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줌인줌아웃

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선물로 온 책 이야기

| 조회수 : 1,587 | 추천수 : 0
작성일 : 2012-07-26 00:15:21

 

 

 

여러 번 ,여러 사람들앞에서 자꾸 이야기하게 되는 귀한 선물이 있습니다.제겐 주로 책이지만요

 

인문고전강의, 역사고전강의, 두 권의 책으로 제겐 고전으로 가는 길이 열렸습니다. 물론 고전을 군데 군데 인용한 책은 자주 읽었지만

 

원전 번역을 직접 읽는 계기가 되어주었고, 강의중에 소개하는 있는 줄도 모르고 있던 다양한 책 목록은 대화도서관의 서가를 뒤적이는

 

일을 아주 즐거운 탐색으로 만들고 있는 중이거든요.

 

그 중의 한 권이 왜 그리스인가였습니다. 서가에서 찾을 수 없어서 그저 마음에만 품고 있던 책인데요 드디어 오늘 발견했습니다.

 

집에 들어오는 길, 너무 더워서 잠깐 시원한 곳에 들러 팥빙수 사먹으면서 땀을 식히고, 독서 삼매경으로 들어가 볼까 싶었는데

 

팝빙수 한 그릇 값이 7000원이라니, 너무 비싸다 싶더라고요. 빙수를 포기하고 걷다가 만난 공원길의 의자에 앉아서 바람을 맞으면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앗, 느낌이 오네 하는 기분이라니. 그래서 호메로스에서 플라톤까지의 그리스 고전읽기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속으로

 

일단 거리의 의자에서 첫 인사를 하게  되었답니다.

 

낮 시간 이번 한 주 음악 레슨도 쉬면서 시간을 확보하여 그리스인 이야기와 관련된 보조 자료들을 읽는 중인데요

 

그리스인 이야기가 아니었더라면 평생 읽어볼 기회가 없었을 핀다로스 이야기가  이 책에도 등장하네요. 아하 싶어서 역시

 

그 부분을 읽으면서 평생에 걸쳐서 그리스를 연구한 두 명의 학자가 제게 열어주고 있는 비밀의 문에 대해서 고마워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오늘은 시간나는 대로 그리스 이야기에 집중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막상 수업하러 도서관에 가보니 책상위에 택배가

 

놓여 있습니다. 이상하다 책 주문한 것이 없는데 무슨 책일까? 궁금해서 열어보니 바로 이 책이 한 권 들어있었습니다.

 

아그네스 님이 선물로 보내주신 책일 것이라고 짐작을 했지요. 아무런 메모도 없었지만 기쁜 마음으로 받았고 그 때부터 갈등이 시작되네요.

 

그래도 왜 그리스인가를 읽는 일이 더 급해서 한참을 뒤적이다가 유혹을 이기기 힘이 들어서 결국 제가 살고 싶은 집은 이 책의 목차와

 

안의 사진만 보려고 했지만 결국은 수요일 밤 늦은 시간까지 그 책과 더불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중이고, 내가 살고 싶은 집, 내가

 

살고 싶은 삶에 대해서 여러모로 고민하게 만드는 아름다운 자극을 받고 있는 중이기도 하지요.

 

선물로 온 책 이야기를 하다보니 얼마전에 받은 선물 황제처럼이 생각나는군요.

 

수유너머에서 인연이 되어 그녀의 삶을 그리고 그녀의 글을 거의 거르지 않고 읽고 있는 은유씨. 그녀가 남극의 눈물 다큐멘터리를

 

찍은 피디의 사진에 글을 붙인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글자를 읽기 싫어하는 아이들조차도 달려들어서 읽을만큼 여럿이서 돌려보고 있는 중이라 지금 누구의 수중에 들어가 있는지도

 

모를 만큼 다양한 사람들의 손에서 손으로 전파되고 있는 중이랍니다.

 

 

책 선물이 부담이 된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더군요. 막상 받았는데 자신이 관심있어 하는 분야가 아닐 경우 읽기도 그냥 두기도 어정쩡한

 

기분탓이겟지요?

 

제 경우는 관심이 없어도 관심을 넓히는 경우가 되거나, 아니면 도저히 읽을 것 같지 않다면 그것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다시

 

선물하면 되는 것 아닌가 하는 마음이라서 크게 부담이 아니고, 실제로 책 선물을 받고 못 읽고 그냥 다른 사람들에게 넘어간 책은

 

거의 없었던 것이 아닌가 되돌아보게 되는군요. 오히려 이렇게 자극이 되어서 새로운 문을 여는 경우가 더 많았다는 것이

 

큰 축복이구나 느끼고 있는 밤,

 

그런 자극이 될 책을 골라서 선물하고 싶은 사람들의 얼굴을 떠올려 보고 있는 중이랍니다.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황혜진
    '12.7.26 6:42 AM

    반갑습니다 인투님의 글을 좋아라하는 한 팬이랍니다
    처음으로 글 올려보는데, 여러 분야에 관심이 많고 끝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어요 굉장히 부러워하고 있어요 주위에 좋은 분들도 많으신거 같고....
    한국에 있었으면 함께 하고 싶을정도로요
    아쉽지만 인투님에게서 신선한 자극을 받는 걸로 만족해야겠죠
    얼마전부터 어릴때 끊었던 피아노 다시 시작헀어요 ㅋㅋ
    이 나이에 다시 시작해도 될까 의문이지만 뭐 까짓것 한번 도전해보는거죠
    저에게도 용기를 ^^

  • intotheself
    '12.7.27 12:12 AM

    지금은 미국으로 떠나서 6개월 혹은 조금 더 살고 오게 될 분과의 송별연에서

    그녀가 말을 하더군요. 초등학교 교사인데 주변의 선생님들에게 악기를 나이가 들어서 여러 가지

    배우는 사람을 알고 있다고 이야기를 하니 한 선생님이 출근하기 전에 피아노를 치고 오게 되었노라고

    고백하더라고요. 다른 사람들은 뭐하러 이 나이에 피아노를 다시 시작하는가 뜨악한 얼굴로 대하지만

    자신은 그런 말이 인상적이었던 모양이었습니다. 본인은 악기 시작할 생각이 없는가 물었더니 악기까지는

    아직 손이 닿지 않고 이번 미국행을 기회로 언어에 대해서 조금 더 노력해보고 싶다고 하네요.

    그렇게 서로에게 자극이 되면 그것 자체가 새로운 물결이 되어서 파장을 넓히는 것이로구나 고맙게

    이야기 들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물론 이 나이에 라는 의문이 생기기 쉽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시작하는 일은 축하가 필요한 일이

    아닐까요? 가끔 무슨 곡을 치고 있다거나 이런 즐거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길 기대합니다.

  • 2. 바람처럼
    '12.7.27 4:06 AM

    intotheself님께서 ‘그리스인’ 이야기하셔서 어제 새벽에 주문한 책들을 어제
    저녁에 모두 받아 보았네요.
    1. 서구적 사유의 그리스적 기원, ‘정신의 발견’
    2. 고대 그리스인의 생각과 힘
    3. 비잔티움 제국사

    모두 같은 출판사의 책들인데 전부 명저들이기도 하네요.
    특히 비잔티움은 그리스의 문화와 예술이 유산으로 전승되어 온 천년 제국
    이고, 동·서양의 정신이 혼합되어 ‘신비스러움’ 이 풍기는 기풍 때문에
    오래 전부터 제 호기심을 자극해 왔었지요.
    건축에서 둥근 돔의 조형이 ‘비잔틴 양식’ 이라고 하잖아요.

    intotheself님께서 워낙 박학다식하셔서 영국 시인, 바이런의 이 말을 알고
    계시겠지만 제가 좋아하는 말이기에 올려 봅니다.

    “겨울바람에 잎이 다 떨어져 나간 나무에, 유일하게 붙어서 버티고 있는
    나뭇잎이 고대 그리스 정신이고, 모자이크 벽화에서 다 붙어있는데,
    붙어있기를 홀로 거부하고 떨어져 나간 타일 한 조각이 고대 그리스 정신
    이다.”

    현대와 같은, 정신이 자본에 몰입되어 가치관이 혼탁해지고 순수성이 상실
    되어가는 세상과 세대에게 꼭 필요한 말처럼 들리지요.
    수도자나 예술가의 이상처럼 고상하고 우아한, 이 그리스 정신은 애초부터
    ‘현실’ 과는 타협할 수 없는 정신인가 봅니다.

  • intotheself
    '12.7.28 10:09 AM

    주문하셨다는 세 권의 책 다 고민하다가 못 읽고 있는 책인데요

    공연히 제가 더 기대가 되네요.

    읽으시고 서평을 올려주실 수 있을까요?

    그리고 왜 그리스인가, 강력 추천합니다.

    어찌하다 보니 어제 밤 헬라어 길라잡이 한 권 사들고 들어왔습니다.

    헬라어를 하는 선배를 만난 자리에서 기본적인 읽기를 배우고 나니 슬그머니 마음이 동해서 구해놓고

    아니 왜 이런 짓을?

    아침에 후회 반, 그렇지만 기대반도 있는 묘한 토요일 아침이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22985 700년된 푸르른 회화나무 김태선 2025.02.12 36 0
22984 점점 사라져가는 우리 토속신앙 문화 동제 1 김태선 2025.02.12 66 0
22983 사라진 상제루 2 도도/道導 2025.02.11 224 1
22982 겨울 바닷가에서 4 도도/道導 2025.02.10 311 0
22981 안입는 블라우스 활용 소매잘라서 니트안에 넣기 17 모카초코럽 2025.02.09 2,126 3
22980 제한된 법 2 도도/道導 2025.02.09 257 0
22979 2월 8일 집회사진입니다~ 2 이재은 2025.02.08 419 1
22978 2.8일 안국 꿀떡 나눔 이야기 7 유지니맘 2025.02.08 1,900 5
22977 기쁨은 찾는 것입니다. 2 도도/道導 2025.02.08 255 1
22976 딩굴댕굴 개프리씌 6 쑤야 2025.02.07 561 1
22975 밤새 오던 눈이 지금도~ ㅠㅠ 2 도도/道導 2025.02.07 479 0
22974 바삐님과 붕어섬이 안 보이시는 분을 위해 ^^ 6 도도/道導 2025.02.06 454 0
22973 바삐님, 붕어섬 보세요 3 예쁜솔 2025.02.06 491 1
22972 2.8일 토요일 3시 안국역 집회 유지니맘 2025.02.05 699 2
22971 옥정호 안에 붕어 한마리 8 도도/道導 2025.02.05 543 2
22970 정월 초이틀 눈덮인 대둔산 2 wrtour 2025.02.04 330 0
22969 나만 느끼는 추위가 있다 4 도도/道導 2025.02.04 421 1
22968 섣달그믐날 관악산 3 wrtour 2025.02.03 344 0
22967 걱정 속의 기대 2 도도/道導 2025.02.03 240 1
22966 3D 달항아리에 용그림 그리기 4 Juliana7 2025.02.03 361 0
22965 내일이 입춘 6 도도/道導 2025.02.02 317 0
22964 도솔천의 설경 4 도도/道導 2025.02.01 444 1
22963 1.31일 안국 집회 빵 나눔 5 유지니맘 2025.01.31 1,276 2
22962 내가 눈 치우는 방법 2 도도/道導 2025.01.31 612 1
22961 시골 동네에 제일 부잣집 2 도도/道導 2025.01.30 1,166 0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