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동네 한바퀴의 휴애리자연농원을 오르다가
밭을 가는 농부아저씨를 만났습니다.
용기를 내어 다가가서
야채 조금 심어 본다며 밭한뙤기를 얻었답니다.
한라산이 보이고 양지바른 곳입니다.
처음으로 삽자루를 쥐어 본다는 초보농사꾼 남편은
오일장 시장에서 사온 삽과 호미로
이날 두어시간 밭을 갈곤 대자로 뻗었다지요^^ㅎㅎ
밭에 큰돌이 많고 나무뿌리들이 있어
그거 제거해 가며 밭을 뒤집어 엎은 때문이지만,
아침밥 해놓고 강쥐들 델꼬 밭에 가본 저는
남편이 힘들든지 말던지 어찌나 그 풍광이 멋있던지요?
한라산자락 아래 우리가 밭을 갈 줄이야~~~ㅋㅋ
엊그제 비가 오고 어제는 서귀오일장도 섰길래
씨앗을 이것 저것 사서 드뎌 씨앗을 뿌렸습니다
울집 안집의 이쁜 숙녀아가씨와 함께 밭에 나가 씨앗을 뿌리는 모습이얘요^^
이 꼬마숙녀 슬이는 초등학교6학년인 데, 손재주도 좋고 애교도 많으며
슬이 할아버지와 밭에 자주 나가서 밭일을 보고 자란지라
우리가 많이 배우며(?) 밭일을 하고 있답니다.
정신연령도 따악 남편과 맞는지라 남편이 친구처럼 지낸답니다.ㅎㅎ
엎어놓은 밭에 고랑을 예쁘게 내어놓고
호미로 이랑을 만들어 가며 시장에서 사온 씨앗을
슬이의 지도하(?)에 뿌렸어요^^
여지껏 밭갈아 씨앗을 뿌려 본 적이 없는 저랑 남편은 그저 신이 났습니다.
상추는 기본으로 시금치, 쑥갓, 대파, 들깨 이렇게 씨앗을 두 고랑을 뿌렸고,
나머지 두 고랑에는 4월 말쯤 고추와 고구마 감자를 조금씩 심어 보려 합니다.
남편이 처음으로 밭을 갈고 씨앗을 뿌리며 땀을 흘리더만
밭에 어찌나 애정을 갖던 지....씨앗을 뿌린 일이 끝난 다음에도
밭을 떠나지 못하고 자꾸 자꾸 돌도 골라주고 뭉친 흙도 흩뿌려 주고 있네요~
남편의 여친(?) 슬이는 그런 농부아저씨에게 뻥과자도 먹여주고...
남편은 이제사 딸없는 설움도 잊어가며, 요즘 저런 호강을 하고 있슴다.ㅋㅋㅋ
초보농삿꾼이라기엔 너무 잘 어울리는 모습이지요?
제주 돌담안으로 활짝 핀 동백꽃이
저녁 햇살에 너무도 아름다운 날에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입니다.
우리 부부가 제주 한라산 자락에 둥지를 튼 것처럼
오늘 뿌린 씨앗이 어여쁘게 새싹으로 돋아나 잘 자라나서
우리 부부의 제주생활도 오늘 뿌린 씨앗처럼 튼실하게 뿌리 내렸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