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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랑과 더불어 여는 금요일

| 조회수 : 1,489 | 추천수 : 44
작성일 : 2010-11-05 10:32:47


  
지난 번 KBS 교향악단 정기공연에 좋은 자리를 제공해준 신미선씨에게 먼저 들으라고 빌려주었던

LANG LANG -LIVE IN VIENNA 디브이디가 드디어 어제 제게 돌아왔습니다.

아무래도 오늘 아침은 그래서 랑랑의 피아노 소리로 시작하게 되었는데요, 카네기 홀 공연때의 모습에 비해서

조금은 성숙한 모습이긴 해도 역시 얼굴 가득 웃음이 번져서 피아노 소리를 들으면서도 자꾸 얼굴을 바라보게

되네요. 아니 이런 얼굴로 베토벤의 열정은 어떻게 치노? 궁금했지만 열정을 칠 때의 그의 얼굴은 그 곡에

맞게 뭔가 심각한 느낌으로 시작을 합니다. 표정만으로도 사람의 기운을 올려놓는 드라마틱한 연주자라고

할까요? 이 가을 뭔가 기운이 없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면 랑랑의 피아노 연주를 들어보면 어떨까?

혼자서 공상을 하게 만드는 시간입니다.

한 번 다 보고 나니 화면을 끄고 소리로 다시 한 번 듣게 되네요.



귀로 소리를 들으면서 어제 강신주 선생의 상처받지 않을 권리를 다 읽고 나서 그 책에서 소개한 책들을

정리한 리스트를 펼쳐보고 있습니다.

한 책과 만난다는 것은 그 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책에서 펼쳐가는 사유에 도움이 된 다른 저자

혹은 다른 책과의 만남을 촉발한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제겐 이번 책 읽기는 그런 촉발과

강제가 유난히 많은 것, 그것이 바로 이 책의 강한 매력이었습니다.

언젠가 서점에서 만난 책인데 그 때는 여기까지 읽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 ? 그런 의문에서 밀쳐 둔 바로

그 책이네요. 그런데 저자는 벤야민의 아케이드 프로젝트를 펼치면서 당황했거나 혼란을 느낀 사람들이라면

바로 이 책 파리 모더니티를 먼저 읽으면 좋다고 강력하게 추천을 해 놓았더라고요.



가라타니 고진, 이런 기억하기도 어려운 (가라타니란 성이 확 들어오지 않아서 가라타니인가 기리타니인가)

이름을 처음 만난 것은 수유 너머 일본어 모임에서 읽는 책을 통해서 였는데요 일본어 실력도 모자라는 판에

이름도 낯선 비평가의 책을 읽는 일이 제겐 너무나 고역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펼치는 사유가

재미있어서 그를 따라서 비트겐슈타인을 읽고, 그를 따라서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새로운 관점에서 들여다

보던 시절이 생각나더군요.

트랜스 크리틱은 마르크스와 칸트를 넘어서 사고하는 고진의 실험이 펼쳐진다고 하니 기대가 되는 책입니다.



상처 받지 않을 권리에서 조르쥬 바타유, 이름만 들었던 철학자인데 이번에 브르디외 , 보드리야르와 더불어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저자가 소개하는 저주의 몫등 바타유의 책을 읽기 전에 우선 그가 누군지 맛보기로

읽어보고 싶어서 고른 책입니다.

이 책으로 조르쥬 바타유로 가는 길이 열릴지 아니면 아니 이게 무슨 철조망인가 싶어서 도망가게 될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네요.그래도 책장에 담긴 글자에 불과하던 책들에 시선이 머물고 그 책과 관계를 맺게 하는

위력이 바로 필자들이 우리에게 행사하는 힘이 아닌가 싶더라고요.

마치 물체에 불과한 피아노에 피아니스트가 앉아서 숨을 고르고 첫 터치를 하는 순간 피아노가 더 이상

사물이 아니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가 아닐까요?



피에르 부르디외의 구별짓기, 문화와 취향의 사회학은 상,하로 된 책이로군요. 아니, 이 책을 혼자서 읽을 수

있겠나? 별도로 스터디 모임을 만들어서 함께 읽어야 하는 것 아닐까?

그렇다면 어디서 누구랑 서로 만나서 공부할 수 있을까, 그런데 그런 시간은 가능할까 벌써 머릿속이

복잡합니다.












긴, 읽어보면 좋은 책 목록에서 제가 뽑은 책 목록인데요, 어느 책과 우선 만나게 될지, 그 만남이

저를 어떤 독서로 이끌지 ,다음 강의에서 다시 무엇에 촉발될지 궁금하군요.

음반에서는 공연이 끝나고 박수소리가 대단합니다. 라이브 공연을 영상으로 보거나 소리로 들을 때

마치 그 현장에 있는 기분으로 들을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인데요, 미술관과는 다른 공연장에서는

마음속의 느낌을 담아서 큰 박수를 치면서 환호하는 그 시간이 참 인상적이지요.

어느 날은 악기 연주를 듣다가 초보적인 수준에서 연습하고 있는 나는 왜 이렇게 하고 있는가 비관적이 되다가

어느 날은 이런 소리를 내지는 못해도 소리를 만들어가는 순간의 즐거움이 있지 않은가, 저절로 고무가 되어

소리를 끄고 연습을 하게 되는 날도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연주는 같은 연주인데 그런 마음을 촉발하는 것은

결국 내 마음의 상태라는 것을 알겠더라고요. 그러니 슬픔이 아니라 기쁨을 촉발하는 코나투스 (스피노자

식으로 말하자면 ) 가 생기도록 살아가기, 그것이 제가 요즘 자주 생각하는 문제랍니다.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카루소
    '10.11.5 10:30 PM

    랑랑’‘郞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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