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열중해서 보고 있는 필름인데요,혼자 보기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소개합니다.
크리스토퍼 누펜감독이 거장이라고 불릴 만한 사람들을 심층 인터뷰하고 그들의 음악공연도 함께 담아서
내놓은 필름입니다.오래 전 재클린 뒤프레의 필름을 하나 구해서 보고 이런 작업이 더 있다면
보고 싶다는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마침 지난 주 예술의 전당에 갔을 때 블라드미르 아쉬케나지와
이작 펄만의 필름을 더 구할 수 있었답니다.
입시가 끝난 이후 학교에 가지 않는 아들덕분에 새벽 6시에 일어나지 않아도 되어서 한동안 몸이 편했지만
마음은 엄청 고달픈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중인데요 (하루를 쓰는 방식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오늘부터 며칠간 기말고사라고 하여 다시 새벽에 일어난 날,이상하게 잠이 오지 않아서
블라드미르 아쉬케나지의 필름을 보았지요.잠이 확 달아날 정도로 몰두하게 하는 필름이었습니다.
어라,나도 궁금한데 라고 생각할 사람들을 위해서 www.allegrofilms.com이란 주소를 올려놓을께요.

조금 더 듣고 싶은 부분이 있어서 음악에 귀기울이면서 고른 화가는 모리스 루이스입니다.
요즘 이상하게 추상표현주의 화가의 그림에 마음이 가서 자꾸 뒤적여서 보게 되네요.
그런 끌림이 어디서 오는가는 그 때 그 때 다르기 때문에 한 마디로 말하긴 어렵지만
내부에서 오는 경우,밖에서 오는 자극에 의해서 오는 경우,한 마디로 잘라말하기 어려운 경우가 뒤섞여 있다고
해야 할까요?

화폐,마법의 사중주를 읽다가 인용이 여러번 된 가라타니 고진의 책이 있었습니다.
평소라면 그냥 지나갔을 책인데 마침 일본어 번역시간에 읽는 교재가 가라타니 고진의 탐구이고
한글로도 어려운 글을 일본어로 번역하면서 읽으려니 정말 머리에서 쥐가 나는 기분이 들던 참에
그렇다면 탐구 자체를 번역서로 읽는 것은 룰위반인 것처럼 느껴지니 차라리 그 책을 구해서 보자 하는
마음에 고른 책이 마르크스 그 가능성의 중심입니다.

마르크스를 읽어내는 방식이 독특해서 소쉬르,비트겐슈타인등 언어이론을 정립한 사람들의 이야기
고전경제학자들의 이야기등이 섞여서 처음에는 정신이 하나도 없더군요.
어쩔 수 없이 구조주의 언어학에 관한 책을 다시 꺼내 읽고 다시 본 독서로 돌아가니 그제야 작은 실마리들이
잡히는 경험을 했습니다.그러고 나니 탐구에서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인지 조금 그림이 그려지네요.

책읽기가 지금의 나의 삶을 어디로 인도할 지 그것을 단정지어 말할 수 없지만
그래도 꽉 닫혀있던 문이 살짝 열리는 경험을 하는 일은 역시 즐겁다고 아니 할 수 없겠지요?

헬렌 프랑켄탈러의 그림입니다.
얼마전 국제 갤러리에서 조안 미첼의 그림을 보고 나서,아 다음 번에는 헬렌 프랑켄탈러의 그림을
실제로 볼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마음속에 담고 있으면 언젠가 기회가 오겠지 하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사실 조안 미첼의 그림도 그렇게 단독으로 갤러리에서 보게 될 지
전혀 예상을 못하다가 불쑥 만나서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거든요.


오늘 발표가 난 학교에 원서를 낸 제자,그 아이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자니 시간이 너무 더디고
밤낮이 바뀌어서 살고 있는 아들을 보는 일에 마음이 지치고, 지금 있는 장소에서 옮기게 된 도서관
그래서 현실적인 일을 처리해야 하는 일로 바쁘고,그래도 역시 이렇게 음악을 들으면서 그림을 보는 시간


이런 시간의 틈새가 하루를 살아갈 수 있는 건강한 에너지를 주는 것이 아닐까 하고 고마워하고 있는 중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