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보았을 때는 어라, 영화관에서 보려다 못 본 영화네 무심코 그렇게 생각하고 빌린 비투스
그런데 막상 틀어보니 이미 본 영화였습니다, 이런 황당한 상황이라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보아도 역시 생각거리가 담뿍 든 영화였으니 처음의 황당함에도 불구하고
좋은 선택이었다고 할 수 있겠지요?

유독 음악분야에서 이른 나이에 재능을 보이는 아이들이 많은 것 같아요.이른바 신동이라 불리는 아이들
그러나 그들이 모두 어른이 되어서도 음악가로 살아가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재능을 보이는 어린 시기에 너무나 많은 기대로 인해 보통의 아이들이 누리는 소소한 일상을 빼앗기기
쉽겠고, 어려서 받는 찬사에 비해서 실제로 어른이 되어 무대에 서면 그것은 또 다른 세계이겠지요?

이 영화의 주인공이 마음을 붙이고 이야기할 수 있는 대상은 할아버지입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할아버지의 대사들이 제겐 이상하게도 제게 던지는 화두같은 기분이 들었지요.

할머니가 먼저 세상을 뜨고 혼자서 살고 있는 할아버지에게 손주가 묻습니다.
외롭지 않는가 하고요. 그러자 할아버지가 물론 외롭다고 그러나 외로움을 해결하기 위해서
할머니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 혹은 사물에게 편지를 써서 이렇게 날린다고 대답을 하고
그런 의식에 비투스가 동참을 하는 장면이지요.

아이큐 180이라고 나오는 어린 비투스는 하늘을 날려고 하다가 떨어지는 사고를 당하고
교묘하게 의사를 속여서 정상 머리로 돌아온 흉내를 냅니다. 그리곤 피아노 악보를 앞에 두고도
제대로 연주를 할 수 없는 보통 아이가 된 것으로 부모를 실망시키지요.
그러던 어느 날 할아버지가 앞으로 쓸 수 있는 돈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지붕 수리하려고 대출을 받았는데
자칫하면 이 곳에서 오래 살기 어렵다는 말을 듣고는 주식거래를 통해서 할아버지가 오랫동안 생활이
가능하도록 준비해준 다음 자신도 어른 대신 온 것처럼 해서 이런 공간을 세내서 그랜드 피아노 한 대
두고는 연습에 몰두하곤 합니다.

12살 나이에 마음속의 방황을 접고 드디어 피아노에 매진하는 비투스,그리곤 협연을 하게 됩니다.
이 영화가 실화인지 아닌지 그것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를 신동을 다룬 영화라고 간단하게 생각하면
감독의 의도와는 다른 영화보기가 될 것 같아요. 재능이 빼어난 아이들 둔 부모와 조바심과 그로 인해
아이와의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생기는 불화, 아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알기가 부모입장에서는
과연 쉬운 일인가, 재능이 지나치게 뛰어난 아이가 한 반에 있을 때 교사는 어떤 입장으로 아이와 눈높이를
맞출 수 있고, 학급 친구들과는 어떻게 이 아이는 조화를 이루면서 살아갈 수 있을까, 이런 저런 문제들을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라서 아직 이 영화를 보지 못한 부모라면 아이들과 더불어 보면서 이야기꽃을
피워보는 것도 더운 여름날 피서가 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