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는 금요일이 부처님 오신날이라 하루가 더 길어진 주말을 보내고 계시죠 ?
프랑스에는 이번 일요일이 오순절(Pentecôte)이라서 월요일이 휴일이예요 ^^
그래서 저도 긴주말을 맞았어요 ! ( 오호 ! 종교도 없으면서 종교의 덕을 보네요, 고맙기까지 ^^)
날이 점점 좋아져서(이제 드디어 !!) 창도 열어서 햇살도 좀 들이고,
시장도 봐오고 (여긴 일요일에 문여는 곳이 없는데, 월요일까지 휴일이니, 식량비축을 꼭 해 둬야 합니다 !!)
82 밀린 것도 읽고, ...하다가....
김혜경 선생님이 다녀오셨다고 글을 올리신 !!! 싱가폴 !
후~~욱 뜨끈하고 습한 기운이 제 뼈속까지 스며드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
통통배가 떠다니는 바다~ 적도의 뜨겁고 습하고 무거운 구름~

마음이 멜랑꼴리하면 찾아가곤 하는 사람이 많았었나 ? 푯말이 더 무서워요.

퇴근 후 한잔하러 냉방이 시원하고 세련된 바에 갈 수도 있었지만,
짠내나고 습한 "DANGER"하다는 바다를 면한 노천 맥주집으로 향했습니다.
맥주도 맥주지만, 해지는 것을 보면서 하루 피로를 노을 맛사지로 마무리하곤 했습니다.

City Hall 시청입니다.
싱가폴은 도시국가라서 경기도~하는 “도”의 개념도 없고, 서울시 부산시 하는 “시”도 없습니다.
그런데 시청은 있습니다. 왜 ? 영국 식민시절에는 이 지역이 “시(정도의 개념이였던)" 까닭이랍니다.
영국 식민 시대도 다 흘러간 이 마당에 이 곳 시청에서 무슨 업무를 처리하는지 지금도 궁금합니다.

싱가폴의 상징인 “머라인언Merlion”(멀~라이언)입니다. 상체는 사자 하체는 물고기랍니다.
곳곳에 조각상이 있는데, 이 쪽 것이 제가 살 당시 최신 제작된 멀라이언으로 밤에는 조명을 받아
색색깔의 물을 뿜어 냅니다.

싱가폴 칭구들이 과음으로 따은 우~욱...하는 경우에..”멀라이언 한다”....고..도 합니다.ㅋㅋㅋ
(대학 때 저흰 “나이아가라”...라고 했던 기억이 ㅋㅋㅋ)
싱가폴을 먹여살리는 보이지 않는 산업 금융업이 밀집한 곳입니다.
각종 세련된 고층빌딩이 정말 숲을 이루고 있습니다.

싱가폴 관광오시면 여기서 가이드가 꼭 맨트합니다
‘‘자 여러분, 왼편으로는 한국 모모기업에서 지었다는 웨스틴70층짜리 호텔이 우뚝 서 있습니다’’

거의 꼭대기쪽도 아니었는데, 요 호텔방에서 보면 싱가폴 전체가 보이는 듯 합니다.
영국에 속해 있었던 시절 건물들과, 화려하게 부상한 아시아의 용에 걸맞는 마천루들이 공존합니다.

시청앞 너른 잔디밭 Padang 파당, 예전 영국 사람들이 크리켓을 할려고 지어(?) 놨습니다.

저 뒤쪽 둥글하고 뾰족한 두 덩어리의 건물은 정식 명칭이The Esplanade - Theatres on the Bay 이지만,
처음 개관 당시 택시 운전사 아저씨들이 이름이 복잡하시다며 그냥 "두리안" 이라고 불렀어요 으흐흐으흐흐

꼭 과일의 황제라는 “두리안” 같이 생겼거든요. ^^

크기는 성인 머리보다 크고 나무의 높이도 20-30미터라서 나무에서 떨어지는 이 열매에 맞으면
바로 이 세상과는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가게 된다고 하는 그 나무 열매입니다.
극과 극이 갈리는 과일입니다. 너무 좋아 !! VS 냄새도 싫어 !
대극장 안에는 크고 작은 공연 장이 여럿 있고, 모양도 크기도 다 다양합니다.
인상 깊었던 한 공연장 내부.
고래 뱃속에 들어온 느낌이랄까요 ?

싱가폴은 여러 민족이 여러 종교를 서로 인정해 주면서 사는 나라인데요,
그러다 보니 무슬림은 돼지 고기를 안 먹고, 힌두교인들은 소고기를 안 먹고,
그래서 제일 인기 있는 메뉴는 닭고기 요리입니다. 그 중 내노라하는 치킨라이스.
닭고기 삶은 국물로 밥을 하고, 고기는 따로 양념을 해서 굽거나, 찌거나 삶거나 튀겨서 밥위에 올려 줍니다.
같이 나오는 칠리 소스에 따라서 식당을 바꿀정도로 칠리소스의 비중도 큽니다.

우리 개인 요리사가 오늘은 무엇을 준비했나 볼까요 ?

뭘 붓고 있네요… 곡주입니다.
뜨거운 냄비 속에 재료가 있고 도수 높은 곡주를 부어 줍니다. 그리고 불을 화~악 붙입니다.

옴마야, 놀래서 불이 활활 일때는 사진을 못 찍고 째끔 남았을 때 한 장, 기념샷 !
그리하야 제 앞에 놓인 저녁 메뉴는 « 술 먹은 칠리 크랩 » !!
으허허허 사진만 봐도 뿌듯하구나 크랩아~~
말은 칠리인데, 하나도 안 칠리하고, 달짝지근 합니다. (게가 달아서 그런 것이었을까요 ?)
곡주를 얼마나 넉넉히 쓰셨는지, 먹는 내내 알콜 음료를 따로 주문하지 않아도 될 정도 였습니다.

주방장님, 요리 솜씨는 좋은데, 서빙 비쥬얼이 채큼 떨어지는 듯하군요..
이렇게 맛나게 게를 통넘으로 잡아 먹고 나도 며칠 후 또 생각이 슬슬 납니다.
저는 입맛도 고급에 입도 짧아요. 같은 건 잘 안 먹습니다.

흐흐흐흐흐 이것은 페퍼(후추)크랩 !!
아래 쪽 집게다리 껍데기가 부서진 사이로 맛있는 게살이 보이시나요 ?
거짓말 안 하고 집게손 부분의 살이 제 주먹보다 큽니다.
이렇게 게만 먹고 다니면 올라가는 엥겔계수에 생활자금 못 맞춥니다.
아침 식사는 가난 버전. (가난 버전이라기 보다는 싱가폴에서 일상적으로 먹는 소박한 아침입니다)
뭘까요 ?

열려라~종이 !
회사앞에 이런 국수 집이 흔한데 가면 종이들 들고 계신 주인아저씨가
국수(간장에 볶은 가느다란 쌀국수)를 벌써 한 덩이 올립니다. 그리고 주문녀를 빤히 쳐다보시죠.
그럼 아리따운 주문녀는 야채랑, 어묵이랑, 생선 튀김 주세요~
그럼 아저씨가 주문대로 착착 국수 위에 올려서 큰 것은 가위로 팍팍 잘라 주십니다.
그리고 아리따운 주문녀에게 한 마디 건네 십니다.
오늘도 칠리소스 많이 ?
녜 !! ^^

이렇게 해서 사무실에서 컴퓨터 앞에서 먹습니다.
사무실에서 여기저기 간단한 아침식사하는 소리가 그립기까지 하군요.
또 어느 날은 맛있게 익은 김치로만 푸~욱 끓인 김치찌게가 너무 너무 그립습니다.
물론 싱가폴 한인 사회도 있고 해서 (제가 있을 때는 한인사회가 많이 줄었을 때였습니다만..)
한식당이 꽤 있습니다. 그러나 한식당은 좀 가격이 있고.,
푸드 코트라고 하는 우리나라 백화점 지하 음식코너 처럼 생긴 간단 식당들에도 한식의 바람이 불었습니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곳이 물론 제일 맛이 있죠 ! 그.러.나.
또 뭔가 궁금증이 발동한 저는 현지인이 운영하는 한국음식 코너에 가 봅니다..
김치찌게 백반이요~~

음…당근이 들어간 것은 애교로 봐 줄까 ?
먹다보니 표고 버섯도 나오고, 싱가폴인들의 사랑 닭고기도 푸짐하게 나옵니다.

무슨 몸보신용 김치찌게 였나봅니다. 귀여웠어요.
그러나 이 밤에 가장 생각나는 것은 …..
왕새우가 헤엄치는 톰얌 국물 쌀국수에 고수를 한~다발 올려서……….

꿈꾸다가 침흘리게 생긴 밤입니다. 아~~~ 그리워라~~
락사도 먹고 싶고,
뽀삐야도 먹고 싶고,
미시얌도 먹고 싶고,
나시레막에,
야쿤 가야 토스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