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출발인 여행,그래서 어제 여행가방을 꺼냈지요.
크게 준비할 것이 없으니 미리 생각한 짐을 꾸린 다음
가서 시간이 나면 무엇을 읽고 싶은가 주섬주섬 책도
몇 권 챙겨넣고 그래도 아직 한 시간정도의 여유가 있네요.
어제 멀리서 손으로 쓴 글씨로 성탄과 새해맞이 인사를
보내준 클레어님의 반가운 카드를 받고 나서 생각을 했습니다.
인터넷으로 휴대폰으로 받는 인사도 보내는 인사도 좋지만
역시 손으로 쓴 글씨가 주는 맛보다는 덜하구나
생각은 이렇게 했지만 이미 손으로 쓴 카드를 보내는 일은
늦어버렸지요.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생각한 것이 제가 좋아하는 그림들을
골라서 한 해동안 함께 한 사람들에게 보내는 카드를
만들어보자고요.
마티스의 그림,언젠가 원화를 꼭 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어제 마침 시립미술관에 다녀온 딸이 말하더군요.
엄마 내가 좋아하게 된 화가가 있어라고요.
누구냐고 물어보니 마티스라고 하네요.
그래? 엄마도 좋아하는 화가인데,그런데 후앙 미로의
작품은 어땠니?
아직 그 사람 작품은 잘 모르겠어.
그래도 딸과 이런 식의 대화를 하게 될 날이 오리라고는
생각을 못해보았기 때문에 정말 기뼜습니다.
일년동안 일하느라 지친 몸과 마음을 쉬면서 차 한 잔
나누는 기분으로 그림속으로 들어가보자고 고른
작품,모네입니다.

아랍 카페에서처럼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마시는
커피도 ,혼자서 마시면서 조용히 있는 시간도
필요하겠지요?

십년이 넘게 이맘때 한꺼번에 시간을 내어 여행을 떠나고
있었는데 문득 꼭 연말에만 시간을 내는 것이 정해진
규칙도 아니고 학기중에 계절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시기로 여행기간을 바꾸는 것은 어떨까
갑자기 든 생각,이것이 제대로 자리잡을 때까지 마음속에서
고민을 더 해보고 싶어지는 것은 모네의 작품속에서
화사하게 핀 꽃을 보아서 그럴까요?

함께 그림보는 일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여러분들에게
앞으로도 온라인,오프라인에서 그런 즐거운 시간
즐겁고도 마음을 울리는 시간을 함께 하자고 권하는 의미로
고른 제 나름의 성탄카드였습니다.
제주도에서 묵게 될 세화의 집,그곳에서 인터넷을 쓸
수 있다고 하니 한동안 제주도에서 골라서 보는 그림의
맛을 만끽할 수 있겠지요?
거리에 성탄절의 느낌이 거의 없어서 시대가 사람의
마음을 얼리는 부정적인 힘이 이렇게 큰 가 놀랐던 이번
성탄절,각자의 마음에 촛불을 켜고
그 촛불이 자신과 가족만이 아니라 밖으로도 빛을
비출 수 있는 시간이 되길 기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