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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의 여행 세번째날-7-1코스 개장행사에 참여하다

| 조회수 : 1,711 | 추천수 : 122
작성일 : 2008-12-28 07:03:33

밤이면 일곱시정도에 잠이 오기 시작하여 그 때 잠들었다가 다시 일어나고,맑은 정신으로 책을 읽다가

다시 열두시나 한시 정도에 잠들었다가 여섯시에 저절로 눈이 떠지는 평소라면 있기 어려운 생활패턴을 보이고

있습니다.아마 하루 종일 걷는 일로 인하여 몸에서 느낀 혼란,아니면 몸이 스스로 정비된다고 하는

신기한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이번 여행으로 혹시나 제 생활패턴이 바뀌지 않을까 긍정적인 마음으로 기대하고

있는 중이지요.

세 번째날,개장행사가 있다고 새벽부터 세화의 집 안주인께서 전복죽을 준비해주셨습니다.

음식을 잘한다는 것이 얼마나 다른 사람들에게 축복인지를 경험하고 있는 중인데요,전복죽을 두 그릇이나 먹고

거기에 누릉지까지 ,속이 든든한 상태에서 준비해주신 점심까지 챙겨들고 나선 길

오늘 광주로 돌아가는 현주씨가 허브공원에 들른다고 그 곳에서 내리면서 작별을 하고

나머지 일행은 멋진 해안길을 따라 드라이브를 하면서 행사장까지 갔습니다.

그 길자체로도 오늘 하루 충분하지 않나 싶을 정도로 멋진 길이었지요.

지난 밤 집으로 돌아가는 길,잘 보이진 않아도 표선리 근처의 정말 멋진 길을 일부러 돌아서 들어가주신

덕분에 그 곳에 밝은 낮에 걸어보고 싶다고 마음으로 기억하고 있는 길도 생겼는데

이 길도 다르게 매력적이네요.

그리고 평소에 그렇게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한라산의 정상까지가 뚜렷이 보여서

한라산을 올라가볼 수 있을까 기대를 하게 되었습니다.

행사장에 도착해서 올레사무소에 들러서 인사를 한 다음

내려오는 길,서명숙이사장님을 우연히 만나게 되었는데요,너무나 따뜻하게 인사를 하는 웃음이 인상적이더군요.

행사가 시작되는지도 모르고 어제 함께 한 일행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선두를 따라서 새로 난 올레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면서 걷는지,이런 경험은 참 오랫만이네요.

혼자서 온 사람들,연인끼리 온 사람들,친구들과 모여서 올라가는 사람들,가족과 함께 더구나 어린 아들들과

동행하여 오르는 사람들,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밝은 얼굴로 오르는 길,이것이 바로 함께 하는 모임의 아름다움이로구나

그런 느낌으로 찬찬히 걷기 시작했습니다.

조금 걸어올라가니 멋있는 집이 한 채 서 있군요.

이런 곳에서 산다면 어떤 기분으로 하루를 맞을까 공연히 엉뚱한 상상을 하기도 했습니다.

중간지점에서 가장 인상적인 곳은 폭포였습니다.

물은 거의 없었지만 그 곳에서 바라본 풍광이 좋아서 한참을 서서 바라보았지요.

사람들이 말하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천지연만 자꾸 가서 식상했는데 다음 번에 다시 오자고

아마 제주도에서 사는 사람들인가? 아니면 제주도가 좋아서 자주 오는 사람들일까?

여기저기서 탄성소리가 들립니다.

그 곳을 내려와서 바라본 바다,그 바다는 아침에 본 바다와 또 다른 느낌이네요.



바다를 자꾸 만나게 되니 부댕의 그림이 궁금해졌습니다.

모네의 첫 스승이었다는 부댕,그로 인해 모네는 야외에서 그림그리는 일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고 하더군요.

바다,특히 해변풍경을 많이 그린 부댕의 그림을 선택해서 보고 있는 중입니다.

바다를 바라보던 중 함께 올레길 걷기 시작했던 사람들은 많이 떠나고 늦게 돌아나오는 사람을 한 명 만났습니다.

그녀는 아침에 행사장에서 인사한 영미씨였는데 제가 연초록이라고 인사를 하자

글을 읽고 있는 중이라고 그러면서 그림이야기,음악이야기,그러다가 인생이야기까지 서로 이야기가 통하여

즐거운 동행이 되었습니다.

처음 만난 사람과 이렇게까지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네요.

그러고보니 제주도에 내려와서 제 인생 처음으로 경험하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 정말 놀라고 있습니다.

살아가면서 그 날이 그 날 같지 않다는 것은 얼마나 축복인지요.

이것이 여행이 주는 매력의 하나이겠지요?



배가 고프다 싶을 때 식권을 팔았던 곳의 식사할 곳이 나왔습니다.

저는 집에서 받은 김밥이 있어서 식권은 없지만 그래도 그 곳에서 점심을 맛나게 먹었지요.

영미씨가 산 식권으로 나누어먹었는데 외지인이 먹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몸국을 처음 먹어보았습니다.

올레길 행사를 위해 참 많은 사람들이 수고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 날,그 곳에서 걸어서 조금 가다보니

봉림사라는 절에서도 나와서 스님이랑 자원봉사자들이 유자차를 대접해주네요.

유자차 한 잔과 사탕 한 알을 받아서 챙기고 나선 길,벼가 다 베어진 논에 한 마리 말이 보입니다.

그 풍광이 그림같아서 그릴 수 있다면 저 풍경을 그려보고 싶다는 마음이 절로 드는 시간이었어요.

코스의 마지막이 외돌개이고 그 곳에서 다섯시나 여섯시부터 행사가 있다는 말을 들어서 느긋하게 걷고

있는데 연락이 오네요,어디에 있는지,많이들 기다리고 있다고 걱정했다는 미숙씨의 전화입니다.

그래요?

조금 서둘러야 할 것 같지만 그래도 정자가 있는 곳에 들러서 그 곳에 올라 바다를 바라보았습니다.

이 곳은 이 시간이 아니면 볼 수 없는 곳이니까요.

그리곤 외돌개를 찾아가는 길,혼자서 길을 걷고 있는 머리염색이 정말 특이한 여자분을 한 분 만났습니다.

제법 나이들어보이시는 분인데도 머리를 얼마나 다양한 색으로 염색을 했는지,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어울리는지요.

그녀는 마음수련원이란 곳에 지원을 나온 대전에서 오신 분이라고 하더군요.

마음수련이 불교의 공사상과 비슷한가라는 영미씨의 질문에 그것이 아니고 체계적으로 훈련하는 마음수련법을

익히는 것이라고요.

그녀는 서귀포에서 일을 하는 동안에 바다를 못 보아서 이곳으로 와서 천지연까지 걷고나서

회와 소주 한 잔으로 기분을 맑게하고 집으로 갈 작정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말하면서 밝게 웃는 모습의 나이 지긋한 여자분의 미소가 아름답게 느껴졌던 시간



외돌개에 가까이 오자 행사가 시작되었는지 마이크 소리가 들립니다.

솔빛바다라는 아름다운 이름의 카페에 도착하니 이미 행사는 다 끝나가고 있네요.

마이크에서 들리던 노래소리,과연 세화의 집 안주인의 목소리일까 아닐까 궁금했는데

도착해서 물어보니 그렇다고 하네요.

마무리 하는 도중의 사람들에게 제주 막걸리 한 잔과 돼지 고기 여러 점을 받아서 먹고 나니

하루가 끝난 기분이 듭니다.

이 곳에서 바라본 바다가 좋아서 언제 다시 와서 커피 한 잔 하면서 바다를 오래 지긋이 바라보고 싶어지는

그런 공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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