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함께 밥을 먹으면서 제가 물었습니다.
보람아,영국갔을 때 빅토리아 앤 엘버트 뮤지움이란 곳
갔었지? 그 때 입구에 매달려있던 유리공예 작품 기억나니?
사실 기억날 것이라곤 생각도 못했지만
everymonth에 멀베리님이 올려주신 데일 치울리의
유리공예 작품을 보다가 어라,저 작품은 영국에서 본
바로 그 작품이 아닐까 싶어서 문의를 했더니
맞다고 ,그것말고도 그 작가의 작품을 볼 수 있는 싸이트마저
올려주신 덕분에 어제 밤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그 기억이 남아서 아침에 물어본 것이었지요.

살아가면서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사람들끼리도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살 수 있는 세상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 것,덕분에 엄마가 새롭게 눈뜨게 되는 것들이
많다는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아침을 먹었습니다.

앗 추워 소리가 절로 나는 화요일 밤,집에 들어와서
따뜻해진 방안에서 바흐의 곡을 이용한 모짜르트의 푸가를
듣고 있는 중입니다.
처음에는 어라 모짜르트인데 이상하네 하고 듣고 있다가
자켓을 보니 das wohltemperierte klavier ii by bach
그리곤 three fugues라고 되어 있군요,아하 그래서
고개를 끄덕이면서 소리에 귀기울이고 있습니다.

얼마전에 본 일본드라마에서 등장인물중의 한 명이
유리공예가로 나온 덕분에 작업장이 여러번 소개되고
실제 작업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지요.
유리공예가 이루어지는 현장을 드라마상에서지만 처음
보고 신기해했었는데 바로 멋진 작품들을 소개받으니
더 호기심을 갖고 보게 되었는데요
안대를 하고 있는 사람이 바로 (눈을 다쳤다고 하네요)
작가입니다.

오늘 저녁 한예종 시험준비중인 여학생이 왔을 때
면접에 대비해서 네가 생각하는 예술은 무엇인가
예술에 특히 미술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그리고
어떤 분야에 대해서 특히 공부하고 싶은가
그런 점에 대해 생각해보고 면접에서 구술로 말할 수 있는
답안을 생각해보라고 권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아이가 우선 일차 시험에 붙고 나서
생각을 해보겠노라고 하더군요.
질문을 던진 것은 제 자신이지만 이것은 사실
제 자신도 생각해보고 싶은 주제입니다.
그래서 오늘 유리공예작품들을 보면서 내게 예술은
무엇때문에 그렇게 매력있는 존재로 다가오는 것일까
생각을 해보고 있는 중입니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던 것들이 예술가를 통해 존재하게 되고
그것으로 인해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을 느끼거나
새롭게 보게 되는 것,그래서 제 자신이 순간 다른 사람이
된 것같은 느낌이 들거나 몰입의 경험을 하게 되는 것
그것이 순간에 불과하더라도 그 순간이 주는 강렬한
경험이 제 속의 어딘가에 남아있다가 불쑥 떠오르는 경험
그래서 이전과 다른 느낌으로 살아가게 되는 것
그런 것이 가장 일차적인 의미가 아닐까요?


무엇을 소개받고 혼자서 보기엔 아깝다고 느껴서
다시 새롭게 보면서 감흥을 나누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
그것이 일종의 interaction이 되어 내 마음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것도 작품감상의 즐거움중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소리와 방안의 온기와 잘 어울린 유리공예의 화려함이
자꾸 눈길을 주게 만드는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