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도서관 공부모임에 참가하는 캘리님에게 브람스 음반을 부탁드렸더니
교향곡이 무려 네 곡이나 들어있는 음반을 빌려주었습니다.덕분에 귀가 호사스러운 날들
어제 밤 연주를 들으러 갔을 때 브람스가 점점 좋아진다고 하니
기쁜 표정으로 그렇지요? 하고 웃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오늘 공항에 가야 하는 보람이가 아직도 잠들어 있어서 한 시간 정도 여유가 있으니 그 때 깨워야지 싶어서
기다리면서 다시 브람스를 켜게 되네요.
통도사 통도사 노래를 부르다가 만난 인연,사월애님이 어제 서울에 올라오셨습니다.
사실 쉽지 않은 나들이이지만 ,그래서 아마 더 강하게 기억하게 되겠지요? 그녀도 역시 이 나들이를
함께 르노와르 전시를 보았는데요
자원봉사하는 도슨트가 정말 열심히 설명을 해주어서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위의 그림은 누구나 많이 눈에 익은 그림이겠지만
그림위에 걸려있는 두 점의 드가,이 집의 주인이 당시 유명한 콜렉터였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그림속의 한 명이 실제로 피아니스트가 되었다는 이야기,당시 조금 산다하는 집에서는 피아노를
배우는 것이 교양의 일환으로 너무 널리 유행해서 피아노가 없는 집이 별로 없었다는 이야기
이런 이야기들을 곁들여 들으면서 지금 우리의 상황이 겹쳐서 재미있게 그림을 보았습니다.
그는 악기를 연주하는 여성,바느질 하는 여성,친구와 더불어 해변에 앉아 있는 젊은 처녀들
독서하는 여성,연주회장에서 음악을 듣는 여성등 정말 많은 여성들을 화폭에 담았는데요
실제로 여성이 없었다면 그림을 그리지 못했을 것이라고 ,아름다움을 그리는 것이 자신의 할 일이라고
말했던 화가이기도 하지요.
전시장안에도 모자를 쓴 여성들,더구나 실내에서도 모자를 쓴 여성들이 많이 그려져 있어서 재미있더군요.
모자,당시의 그림에 보면 르노와르외에도 다른 화가들의 작품에서도 모자가게 앞에서 안을 들여다보는
여성이나,실제로 모자 가게 안에서 모자를 고르는 여성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아마 그 시대가 유발난 모자현상을 겪었나보다 하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는데
지난 번 베르메르의 모자를 읽어보니 꼭 그런 것은 아닌 모양이더군요.
제 주변에도 모자가 어울리고 새로운 모자를 발견하면 사고 싶어서 기웃거리는 여성이 한 명 있어서
저도 모자에 대해서 조금 알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값도 만만치 않아서 놀랐던 기억이 나네요.
전시장안에도 아랍인 복장을 한 가브리엘이란 모델을 그린 그림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르노와르 부인의 먼 친척인데 그 집에 와서 거의 이십년을 보모노릇도 하고 모델노릇도 한 여성이라고
하더군요.
르노와르 가족의 사진속에서 계속 등장하고 그의 그림속에도 자주 등장하는 모델이라서
그림의 여기저기에서 만났습니다.
살아생전 거의 오천점이나 되는 그림을 그렸다는 르노와르,그 중에서도 인물이 압도적으로 많다고 합니다.
인물 자체가 주인공인 그림과는 달리 그의 풍경화속에서는 인물이 거의 자연속에 묻혀 자연과 일부가 된
모습으로 그려진 것이 많아서 인상적이더군요.
그림을 보는 중에 뒤에서 엄마 하고 살며시 부르면서 보람이가 일어난 기척을 내는군요.
그 아이가 태어난 이후 가장 오래 집을 떠나있게 되는 날
좋은 일로 떠나는 것이지만 그동안 이상하게 며칠동안 긴 호흡의 글을 쓰기 어려웠던 것은
아무래도 마음이 이상해서 그런 것일까,갑자기 생각을 하게 되네요.
한동안 같이 먹지 못할 밥이로군 하면서 아침밥을 차리러 일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