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책을 읽는 순간의 즐거움,그리고 나서 한동안
그 책속에서 만난 그림을 찾아보는 더 큰 즐거움,그 속에서
만난 화가를 다른 곳에서 조금 더 자세히 알게 되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세계가 열리는 기쁨
그런 것이 미술에 관한 책을 읽는 일이 주는 색다른
맛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자주 하곤 합니다.
그동안 한 열흘을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자서
부족한 잠을 한꺼번에 다 보충한 기분이 들 정도였는데요
그것이 어느 정도 채워졌는지 토요일 밤,늦은 시간인데도
몸이 쌩쌩하네요.
런던미술수업의 저자가 사랑에 빠져버렸다는 화가
반 동언이 누굴까 궁금했는데 다른 책에서 주로
반 동겐이라고 번역되던 화가더군요,
네덜란드 출신의 야수파로 분류되는 화가인데요
바로 이 그림 집시란 제목의 그림에 반해서
그 이후로 이 화가에 대해서 자주 연구하고 심지어는
경매에도 참석한 이야기가 실려 있었습니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경합한 상대방이 이 쪽에서 마지노선으로
정한 액수를 두 배 이상 넘기면서 계속 딜을 하는 바람에
이성으로 제어하고 그만 포기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한 번도 경매란 것을 경험해보지 못한 내 경우에
만일 어떤 그림이 정말 탐나서 경매장에 가게 된다면
과연 그런 제어가 가능할까 슬며시 견주어서 생각을 해보기도
했지요.
저자는 화려한 색감으로 이렇게 슬픔을 표현할 수 있는
화가에게 반했노라고 쓰고 있었습니다.
화가의 자화상인데요 참 독특한 자화상이로군요.
자화상 위의 그림도 인상적이어서 그림을 찾다가
올려놓았습니다.
제 경우 이 화가의 그림으로 처음 만난 작품은 바로
이 작품인데요 강렬한 이미지여서 한 번 보면 잊기
어려운 작품이란 생각을 했었습니다.
이 화가의 그림을 보다 보니 에밀 놀데의 그림도
그리고 마티스와 당대에 야수파 활동을 했던 화가들의
그림도 보고 싶어지는군요.
지난 번 마티스를 비롯한 야수파 전시가 열렸을 때
어째 조금 모자란다고 애석해하던 느낌이 떠오르네요.
물론 전시회를 여는 측에서 노력을 많이 하겠지만
흡족하다,그래서 웃으면서 전시장을 나오는 그런
경험을 자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하는 소망을 '
품어보는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