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Second - 바람소리

지금은 잊혀진 추억의 철로가 아닐까 싶습니다.
수원-인천간 협궤열차가 운행되던 수인선...

수도권 전철 4호선 고잔역에 내리면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고
나름 추억의 그 시간들을 복원이랍시고 뭔가 남겨놓은 것이 있습니다.

끊어진 철로 사이에 좀 억지스러운 면이 없쟎아 있지만
그래도 이런 정도의 글귀는 봐줄만합니다...만,

기왕 복원하려고 마음먹었으면 제대로 복원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요?
제대로 된 열차는 없고 엉성한 베니다판 모형이라니...

그 시절 사진만 몇 점 걸어놓는 것도 좋지만
정작 중요한 열차는 엉성한 모형이라니...
광화문 신문로 2가에는 구한말 전차도 제대로 된 차량을 비치해 놓더니만...
수인선 추억은 엉성해도 괜찮다는건지...

끊어질 듯 하면서도 아슬아슬하게 이어져 있는 철로를 따라 중앙역 방향으로 가봅니다.
코스모스 너머 여전히 엉성하게 서있는 베니다판 모형...
왠지 씁쓸한 기분은 영 개운치가 못하군요.

끊어진 철로의 단면,
세월의 흔적,
녹슨 철로의 꿈이 화창한 날씨와는 반대로 더욱 스산하게 느껴집니다.

아아...
계속해서 눈에 거슬리는 베니다판 모형...

근데...
왜 이 구간은 철로가 비정상적으로 휘어버렸을까요?
전철 공사로 땅이 뒤틀렸기 때문일까요?
알 수 없습니다.

가을엔 코스모스도 빠지면 안되지요.
녹슨 철로가의 외로운 코스모스...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에 외로운 꽃 한송이는 고독감만 더해줄 뿐.

억새축제 안가도 풍성합니다.
인적 드문 이 철로가엔 억새가 말 그대로 억세게도 많습니다.

중앙역에 다다를수록 끊어진 구간도 더욱 많아지고 흔적도 점점 흐려집니다.
중간 중간 도로가 가로지르고 있었습니다.

중앙역을 살짝 지나면 이 철로 흔적도 사라집니다.
그렇게 수인선의 추억도 날아갑니다.

수도권 전철 4호선 중앙역.
수인선이 다니던 시절의 이름은 무엇이었을까요?

추억을 뒤로하고 집으로 돌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