠㅠ
너무 간지러면 눈물이 나오더라고..
참 이나이에 새로운걸 알았지.
그래도 보리의 숙면을 위해 난 잘 참았어..
내가 손을 주물주물 해도 참는 보리야.
물론 내 배위에...저긴..
손을 놓으니 내 손위에 다시 자기 손을 얹었어..
우리 보리.
엄마와 낮잠을 자는걸 제일 좋아하는데
표정은 변화가 없어.
고양이는 그래서 오해받기 쉬운 생물이라는 생각을 해.
게다가 잘못했다는 표정도..
또 화내는 표정도..
겁먹은 표정도..
한결같이 눈이 동그랗고 무서운 표정이니까..
어쨌든 보리와 나는
잘 지내고 있어.
이젠 아픈것이 조금 나아서
이제서야 늦은 중성화를 해주려고 알아보고 있어.
엄마가 너무 오래 아파서 미안했어 보리야.
엄마 이제 아프지 않을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