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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그레꼬의 그림을 보다

| 조회수 : 2,927 | 추천수 : 290
작성일 : 2010-05-20 07:37:47


  
지난 월요일 루니 수업시간에 잠깐 화장실에 다녀오던 길에 이야기를 약간 놓친 부분이 있었습니다.

마지막 꼬리 부분에 들은 이야기인즉 스피노자와 엘 그레꼬에 관한 것인데요, 두 사람의 어떤 면을 구체적으로

연결해서 이야기했나? 중간에 이야기를 끊으면서 묻기가 불편해서 그냥 마음에 담고 (다음에 찾아보아야지 하고요)  왔는데 루니의 회림님이 정리해서 올리기도 하고 첨부파일로 엘 그레꼬의 그림,그 이전과 그 이후의 라파엘로 그림 한 점 루벤스의 그림 한 점을 함께 올려 놓았네요. 얼마나 다른가를 보여주려는 의미로요

그리고 오래 전에 메너리즘이라고 분류된 그림을 본 소감을 적어 놓은 글을 함께 올려놓았는데 사실은 그 글이

더 저를 촉발해서 엘 그레꼬의 그림을 보고 싶어졌습니다.



처음 그 화가의 이름을 들었을 때 엘 그레꼬가 뭐야? 특이한 이름이네 하고 생각을 했었습니다.그런데 알고 보니

그것이 본래의 이름이 아니고 크레타 섬 출신인 그가 이탈리아에 옮겨가서 그림을 배우고 그 다음에 가게 된

나라가 스페인이라고요. 그런데 그의 이름이 발음이 너무 어려워서 그 곳 사람들이 자신들과 다른 나라에서 온

그를 그리스 사람이란 뜻으로 엘 그레꼬라고 불렀고 그 이름이 미술사에서도 그대로 통용되고 있다고요.

첫 그림은 그의 자화상입니다.



이 그림은 십자군 전쟁에 참가했던 프랑스의 왕 성 루이인데요, 사실 그는  saint란 칭호를 받을 자격이 있나

의문이 드는 사람입니다.제 견해로는 ,그가 신심이 있다는 것은 알겠지만 십자군 전쟁에 참여해서 사실

물러서야 할 자리에서 진격을 명해서 휘하의 군사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었지요. 그래도 교황의 입장에서는

그런 행위가 그와는 완전히 다른 형태로 십자군에 참여한, 세계의 경이라고도 불리는 프리드리히의 이슬람과의

타협은 파문의 여지가 있는 행위이었던 시절이라서 가능한 호칭이 아니었을까요? 그런 구절을 읽을 때

역사의 아이러니를 느끼게 됩니다.


프라도 미술관에 갔을 때가 생각납니다. 보고 싶은 그림은 너무 많고 시간을 충분히 내기는 어렵고

그래서 일행들이 상의해서 아침 일찍 가고 점심은 생략, 다음 코스로 가는 차안에서 먹기로 하고 ,그렇게 아낀

시간이어도 보고 싶은 그림을 제대로 보는 일은 어려웠지요. 그래서 미술관의 도록을 담은 책을 사고 싶었는데

유감스럽게도 영어판이 없는 겁니다.그래? 그렇다면 읽을 수 없어도 스페인어로된 도록이라도 사야지 싶어서

한 권 구해 왔는데 초기엔 가끔 넘기면서 그림을 보곤 했는데 지금은 다른 도록에 밀려서 역시 손이 가지

않고 있어요. 언어를 모른다는 것은 그런 것일까? 아니면 이미 너무 많이 넘겨 보아서 신선미가 떨어진 탓인가?



마드리드의 프라도  미술관에 갔을 때 보고 싶은 화가들 목록에 물론 엘 그레꼬도 들어있었지요. 도판으로만

보던 화가의 그림을 처음으로 본다는 흥분감이란, 사실 다른 화가들의 그림은 이런 저런 계기로 다양하게

보았지만 스페인안에서만 볼 수 있는 몇 화가의 경우는 언제 다시 와서 볼 수 있으랴 싶어서 더 마음이 떨렸는지도 몰라요. 그런데 그의 그림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켄버스가 커서 놀랐습니다.

아래에서 위를 목을 치켜들고 보아야 하는 ,그래서 책속에서 보는 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의 그림을 옆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보던 그 순간이 갑자기 생생하게 떠오르네요.






Visionary artist El Greco—born Domenikos Theotokopoulos—was three centuries ahead of his time. A Greek who lived in Toledo, Spain, El Greco (1541 – 1614) exaggerated the Mannerist style of replacing realistic portrayals of the world with personal interpretations. A painter of mesmerizing religious and mystical works filled with chilly colors and flamelike figures, El Greco only utilized light for emotional impact. He also created compelling portraits, and Europe’s first true landscapes. El Greco strongly influenced 20th-century Modernists including Pablo Picasso and Jackson Pollock



그의 그림을 처음 만난 것은 바로 이 작품 라오콘이었습니다 .다른 라오콘 군상 조각을 소개하면서 후에

라오콘을 그림으로 그린 엘 그레꼬를 일종의 보충 작업으로 소개한 책이었는데요 저는 라오콘 조각은

여러 번 본 상태라서 오히려 엘 그레꼬의 그림에서 눈길을 떼기가 어려웠었고 도대체 어떤 시대의 화가이길래

이런 묘한 분위기를 내는 그림을 그렸을꼬 당연히 관심이 갔었지요. 그래서 찾아보기 시작한 것이 엘 그레꼬와의

인연의 시작이었네요.



딱 보면 엘 그레꼬가 아닐까 그렇게 생각이 들 정도로 독특한 그림, 그 앞에서 마음이 안절부절하거나

뭔가 마음속을 휘젓는 색감,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판에서 만나면 반가운 마음에 한참을 바라보게 하는 힘을

갖는 그림이라고 할까요?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엘 그레꼬는 이런 식으로 초상화를 그린 엘 그레꼬입니다.



스피노자 수업덕분에 오랫동안 잊고 있던 도록의 먼지를 털어내고 프라도 미술관으로 여행하고 싶은

욕구가 생겼습니다.그러니 어디서 무엇과 만나서 그 느낌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그것이 우연한 마주침이

주는 재미가 아닐까 엉뚱한 생각을 하는 목요일 아침, 오늘로 거의 일주일째 저절로 같은 시간에 눈이 떠지는

바람에 이 현상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생체 리듬이 바뀐 것을 그냥 받아들여야 할 모양이라고 고민하게 되네요.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momo
    '10.5.20 9:47 AM

    저도 스페인에 갔을 때 접했던 엘 그레꼬의 작품이 생각납니다.

    홋수가 큰 그림들이 많더군요.

    좋은 글 항상 잘 읽고 있습니다. ^^

  • 2. 쎄뇨라팍
    '10.5.20 11:05 AM

    그림 감상 잘하고 갑니다^^

  • 3. 소박한 밥상
    '10.5.20 12:52 PM

    프라도 미술관에 영어판은 없었군요 !!
    제법 두꺼운 "프라도 100선 마스터피이스"를 구입했는데 저도 찾다가 스페인판을 그냥 들고 왔는데 (여동생이 서반어 전공인 것에 위안을 삼으며 ^ ^) 저는 제가 침착하지 못해서 영어판을 못 찾았을거야는 아쉬움이 쭉 있었는데 위로가 됩니다 !!!!!!!!!!!!

    3번째 그림 그 지역 존경받는 인물을 그렸는데 그림속에 엘 그레코 자신의 얼굴을 넣었다고 들었는데 ??
    지극히 세속적이라 그림속 화가의 얼굴이 있다든지 아니면 엘 그레코의 그림속 인물들 처럼 10등신 체격이었으면 좋겟다는 유치한 생각만 하네요 ^ ^

    밑에서 3번째 그림 특이한 손동작은 속해있는 기사 그룹의 약속같은 것이라고 우정이나 충성이니 하는 좋은 의미가 있는가 해서 프린트 된 까만 색 티셔츠도 샀었는데 그렇지는 않다고........??

    우람한 체격들의 그 나라에서는 아 !! 스몰 싸이즈가 맞아서 기뻤고
    벗은 마야 복사본은 잊지 않고 챙겼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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