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오후 카쉬전에 갔습니다. 기억이 확실하진 않지만 아마 작년인가 예술의 전당에서 전시회가 있었는데
그 때 만난 사진들이 강렬한 인상이었고 이번에는 지난 번에 오지 않은 사진들이 많이 왔다는 신문기사를 읽고
함께 가자고 이야기가 되었거든요.


켈리님과 미야님을 만나서 안에 들어가 사진을 보기 시작하는데 서로 감상을 말하면서 혹은 따로 떨어져서
더 보고 싶은 사진을 보기도 하는 시간이 사진을 만나는 시간의 즐거움을 더해주더군요.
사실 세 사람 다 이 전시를 두 번째 보는 것인데 어, 이 사진 본 적이 있는가 없는가에 대해서도 기억이 달라서
그런 것도 재미있었고 지난 번에 마음이 끌리던 작품과 이번에 눈길을 사로잡는 사진이 다르다는 것도
인상적인 경험이었지요.

한가지 제게 동일한 경험은 역시 등을 돌리고 첼로를 연주하고 있는 카잘스가 강렬한 감정을 유발했다는 것
카잘스의 연주를 듣고 싶다, 글렌 굴드의 피아노 소리가 그립고, 하이페츠의 손을 확대해서 찍은 사진을 보다가
오랫만에 하이페츠의 연주를 들어보고 싶다, 그러고 보니 악보와 더불어 우리를 바라보고 있는 작곡가에 대해서도
반응을 하고요. 사진에서 악보나 악기가 나오면 그림에서처럼 나는 저절로 반응하는 사람이로구나 그런 느낌이
들어서 묘한 기분이 들기도 했고요.

그 사람의 글을 읽어보고 싶도록,그 사람의 그림을 보고 싶도록, 그 사람의 춤을 보고 싶도록, 혹은 그 사람의
연주를 들어보고 싶게 만드는 카쉬의 능력에 깜짝 놀란 시간이기도 했고요.

궁금해서 이름을 적어온 사진작가중 Edward steichen을 아침에 찾아보고 있는 중인데요
자신의 모습을 찍은 것이라고 하네요.

로뎅의 발자크 상을 찍은 것일까, 아니면 하고 고개 갸웃거리면서 보고 있는 작품입니다.
메모한 사진작가의 사진을 찾아보고 나니 드디어 토요일 하루가 시작되는 느낌이 드는군요.
전시중에 여러가지 이벤트가 있다고 적혀있더군요. 전시에 갈 계획이 있는 분들이라면 홈페이지를 방문한
후에 가면 조금 더 즐거운 전시장 경험이 될 수 있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