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 신문을 보다가 베를린 필하모니의 공연소식을
알게 되었습니다.마침 금요일이 끼어있어서 고민고민하다가
(c석이 칠만원이고 그 다음이 16만원이더군요,r석은 45만원이나 하고요)
드레스덴 교향악단이 왔을때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을
생생하고 새롭게 들었던 기억이 있어서 조금 무리가 가더라도
공연을 보고 싶다는 생각에 티켓 링크와 인터파크,금호
문화재단 다 연락을 해보았지만 가장 비싼 표만 남고
다 팔렸다는 겁니다.
어제 처음 연주회 소식이 실렸다고 생각한 제겐 충격이었습니다.
그 짧은 시간에 표가 순식간에 나갈 정도로
우리나라 클래식팬의 층이 두꺼운 것일까,아니면
그런 표값에도 불구하고 음악회에 선뜻 갈 수 있는 사람들이
그렇게나 많은 것일까?
캘리님과의 통화로 알고 보니 이미 6월말부터 예매가 이루어졌다고요.
3년만에 오는 교향악단이고 금요일이 끼어 있으니
제겐 정말 좋은 기회인데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음악을 듣고 싶어도 r석을 구해서 가는 것은
제겐 지나친 사치라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을 접었습니다.
그런데 아침에 보람이랑 아침을 먹는 중에
그 이야기를 했지요. 그런 사연으로 그 음악회를 갈 수 없게
되었노라고요.
그랬더니 아이가 말을 하네요.엄마 그런데 원래
어느 정도의 좌석까지 갈 수 있다고 생각했는가 하고요.
글쎄 조금 무리하면 b석까지는 가려고 했는데
이제 틀린 일이라서 잊어버렸다고 하니,물어보더라고요
자기가 표값을 일부 보태주면 가겠냐고요.
얼마나 보태줄꺼냐고 물어보니 거금 20만원을 보태겠다고
해서 사실 조금은 마음이 흔들렸지요.
그러나 그것은 지나친 사치란 생각이 들어서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그리곤 대답을 했지요.마음만은 고맙게 받겠다고
음악회에 가는 것보다 그 마음이 더 고마워서 간 것이나
다름없다고요.
아침 식사시간부터 틀어놓은 죠슈야 벨의 연주로
마루에 떠다니는 음들,마루에 누워서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듣고 있으니 정말 남부러울 것이 없는
행복감이 느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아침에 보람이를 깨우느라 방에 들어가서 잠시
곁에 누워서 나누던 이야기가 생각나네요
이제 한 살 더 나이 먹게 되었으니 앞으로는 갖고 있는
것을 좀 더 나누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고 했더니
아이가 대답을 하더군요,가진 것이 없는데 어떻게
나누느냐고요.
그래서 제가 대답을 했습니다.이 세상에 가진 것이 없어서
나눌 것이 없는 사람은 없는 것이 아닐까,마음이 문제라고
더구나 살면서 조금씩 더 나아지고 있는 네겐 정말
나눌 것이 많을 것이라고요.
학교에서도 이왕이면 재수하고 들어온 언니들과도
잘 사귀고 현역으로 들어온 학생들과는 다른 경험을
갖고 있는 그 아이들에게서 배울 점을 많이 배우면
어떨까? 그런 이야기도 했습니다.
이야기,이야기,그런 이야기가 아이에게 다 스며들지 않는다해도
가능하면 자주 이야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아침이기도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