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주로 애용하는 것으로 보이는 싸이월드,제겐 전혀 관심이 없던 영역이었는데요
갑자기 토요일부터 싸이월드에 들락거리게 되었습니다
사연인즉 보람이가 떠나기 전에 엄마 블로그로 소식을 전하면 좋겠다고 ,네가 이왕이면 영어로 글을 쓰면
엄마도 영어로 답장을 쓰는 것으로 하자,그래야 영어를 쓰는 일에 부담을 줄일 수 있고 계속 쓰다 보면
글이 늘지 않겠니? 그렇게 주문을 했더니 본인은 블로그를 하지 않으니 차라리 싸이월드에 가입해서
엄마가 자신의 싸이에 일촌관계를 맺으면 된다고 만들어주고 떠났습니다.
사실 떠날 때만 해도 그 곳에서 자유롭게 인터넷 전화를 사용할 수 있노라고,그러니 글을 쓸 일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했는데 도착하고 보니 그 쪽에서 이야기해준 바와는 달리 인터넷 전화가 아니라
국제 전화를 쓸 수 있다고 하더군요.그런 식으로 금방 표가 날 거짓말을 한 사람들이 괘씸하기는 하지만
이미 값을 다 치룬 숙소를 옮길 수도 없고 마음이 씁쓸하네요.이런 식의 문제가
덕분에 저도 싸이에 들어가서 보람이에게 글을 남겼더니 답장이 오고,다시 글을 보내고
하고 싶은 말을 골라서 쓰고 있는 중입니다.
참 신기한 일은 모국어로 글을 쓰면 아무래도 청산유수가 되어 하고 싶은 말을 자제하지 못하고 다 할 터인데
언어의 제약이 있다보니 조금 더 생각하고,조금 더 진솔하게 꾸밈없이 하고 싶은 말을 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일년간 이런 식으로 보람이와 계속 이야기할 수 있다면 그동안 살아오면서 했던 이야기보다
더 마음속에 담아둔 이야기,꼭 전달하고 싶었지만 이상하게 말하기 어려웠던 것들도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생기는군요.
아침에 받아본 한겨레신문에는 리포터 유재순씨가 만든 한국어판 일본뉴스
www.jpnews.kr이 소개가 되었더군요.
들어가서 이런 저런 글을 검색해서 읽은 다음 싸이월드에 이 주소를 남겨주기도 했습니다.
이런 시작이 어디로 길을 낼지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제겐 새로운 시작인 셈이고
이렇게 길을 내고 나면 (어제 엄마가 싸이에 글쓰는 것을 보던 아들 왈,엄마 왜 영어로 글을 써?
누나랑 그렇게 약속을 했고 비밀글로 쓰면 다른 사람들이 보지 않으니 상관없지 않니?
그랬더니 나도 쓸래 하면서 누나에게 안부글을 남기더군요) 이어지는 시간을 지켜본 아들도
멀리 떠날 일이 있을 때 이런 소통이 가능하지 않을까,기대가 되기도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