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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세월을 담아놓은 장아찌가 ....

| 조회수 : 2,137 | 추천수 : 57
작성일 : 2009-02-18 23:10:07
울엄니 ...저와의 영원한 이별이 있던 해..
따스한 봄날 마늘장아찌를 담아 오셨답니다  

냉장고에 넣어둔채 몇년의 세월을 먹어버린 .....
엄니의 마지막 ....손길닿은.... 잘 삭혀진 장아찌 몇점 꺼내보았답니다


출발

신발을 꿰어 신고 허리를 펴면 어려운 입문은 시작되고

엎디어 다시 신발 끈을 풀 때 비로소 쓸쓸히 돌아온 것이다

먼 길을 마다않고 따라온 달빛은 벗어놓은 신발에 가득 차고

헤어지는 벌판에도, 해후의 광장에도 앞길을 가늠할 수 없는 바람

하루 종일 어디를 헤맨 것일까,

갈 곳 못갈 곳 헛디딘 땅의 흔적

걷다가 벗겨지고 벗어 던진 신발들이 사방에 어지럽고

반쯤 뜨고 바라보는 끝 모를 지평선에  

걸어야 할 길이 미뤄 둔 꿈처럼 걸려 있다

아직은 신발을 벗을 때가 아니라면서

바람은 더 걸으라 걸으라 하고

신발에 갇혀 있는 내 앞에는

일어설 것인가 주저앉을 것인가

언제부턴가 이 두 가지가 있을 뿐이다


--------이향아
소꿉칭구.무주심 (nh6565)

제주 토백이랍니다. 우영팟 송키톹앙 나눔하듯 함께 나눠요. - jejumullyu.com 제주물류닷컴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소꿉칭구.무주심
    '09.2.18 11:21 PM

    봉림사 소롯길을 걸어가며 하논 먼풍경 을 담아보았답니다

  • 2. nayona
    '09.2.18 11:46 PM

    앗....입에 침이...
    집어 먹고 싶네요.

  • 3. 금순이
    '09.2.19 9:09 AM

    어머니의 사랑이 담긴 짱아찌네요.
    좋은일만 기억하세요~

  • 4. 들꽃이고픈
    '09.2.19 10:24 AM

    제가 좋아 하는 짱아찌네요.
    맛나게 보여요.

  • 5. 준림맘
    '09.2.19 1:54 PM

    빨리 뜨거운 밥해서 짜아지에다 먹고 잡아요~

  • 6. 윤주
    '09.2.19 2:39 PM

    엔지니어님 블러그에서 본 풋마늘 장아찌....나도 올봄엔 풋마늘 장아찌를 담글까 하고 풋마늘 나올때만 기다리고 있는데...

    님에 장아찌는 어머니의 사랑스런 손길이 닿은 음식인지라 보는 느낌이 다르겠네요....괜시리 애잔해 지네요.

  • 7. 예쁜솔
    '09.2.19 4:21 PM

    어머니의 마지막 손길이 담긴 장아찌...
    아직 드시지도 못하고 간직하고 계신 마음이 읽혀져
    가슴이 찡~합니다.

  • 8. 우향
    '09.2.19 6:32 PM

    아...마농지네요.

  • 9. 초록풍뎅이
    '09.2.20 7:53 PM

    어머니의 따스함과 부드러움이 느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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