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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건축사 같이 보기 (2) 두 번째 날 2

| 조회수 : 1,487 | 추천수 : 10
작성일 : 2011-07-28 16:34:11

  
이탈리아의 바로크를 정리한 다음 쏟아지는 졸음을 못 견디고  달게 낮잠을 자고 일어났습니다.

역시 달콤한 잠으로 피로가 가시고 나니 갑자기 수업 내용이 선명하게 기억나면서 쓰고 싶은 말이

많은 것을 보니 낮잠이 무엇보다도 확실한 보약이란 생각을 하게 되네요.

짐이 곧 국가라는 말로 요약되는 절대주의 시대, 그의 절대 권력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바로

베르사이유 궁전이지요.

베르사이유 궁에 가본 것은 생애 첫 해외 여행에서였습니다.

그 때의 인상은 희미해졌지만 이 정도의 건축물을 지으려면 얼마나 많은 사람을 동원했을꼬, 자금은

도대체 어떻게 조달했을까, 유지하는 일도 만만치 않았겠구나 그런 생각이 바로 들 정도로 압도적이면서도

뭔가 마음을 불편하게 했던 공간이란 기억은 남아 있었습니다.

오늘 마침 동영상으로 베르사이유 궁의 미술관에 관한 것을 보게 되었는데 그 안에서 설명하는 사람들이

바로 지금의 베르사이유에서 일하고 있는 시계 전문가 (그 안의 시계가 아주 많아서 매일 점검하고 수리하고

그런 작업을 하는 사람), 정원을 돌보는 사람, 그 안의 음식점 주인이자 궁중 요리 전문가가 나와서

다양한 설명을 해주어서 정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이었지요.

지혜나무님의 설명으로 아하 하고 새롭게 느낀 것이 바로 그 시기가 시계와 거울의 시대라는 점

루이 14세 시대의 시계와 15세 시대의 시계가 차원이 달라서 15세 시대는 과학의 발전이 시계에도 그대로

적용되어 훨씬 더 정교한 시계가 만들어졌다고 하네요.  전기가 없었던 시대에 거울이 했던 역할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있게 들었습니다. 거울 하나가 그림 한 점의 가치와 맞먹었다는 말도 인상적이었고

거울의 방에서 연회를 했을 때 여성들의 복장에서 거울에 비치는 효과를 계산하는 옷을 선호했었다는 것도요.

루이 14세 시대만 해도 왕의 사생활이란 개념이 없이 모든 것이 공개되는 시기였다면

15세는 사생활의 공간을 필요로 해서 10년에 걸쳐서 뚜껑을 닫을 수 있는 책상을 만들었다는 설명도

인상적이었고, 16세에 이르면 그런 현상이 조금 더 심화된다고요.

프랑스의 바로크는 어떻게 보면 건축사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의 역사와 더 밀접하게 연결되는

측면이 있는 것 같아서 흥미로웠습니다.제겐 낯선 분야라서 더 집중해서 들을 수 있었고요.

최근 영화 마리 앙뜨와네트를 역사적인 시각이 아니라 이렇게 문화사적으로 접근해서 다시 한 번 보면

새롭겠구나 , 건축사로 인해서 영화를 새롭게 보는 계기가 되는 것도 흥미롭고요.



복식이나 가구, 요리를 하는 사람들에게 왜 역사 공부가 필요한 것인지 이해가 되는 날이기도 했고요.

또한 우리가 당연히 여기고 있는 개념이 사실은 아주 최근에 생겨났거나 생긴지 얼마 되지 않은 개념이구나

그러니 지금의 우리 눈으로 오래 된 시절의 역사나 그 속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삶에 대해서 마음대로

판단해도 되는 것일까, 아니 오히려 우리는 지금의 우리 입장에서밖에 판단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든 날이기도 했습니다.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열무김치
    '11.7.30 10:21 AM

    제가 박물관에 가면 매료되서 보는 것들이 고대의 유리병들이나 유리알 장신구 입니다.
    깨지는 것이라 얼마 있지도 않지만, 크기도 작고, 모양도 우습꽝스럽게 울퉁불퉁하고 그런 것이
    많아요. 하지만, 고대에는 유리가 보석에 까가운 존재였다고 해요...지금이야 대량생산으로 싸고 싼
    재료 중의 하나가 되었지만, 고대엔 명성을 날렸을 푸르고 초록빛이 나는 아름다운 유리 보석들 !

    제가 저번 달에 방문한 영국 북부의 한 오래 된 성의 창문들의 유리창도 아주 흐릿하게 분홍색을
    넣거나, 초록색을 넣은 창들이 있더라고요. 아주 눈부시게 화려한 색도 아니어서, 스테인드 글라스
    처럼 아름다운 색을 보려고 한 것도 아니고 왜 그럴까 했는데,...할머니 가이드분의 말씀이
    그 방에서 있는 여인들의 피부색이 돋보이라고 그렇게 만들었답니다. ^^ 재미있는 유리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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