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화요일마다 진달래씨가 무슨 책을 들고 오는가 기대하게 됩니다. 본이랑 둘이서 화요일 문화사반 수업에
등장하고부터 그녀가 수업에 맞는 책을 골라와서 우리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처음에는 일시적인 것이려니 하고
생각했는데 계속되고 그 때마다 적절한 책 선택을 해서 들고 오는 책들이 거의 다 보배수준이라서요.
오늘은 새를 사랑한 소년 - 조류 학자 존 오듀본이야기를 비롯한 여러 권 중에서 이 책을 포함해서 미술관 이야기
그리고 다른 한 권 제목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내일 꼭 읽어보고 싶은 한 권 이렇게 세 권을 빌렸습니다.
오듀본의 그림 한 점이 마침 미국미술 300년전에 출품이 되었고 그 기회로 인해 미국 미술을 뒤적이다 보니
두 권의 책에서 동시에 그의 그림을 만나서 흥미를 갖고 있던 차에 만난 책이라서일까요? 그 자리에서 바로
읽고 다른 아이들에게도 읽어보라고 권하게 되었지요.
그저 새를 유난히 많이 그리는 화가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오늘 책을 읽어보다보니 그가 프랑스에서 미국으로 간
사연이 나폴레옹 전쟁에서 징집을 피하기위한 것이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미국에 도착해서 살게 된 곳에서
공부를 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오히려 새에 매력을 느껴서 새 관찰을 하는 일에 시간의 대부분을 보냈고 세밀하게
관찰한 것을 기록하고 그리기도 했지만 실력이 모자라다고 생각하면 다음 해 생일에 거의 태워버려서 자료가
적다는 기록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는 새의 다리에 은실을 달아서 새가 과연 그 자리로 다시 오는가를 관찰해서 새의 귀소본능을 알아낸 최초의
조류학자라고도 합니다. 제가 주목한 것은 새와 관한 일화보다는 그렇게 하고 싶은 일이 생겨서 그 일에 매진하고
그 일에서 조그만 변화로도 밝히면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그런 감정의 표현이었습니다.
젊은 시절 카잔차키스와 만나고, 그 이후로 계속 그의 작품을 읽으면서 그리스에 대한 마음을 품었다가
드디어 50을 앞두고 첫 발을 디딘 시골의사 박경철, 그가 펴낸 첫 번째 그리스이야기를 읽기 시작했습니다,.
서점에서 망서리다가 구하지 못한 책을 마침 수빈샘이 빌려주어서 읽게 된 것이지요. 앗, 이럴 수가
그가 처음 시작한 여행지가 펠로폰네소스반도의 코린토스라는 것에서 일단 흥미가 생기고 준비한 내용
생각한 것을 풀어내는 솜씨에 마음을 빼앗겨서 내년에 나는 어디서부터 시작하고 어디까지 볼 수 있을까
가늠하면서 즐거운 독서가 되고 있습니다.
전혀 다른 시기를 산 두 사람의 인생이 이상하게 겹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요?
그건 그렇다고 옆으로 밀어두고 , 요즘 서재가 궁금해서 가보고 싶은 집이 늘어나고 있어서 재미있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서재는 단순히 책만을 보여주는 공간이 아니라 그 책을 마련한 사람의 성격 관심사 거기에 대해서
그 사람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도 보여주는 참 중요한 공간이란 생각이 드네요.
앞으로도 화요일마다 그녀가 들고 오는 책이 기다려지고, 그녀가 만들어오는 맛 듬뿍,보기 좋은 요리도
기대되지만 그것보다 역시 그녀와 더불어 행복한 왕자에서 무엇을 함께 해나갈 것인가가 가장 기대되는
대목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