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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 세 - 문정희

| 조회수 : 3,061 | 추천수 : 220
작성일 : 2010-10-31 16:36:26

                  오십 세  

                                     문정희

    나이 오십은 콩떡이다
    말랑하고 구수하고 정겹지만
    누구도 선뜻 손을 내밀지 않는
    화려한 뷔페상위의 콩떡이다
    오늘 아침 눈을 떠보니 내가 콩떡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내 죄는 아니다
    나는 가만히 잇었는데 시간은 안 가고 나이만 왔다
    엉큼한 도둑에게 큰 것 하날 잃은 것 같다
    하여간 텅 빈 이 평야에
    이제 무슨 씨를 뿌릴 것인가
    진종일 돌아다녀도 개들조차 슬슬 피해 가는
    이것은 나이가 아니라 초가을이다.
    잘하면 곁에는 부모도 있고 자식도 있어
    가장 완벽한 나이라고 어떤이는 말하지만
    꽃병에는 가쁜 숨을 할딱이며
    반쯤 상처입은 꽃 몇송이 꽂혀 있다.
    두려울 건 없지만 쓸쓸한 배경이다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뭉크샤탐
    '10.10.31 4:39 PM

    카루소님 이 시 일어보시고 어울리는 좋은 배경음악 부탁드려도 될까요?
    지난번에도 가르쳐주샸는데 아직 음악 올리기를 전혀 못하겠어요 / 이제 나이가 들어 호흡이 긴 소설보다 시가 자주 읽혀지네요. 누구 한 분이라도 공감하시는 분 계시면 좋겠어요.

  • 2. 무아
    '10.10.31 5:00 PM

    있어요,여기
    80년대 문정희,신달자,유안진,김형석 ,김현 ..수필들을 많이 읽은 기억이 납니다.
    좋아하는 작가중 한사람인데 최근 무슨(?) 상도 받으셨는데.

    저도 식탁에,책상에 여기저기 시집이 있어요.
    요즘 이생진 시집을 끼고 삽니다.
    음~~~인간은 홀로 떠있는 섬. 그래그래..하면서요.

    나이먹어가는 현상인가요??

  • 3. 들꽃
    '10.10.31 8:16 PM

    나이 오십~
    저는 아직 좀 더 살아야 오십이지만
    그 나이도 금새 올 것 같다는 생각에
    조금은 허무하고 쓸쓸해지기도 하네요..

    제 나이 오십이 되었을 땐
    지금보다는 더 마음이 너그럽고 여유 있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 4. 카루소
    '10.10.31 9:39 PM

    II Cuore E Uno Zingaro(마음은 짚시) - Nicola Di Bari

  • 5. 소박한 밥상
    '10.11.1 7:29 AM

    꽃병에는 가쁜 숨을 할딱이며
    반쯤 상처입은 꽃 몇송이......

    여자가 아닌 인간으로 살려는 방향전환이 필요할까요......???

    건강에 이상 없다면 더할 나위없이 고맙고....
    어느 정도 체면 유지하고 ... 하고 싶은 것 아래선에서 충족할 정도 된다면 기본은 해결되었겠고요
    사랑하는 사람들이 주위에 있다면 금상첨화일까요 ??

    계절과 시 제목이 주는 느낌이 맞아 떨어져 잠시 심각해지는.... 하지만 그냥 웃지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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