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릴라 걸스의 서양 미술사와 더불어 소개를 받은 책 제목입니다.
게릴라 걸스의 서양 미술사는 사서 읽었고, 이 책은 빌려서 읽게 된 것인데요
덕분에 얌전하게 읽어야 했던 것을 제외하면 두 책 다 제게 새로운 생각의 폭을 넓힌 책이라고 할 수 있네요.
14명의 경계를 넘어서는 노력을 하고 있는 여성 미술가들을 인터뷰하고 작업 현장을 찾아가기도 한 기록인
이 책은 저자 자신의 느낌이 흘러넘치는 ,어떤 경우에는 살짝 감정의 과잉이 보이는 부분도 있지만
대개는 혼자서 그림을 보거나 읽었더라면 놓치고 말았을 부분까지 시선을 보내면서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이 있는 저작이었습니다.
그녀가 다룬 14명의 화가중에서 첫 번째가 김원숙입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는 화가라서 그럴까요?
책에 입문하기에 확 끌어당기는 에너지를 느낀 날, 어제 사실은 몸이 좋지 않아서 무엇을 읽는 일이
부질없다고 느끼던 시간에 만난 김원숙의 그림으로 몸이 확 풀리는 재미있는 경험을 한 날이기도 했지요.


인터뷰 대상이 한국에 있는 작가만이 아니더군요. 그런데 저자는 자신이 원하는 인터뷰 대상을 만나기 위해서
그런 곳까지 일부러 찾아가는 성의를 보였고, 그래서 독자에게 전혀 예상하지 못한 만남을 선사하기도 했답니다.
김원숙의 그림만을 보아왔던 제겐 새로 알게 된 그녀의 삶을 통해서 그림을 조금은 다르게 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물론 삶이 그림과 일직선적인 관계를 맺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을 알게 됨으로써 무심코
넘기던 그림을 새롭게 보게 된다고 할까요?


아이들과 함께 읽는 책속에 profess effect에 관한 설명이 나와서 재미있게 읽는 적이 있습니다.
공언 효과라는 것인데 심리학에서 인용한 개념이더라고요.
자신이 무슨 일을 시도하고 있다고 주변에 떠벌리면 그것이 일종의 압박이 되어 혼자서 마음 먹고
할 때보다 오히려 효과가 더 크다는 것인데요, 현재 자신이 꼭 해야 할 일이 있지만 자꾸 미루고 있는 일이
있다면 그런 것을 공언하고, 주변에서도 어느 정도 실천이 되고 있나 지켜봐 주는 것은 어떨까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제겐 공언을 하고도 시도하다 중단한 그림그리기, 마음은 가득한데 이상하게 손으로는 마음속에 떠오른
이미지가 그림이 되어서 나오지 않습니다. 왜일까? 고심을 많이 하는 분야거든요.
김원숙의 그림을 보고 있자니 왜일까? 보다 나도 저렇게 무엇을 표현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다시
몽글몽글 부풀어 오르네요.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마음속 표현은 나중으로 미루고, 우선 슬러와 두 손 한꺼번에 짚어보는 것으로 어려움에 봉착한
바이올린 연습부터 하러 일어나야 할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