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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음악 - 잭키 브라운

| 조회수 : 1,694 | 추천수 : 94
작성일 : 2009-07-10 09:24:10

Bobby Womack - Across 110th Street(in OST, "Jackie Brown")

[잭키 브라운 - Jackie Brown]


제작 로렌스 벤더 / 원작 엘모어 레오나드 / 각본,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 / 촬영 길레르모 나바로 / 편집 샐리 멘키 / 미술 데이빗 와스코 / 출연 팜 그리어, 새뮤얼 L. 잭슨, 로버트 포스터, 브리짓 폰다, 로버트 드니로, 마이클 키튼 / 러닝타임 2시간 45분 / 1998년 / 미라맥스 작품


1960~70년대의 향수를 스타일적 분위기로 멋지게 부활시킨 타란티노의 재능은 이 영화로 명실공히 주목 할만한 감독에서 중견감독으로 준족의 발전을 이룬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 낼 수 있었던, 그러기에 더 애착이 갔을법한 작품 "트루 로맨스"를 팔아버린 댓가로 얻은 돈으로 비로소 자기 영화를 처음 만들게 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저수지의 개들"입니다.
비디오광 세대의 가장 극명한 특징을 간직한 이 황당무계한 신인 감독의 재능을 한눈에 간파한 하비 카이텔의 도움으로 완성한 이 20세기 마지막 컬트 영화는 선댄스에서 처음, 비상한 관심을 모으며 세계 영화계의 이목을 타란티노라는 이름에 주목시켰으며 자존심 세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칸 영화제마저 이 겁없는 '애송이' 감독에게 두 손 든채로 "펄프픽션"에게 황금종려상을 헌정하고 맙니다.
그런 그의 세번째 작품이라 더욱 팬들의 관심이 쏠렸을텐데 역시 그 답게 멋진 변신을 한채 '타란티노류'의 노선을 벗어나 폭력의 관점보다는 드라마적인 요소와 더불어 보다 더 영화다운 영화로 진지한 접근을 시도했습니다.

여기서는 전작들에 비해 화면에 전반에 걸쳐 핏자국과 폭력성이 많이 자제되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솜씨가 훨씬 세련되어졌으며 안정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 자신만이 갖고있는 독특한 분위기와 재기발랄함은 여전히 신선하며 한풀 꺾여 있다거나 사라지지 않고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역시 감독으로서 발전된 면모를 보여줍니다.

이 영화는 음악에 의해 메타포가 풀어져 가는 형식을 취하고 있으며 실제로 영화 전반에 흐르고 있는 음악적 감성은 모두 타란티노 자신의 정서와 취향을 그대로 대변한다고 합니다.
또한 그 자신의 성장 배경중의 하나인 흑인 하위 문화에 대한 이해와 사랑의 감성이 그대로 베어져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원작에서는 백인인 잭키 브라운이 영화에서는 마흔이 넘은 흑인 스튜어디스로 그려졌으며 음악도 거의 대부분 흑인음악, 즉 소울과 R&B, 랩에 이르는 흑인 문화 정서의 역사 한줄기를 꿰고 있습니다.

또한 이 영화는 70년대의 B급 영화에 대한 찬사의 의미로도 해석되어지는데 특히 영화 제목인 "잭키 브라운"은 74년작 "폭시 브라운"에 대한 애정의 표현으로써 원작의 주인공 이름을 '재키 버크'에서 '재키 브라운'으로 일부러 바꾼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게다가 70년대 B급 영화의 스타인 팜 그리어를 멋지게 변신시켜 재기에 성공한 것도 고무적인 일입니다.

타란티노의 감독으로서의 재능은 무엇보다 어떤 배우를 어떤 배역에 배치시켜 역할을 하게 하느냐에서 가장 잘 나타납니다.
마흔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섹시한 매력을 간직한 잭키 브라운, 이에 걸맞는 팜 그리어.
영리한 무기 밀매상 오델, 전작에서 같이 호흡을 맞춘 새뮤얼 잭슨은 킬러에서 변신하여 멋지게 연기합니다.
멍청한 은행강도를 연기한 로버트 드니로, 아마도 현존하는 배우들 중에 가장 극중 배역에 충실한 배우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의 인간적인 면모가 무척이나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그런 배우입니다.
그리고 귀여운 배트맨, 마이클 키튼, 여기선 인간적이고 일에 대한 욕심으로 강직하게 임무를 수행하는 경찰로 열연합니다.
그리고 섹시한 브리짓 폰다, 약물중독으로 약간 정신이 혼미한 오델의 애인입니다.

검은 돈, 현금 50만 달러를 차지하는 게임같은 스토리 라인.
탄탄한 각본에 덧입혀진 멋진 연출과 연기자들의 호연.
타란티노의 영화를 즐기는데 있어 이보다 더 좋은 조건은 없을 것입니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세번째 작품.
펄프 픽션으로 칸 영화제를 정복한 이후 자신의 재능도 무뎌지지 않았고 자신의 재기발랄한 강렬함 역시 잊혀지지 않았다는 것을 재삼 확인시킨 영화며 1998년 베를린 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작답게 연기자들의 연기력은 특히 인상적으로 기억됩니다.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Clip
    '09.7.10 1:43 PM

    보고 싶은 영화네요.
    한참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영화를 봤었는데, 이 영화는 못봤네요.
    아니면 봤는데 기억 못할수도 있어요. 요즘 머릿속에 지우개가 있어서... ㅠ.ㅠ

    스토리구성이 탄탄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로 늘 놀라곤 했는데, 생각해보면 "저수지의 개들"은
    지금 다시보라고하면 그 피흘림에 고개를 가로저을거 같지만,그래도 역시 타란티노의 영화들은
    훌륭하죠.

  • 2. 회색인
    '09.7.10 3:36 PM

    Clip님 /
    저역시... 타란티노의 영화들은 곳곳에 낭자한 핏자국에 다소 몸서리쳐지긴 합니다만... 그래도 생각나고 묘한 매력을 느낍니다.
    아마 이런게 그의 영화의 힘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여간 이 작품은 아마도 그의 영화중에선 가장 피를 덜흘리는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

  • 3. nayona
    '09.7.10 6:43 PM

    가장 피를 덜 흘리는 영화...
    ^^;;
    봐야하나,말아야하나...
    자세한 설명으로 보고 싶은 유혹이 강하게 당겨지네요.

  • 4. 회색인
    '09.7.10 6:53 PM

    nanoya님 /
    이후의 킬빌이나 최근의 그라인드 하우스와 비교해봐도 확연하게 차이가 많이 남을 새삼 느낍니다.. ^^;;
    그러나, 화면보다는 원래부터 탄탄한 원작에 덧입혀진 타란티노의 걸출한 각색이 당시 많은 평론가들의 호평을 받기도 했었습니다.

  • 5. 달걀지단
    '09.7.12 5:49 AM - 삭제된댓글

    저도 이영화 너무 좋아하는데.
    나중에 반전도 그렇고...홍상수 감독이 오수정...을 이영화보고 차용한거 아닌가 몰라요.
    같은 스토리를 등장인물의 시점에서 보는게...ㅋㅋㅋ

    암튼 별 생각 없이 빌려 봤다가 이래서 타란티노군...했어요.

  • 6. 회색인
    '09.7.13 3:23 PM

    달걀지단님 /
    말씀듣고 보니 그럴듯도... ^^;;
    원래 같은 사건을 다른시점으로 조명한 작품으로 그 근원이 되는 기념비적인 작품은 바로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라쇼몽"이랄수 있겠죠...

  • 7. 달걀지단
    '09.7.15 12:59 AM

    ㅋㅋㅋ 제가 라쇼몽은 안봐서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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