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제작소 3주년 행사장 입구에 등장한 전시대.
"미실란은 전남 곡성의 친환경 발아미 업체입니다.
환경을 생각하고 건강을 지키는 기업 미실란은 희망제작소를 후원합니다."

이렇게 써붙인 전시대 아래에는 김이 무럭무럭 나는 가래떡, 다양한 색깔의 떡, 발아녹미차, 미숫가루, 현미식혜 등이 놓여져 있다. 3주년 참석자들이 누구나 맛볼 수 있게 서빙을 하고 있다.


그러고 보니 (주)미실란의 대표이사 이동현씨뿐만 아니라 이사인 부인,그리고 직원 3명까지 얼마 안되는 직원들이 총출동하였다. 그런데 이 회사의 이동현씨가 보통 사람들이 아니다. 그는 서울대 농생물학과 석사, 일본 큐슈대학 생물자원학 박사까지 마친 사람이다. 좋은 교수직으로의 길을 일찍 포기하고 기업가로의 험한 길을 택했다. 그리하여 오랜 연구와 시행착오 끝에 특수건조를 통한 발아현미 제조방법을 개발해 식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것으로 특허출원까지 마쳤다.
미실란에서 생산되는 제품들은 "그룻에 묻어있는 기름들을 세제가 닦아내듯이 인간 몸속 구석구석에 들어가 지방들을 청소해 낼 수 있는" 것들이라 한다.
이동현씨는 순천향대학교 생물자원공학부의 겸임교수이며, 전남대 생물자원 신소재연구소장 등을 맡고 있기도 하다. 단순한 농부나 가공업자가 아니다. 학술적 지식과 전문적 경험을 갗춘 차세대 농업가공 소기업 사장이다. 그의 얼굴에는 이미 자신감과 미래에 대한 낙관으로 가득차 있다.
"2006년 참 힘겨웠던 시절을 지냈습니다. 하지만 열정 앞에서는 모든 것은 그저 지나가는 시간일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06년 수확을 마치고 정성드레 정리한 벼 품종들을 보며 그렇게 눈물흘렸던 시절도 그냥 지나가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동현씨가 자신의 블로그에서 쓴 글의 일부이다. 성공은 늘 그렇게 혼자 눈물흘리는 세월의 끝자락에서 오는 법이다. 그의 고백은 계속 이렇게 이어진다.
"2007년 새해가 지나고 농촌에 희망의 씨앗뿌리고 가꾸며 희망모델이 되겠다고 다짐한 이후 농촌진흥청에 오박사란 분이 연락이 왔습니다. 대한민국 방방곳곳을 뒤져봐도 연구개발을 하면서 친환경 발아현미 제품을 외국 자본에 의존하지 않고 자기 기술로 제대로 하는 농산업 기업이 "미실란"밖에 없었고 그곳에 농촌희망지기인 "이동현 박사"가 있어 만나고 싶다고 해서 방문을 허락했습니다."
그리하여 그는 이제 농촌진흥청과 공동연구협약을 체결하였다. 그러는 이제 이것은 먼 미래, 큰 성취의 작은 시작에 불과하다. 그의 농촌부활의 꿈은 그토록 담대하다.
그는 자신의 얼굴을 찍는 것 대신 데리고 온 자신의 직원들을 찍도록 권유했다. 농대를 나오고 농촌을 사랑하여 농촌에 남기를 결심한 이 젊은이들이 기특하다는 것이다. 한순철 생산관리팀 주임과 남현우 대리가 바로 이 젊은이들이다. 얼굴이 밝고 열정이 가득하다. 그 사장에 그 직원들이다. 농촌에 자리를 틀고 농산물을 가공하고 그 과정에 새로운 기술을 부가하여 기능성 식품들을 만들어내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농촌의 미래는 바로 이런 열정과 창의에 기반한 젊은이들이 있기 때문에 밝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