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 수업하러 온 서우에게 공부시작하기 전 잠깐 그림을 볼 것인가 권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더 집중해서
한 권의 책을 다 읽더니 좋아하는 그림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네요. 그렇다면 그런 이야기를 글로 써보라고 하던 중
서우가 꼽은 좋아하는 그림중에 워터하후스가 있더라고요. 그래? 그런데 이 그림이 어디가 마음에 들었니?
그랬더니 제가 워터하우스를 보면서 궁금해하던 여성에 관한 이야기를 해줍니다. 그렇구나 이 이야기가 무엇인지
몰랐는데 네 덕분에 새롭게 알게 되었네 , 고맙다고 인사하고는 진달래씨가 빌려준 워터하우스에 관한 책을 보라고
권해주었습니다. 사실 이런 식의 수업이 아이들에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라 이왕 그림에 관한 이야기를 쓰는
김에 이 책에 나온 화가들의 그림을 더 찾아보고 싶을 때 이용하면 좋은 싸이트가 있다고 주소를 알려주고 네가 좋아하는 화가의 그림을 찾아서 올리는 일도 해보라고 권하기도 하고요.
사실은 오늘 저도 아침에 그 책에 있는 그림을 휴대폰 카메라로 찍어서 그 중의 한 명 데이비드 호크니 그림을
금요일의 행복한 고전읽기반 사람들에게 카카오 톡을 통해서 선물했었지요. 그래서 그의 그림을 조금 더 보려고
싸이트에 들어갔다가 호크니 이외에도 다양한 그림들을 만났습니다.
가끔은 그림을 찾아서 올리는 일이 번거롭지 않는가 하고 묻는 사람들이 있습니다.그런데 그것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반응이지요. 사실 그림을 찾는 행위는 그 자체가 제게 휴식이기도 하고, 그렇게 다른 사람들과 그림을
함께 본다고 찾는 과정에서 의외로 아직 모르던 멋진 그림을 만나기도 하고 숨죽이고 다시 보게 되는 그림들을
발견하는 호사를 누리기도 하거든요. 무슨 일이든 그것이 도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라면 자신에게 더 큰 보상이
돌아가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위의 두 작품은 데이비드 호크니,그리고 이 작품은 게르하르트 리히터인데요 그의 작품 한 점을 일본에서
우연히 만나고 즐거워하던 때가 생각나네요.
오늘 남선이의 히토츠바시 대학 입학소식을 듣고 보람이에게 전했더니 좋겠다고, 나도 대학에 다시 가고 싶다는
연락이 왔어요. 그 말을 남선이 엄마에게 전하면서 나도 교토 대학에서 공부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하니
저랑 교토가 잘 어울릴 것 같다는 대답이 와서 웃었던 기억이 나는군요.
학교 다닐 때는 그다지 공부에 매력을 못 느끼던 딸이 다른 아이가 대학가는 것을 보고 부러워하거나 이번 신입생이 된 사촌을 보면서 아들이 소원이는 좋겠다 신입생이라서, 나도 신입생이면 좋겠는데 하고 은근히 부러워하는 모습을 보니 재미있더라고요.그것은 물론 제게도 든 생각이었습니다. 새롭게 인생을 시작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그 아이들은 이 시기가 얼마나 소중한지당시에는 알기 어렵겠지 싶기도 하고요.
그런 마음의 동요를 느낀 날이어서일까요?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이 그림이 눈길을 확 끌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