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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사랑하는 언니의 쾌유를 빌며.....

| 조회수 : 2,049 | 추천수 : 109
작성일 : 2009-08-28 22:37:12
성당모임에서 알게 된 언니가 있습니다..

첫 만남에서 제 맞은편에 앉으셨는데
그날 언니와 저는 몇 번이나 눈이 마주쳤었고
그럴 때 마다 서로가 웃음을 건넸었지요..

언니는 참 멋지고 아름다운 모습이셨어요.

두번 째 만남은 일요일 미사 마치고 나올 때 였습니다..

언니가 저를 보시더니  "나한테 웃어줘서 고마워요~" 하셨습니다..

언니는 제가 아가씨인줄 알았다고 하시며
언니의 나이를 말씀하셨어요..

50대 후반 정도로 생각되었던 언니가 73세라고 하셔서 깜짝 놀랬지요..

저보다 훨씬 더 젊게 옷을 입으시고
무척 고우시고 아름다우셨으니까요..

나이로 보면 엄마뻘이시고 언니가 아닌 왕언니셨지만 저는 그냥 언니라고 불렀습니다...


언니는 저를 부를 때 "아가야~" 라고 하십니다..

모임에서 점심을 먹을 때는
"아가야 이것 좀 먹어 봐.  아가야  이거 맛있어.." 하시며
제 앞으로 이 그릇 저 그릇 옮겨주십니다..

몇달 전 꽃동네에 갔을 때에도 잔디마당에 앉아서 강론 듣고 있는데
갑자기 옆에 앉은 언니께서 찰밥을 김에 싸서 제 입에 넣어주시는 겁니다..
하나 받아 먹고나니 밥이 다 없어질 때까지 그렇게 해서 계속 제입에 넣어주셨어요..

"아가야  넌 많이 먹어야 해.. 넌 건강해야 해.. 잘 먹어야한다~" 하시면서요...

밥 다 먹고나니 그 다음엔 바나나를 벗겨서 제 손에 쥐어주시더니
그 다음엔 호두며 아몬드를 입에 넣어 주시고
잠시도 제 입이 쉴 틈을 주지를 않으셨어요..

참으로 알뜰살뜰히 챙겨주시고 보듬어 주셨어요..

제 핸드폰 컬러링이 슬픈 곡이라며
"아가야~ 그런 음악 컬러링으로 하면 못쓴다..
쿵짝쿵짝 신나는 것으로 바꿔 알았지?"

그래서 지금 제 컬러링은 신나는 음악입니다..



그 옛날 무용을 전공하셨던
곱고 멋쟁이시고 아름다우신,

마음은 더욱 더 아름다우시고
저를 예뻐해주시던 언니께서
얼마전에
폐암말기 선고를 받으셨습니다..

오늘 언니 병문안을 다녀왔는데 언니와 저는 여전히 눈 마주치며 웃었습니다..

언니가 이것저것 먹을것을 내어 오셨어요.

"아가야 이 샌드위치 먹어봐.. 먹어  응 그래  먹어 아가야~"
"아가야 포도도 좀 먹어봐...   푸딩 참 맛있어 먹어봐~"

요즘 저도 입맛이 없어서 잘 먹지를 못했는데
오늘은 언니의 사랑으로 인해서인지 많이 먹을 수 있었어요..

잘 먹는 저를 흐뭇하게 바라보시며
"누가 쟤를 애기 엄마라하겠어...."   언니 눈에는 제가 어리게만 보이십니다..

언니는 병원치료를 받지 않으시고 그냥 편하게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자유롭게 살다가 하늘나라로 가겠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하시며 호탕하게 웃으셨어요...

그래도 언니가 웃으시니 마음이 놓였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웃으셔도 혼자 계실 땐
특히 길고 적막한 밤에는 문득문득 두려움과 무서움이 몰려올 때도 있을거라 생각하니
마음이 또 아팠습니다..

병실을 나오기 전에 언니 손을 다시 꼭 잡아드렸는데
여태 잘 참았던 제 눈물이 눈치도 없이 툭~!! 터져나오는 겁니다..
끝까지 웃는 모습 보여드릴려고 무던히도 애쓴 보람도 없이 말입니다..

"아가야~ 울지말어  아가야 울지마~"

언니 눈도 금새 발갛게 되셨습니다.

발걸음이 떨어지지않아 돌아서 나오는데 무척 힘들었습니다..

언니가 무서운 병과의 싸움에서 승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1%의 가능성이 있다면 그 1%가 언니에게 100%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랑하는 언니가 잘 이겨내시고 잘 버텨내주시길 바라면서
언니의 쾌유를 빌면서
언니의 마음의 평화를 빌면서 글을 적어보았습니다.

이 글을 당장에는 언니가 보실 수 없겠지만
퇴원하시고 나면 제가 보여드릴거예요..

희망의 속삭임이 늘 언니의 몸과 마음을 감싸주시길 바라면서
whispering  hope를 이번에는 오리아짐님께 부탁드릴께요...

오리아짐님
짜잔~~~ 하시며 나타나시어 음악 올려주시면
제가 이쁜 짓 많이하는 동생 될께요^^

지금 아파서 고생하시는 분들 계시면
같이 들으시고 희망과 용기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탱여사
    '09.8.28 11:33 PM

    짜잔~~오리아짐님이 아니라서 웬지 지송해요.
    한 줄 한 줄 읽어 내려가면서
    우리집 큰언니를 생각하게 하면서(하늘나라)
    웬지 모를 불길한 마음이 들었는데
    그렇게 곱고 아름다운 분에게 아픈일이....
    1% 가능성이 100% 가 되도록
    기도해 드릴께요.

  • 2. 카루소
    '09.8.29 12:01 AM

    1% 가능성이 100% 가 되도록
    기도해 드릴께요. 2222

    혜인님의 빠른 쾌유를 바랍니다.*^^*

  • 3. 캐드펠
    '09.8.29 3:14 AM

    들꽃님의 고운 마음 전해지실 거에요.
    저두 혜인님의 쾌유를 빌어 드릴게요.

  • 4. 들꽃
    '09.8.29 6:35 AM

    오리언니~ 음악 올려주셔서 고맙습니다.
    다시 들어도 역시 좋은 음악이네요..
    언니의 기도는 희망의 소리와 함께 잘 전해졌을거예요...

    탱여사님 짜짠~~하고 오신것도 감사한데
    기도해주신다니 참 고맙습니다..

    카루소님 1%의 가능성이 언니에겐 100%의 기적으로 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캐드펠님 쾌유를 빌어주셔서 고맙습니다.
    간절한 기도가 아픈 언니께 잘 전해지리라 믿어요..

  • 5. 소꿉칭구.무주심
    '09.8.29 7:16 AM

    들꽃님 저~~도 작은힘이지만 보탭니다~~~
    아픈언니 쾌유를 빌어봅니다

  • 6. 녹차잎
    '09.8.29 9:23 AM

    넘 짧은 인생입니다. 애들 키우기 바쁜 요즘 ,, 내가 허투로 살아온 인생이 아쉽기만 합니다.

    그냥 이해하고 부지런하면 잘 될거라고 살아았는데...


    돈이 첫째로 해결 안되니,, 나 정신력이 아주 강한 사람입니다.

    열심히 살다보면 ,,,,. 잘할거라고 믿습니다.

    컴퓨터도 많이 늘었습니다.
    잘 살아온 우리 잘 될거예요. 담담하게,,, 잘못되고, 실수 투성이 인생일지라고 보듬고,,,

  • 7. wrtour
    '09.8.29 12:37 PM

    그림들이 선명히 그려집니다.
    쾌유하셔서 두분 함께 행복하시길.................

  • 8. 미루나무
    '09.8.29 3:48 PM

    저도 기도할게요.

  • 9. 봉화원아낙
    '09.8.29 9:05 PM

    폐암 말기..
    얼마나 힘드실까..
    얼마나 아파하실까..
    하지만 암 까짓..이겨내실겁니다.
    충분히 이겨 내실거라 아낙은 믿습니다.
    믿음은 믿음을 낳는다 하였으니요~

    아낙도 서투른 기도지만 두손 모아
    진심으로 소망해 봅니다.
    건강하시길..
    아픔 없이 건강 하시길요~

  • 10. 들꽃
    '09.8.29 9:57 PM

    무주심님 작은힘이 모여서 큰 기도가 될겁니다..
    그 마음 너무 고맙습니다.

    녹차잎님 열심히 사시는 모습 보기 좋습니다.
    화이팅 더 보태드릴께요^^ 잘 되실거예요..

    wrtour님 언니 앞에서는 저는 마냥 어린애예요^^
    앞으로도 행복한 그림 그리며 살 수 있게
    꼭 쾌유하실거라 믿어요.. 고맙습니다.

    미루나무님 기도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모두의 기도가 아프신 분의 마음속에 잘 전달 될거예요..

    아낙님 저도 기도 잘 못해요.. 그냥 떼쓰고 매달리는 기도밖에 못해요..
    하지만 그러한 기도도 큰 힘이 될 수 있을거예요... 고마워요^^

  • 11. 들꽃
    '09.11.6 1:27 PM

    언니는 며칠 전 하늘나라로 가셨어요.
    안구 기증하시고 시신까지 기증하시고...
    그렇게 사랑을 베푸시고는
    가벼이 가벼이 하느님 품으로 가셨어요.
    그곳에서 영면누리시길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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