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미술수업에 대해서 소개받고 그 이전에 설렁서렁
책장만 넘기고 말았던 그 책을 대화도서관에서 빌렸습니다.
지난 화요일에 빌렸지만 역시 몸과 마음이 다 회복되지 않아서일까요?
오늘 다 읽고 책을 덮으면서 제겐 정말 도움이 많이 된
책이었는데 처음 설렁설렁 넘길 때는 왜 매력을 못 느꼈을꼬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 책이기도 합니다.

항공사에 근무하던 저자가 프랑스인과 결혼하여
런던으로 옮기게 되었을 때 처음에는 다시 항공사로
갔지만 그 곳에서 그림에 매력을 느끼고 (물론 그것이
처음은 아니었지만 제대로 그림과 만나는 곳이 런던이더군요)
크리스티(경매)의 미술수업을 들은 후
크리스티에서 인턴을 거치고,그 다음 여러 곳에서 경험을
쌓은 다음 지금은 아트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는 중인데요
그녀의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현대미술의 흐름을 알게 된
것,그녀가 좋아하는 화가,제가 좋아하는 화가가 겹치는 경우
서로 다른 시각으로 보는 경우를 비교하면서 읽는 재미도
있었고요,실제로 갤러리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가
런던에서 한국의 젊은 작가들은 어떻게 대접받고 있는가
어떤 한국작가들에게 주목해서 보아야 하는가
이런 저런 대목에서 새로운 인식이 가능한 자극적인
글읽기였습니다.
미술에 관한 책을 읽고나니 오랫만에 그림을 보고 싶다는
마음이 저절로 끓어올라서 역시 몸이 회복되고 있는 징조로구나
반가운 마음이 드네요.

그녀가 책에서 처음 보여주는 그림이 카날레토와
과르디의 그림인데요,똑같이 베네치아를 그린 두 화가의
대조적인 화풍을 비교하면서 본인은 사실적인 묘사의 카날레토의 그림보다는 아련한 베니치아를 묘사한
과르디의 그림에서 더 매력을 느낀다는 말을 썼더군요.
저도 물론 그런 편인데요,두 사람의 그림을 많이 보게 된 것은
바르셀로나에 갔을 때 가우디의 건축물을 보려고 줄을
길게 늘어선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마침 제 눈에 보인 포스터가 옆 건물에서 이탈리아
그림을 전시한다는 내용이어서 함께 간 가이드께 부탁을
했지요.줄을 서서 지켜주시면 우리 잠깐 저기 가서
그 그림들을 볼 수 있을까요?
물론 흔쾌히 허락을 해주어서 일행이 들어가서
원화로 18세기 이탈리아 그림들을 보는 행운을 누렸습니다.
그 때 카날레토 그림들과 과르디의 그림들을 직접 보는
호사를 누리면서 언제 베네치아에 가서 직접 이 풍광을
볼 수 있을꼬 공상하던 시간이 생각나네요.

까마득하게 잊고 있던 시절,혹은 시기를 문득 책에서 만나서
상기하게 되는 것,그것도 책읽기의 즐거움중의 하나라는
것을 느낀 시간이었습니다.


이 책에 언급된 화가들의 그림을 조금씩 찾아보려고 하는데요
우선은 무리하면 곤란할 것 같아서 여기까지 보고
느릿느릿 시간을 들여서 그림을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