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현대갤러리에서 열린 김병종님의 라틴 기행에서
얻은 그림전시를 보러 갔었습니다.
그 때 평소의 그와는 다른 색채로 저를 유혹하던 그림들
한 번보는 것으로는 아쉬워서 다시 한 번 또 다시 한 번
그림을 보고 또 보던 기억이 나는군요.
마침 금요일 대화도서관에서 책을 고르던 중에
이상하게 여행에 관한 책을 3권이나 고른 다음 혼자
막 웃었습니다.
아,여름에 여행을 갈 수 없어서 생기는 반작용인가?
하나는 또하나의 문화에서 발간한 여행,좋아하세요?
다른 하나는 김영태의 펜화기행인데요
3권이 다 다른 맛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이라서 기대가
컸습니다.
역시나 기대만큼 아니 기대이상으로 읽을 거리
생각할 거리가 가득한 책읽기가 진행되고 있는데
그동안 공공 도서관에서 빌린 책중에서 이렇게
스피디하게 책을 거의 다 읽어가는 경우는 처음이로구나
감탄사가 절로 나오네요.

김병종님의 책에서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의 이야기
헤밍웨이에 얽힌 이야기,쿠바의 호치민이라고 불리는
호세 마르티 (그는 관타나메라의 작사-그의 시가
작사로 인용된 경우겠지요?) 그리고 체 게바라와 카스트로를
거쳐서 멕시코로 넘어가면
디에고 리베라와 프리다 칼로를 만나게 됩니다.
새롭게 발견한 소설가로는 남미의 발자크라고 일컬어진다는
카를로스 푸엔테스가 있었지요.
집에 오니 디에고 리베라와 프리다 칼로의 그림을
보고 싶어집니다.
우리에게는 멕시코 민중의 삶을 담은 벽화가로 알려진
디에고 리베라,그런 그도 초기에는 이런 그림들을
그렸군요.
화가이기 이전에 문학도이기도 했던 김병종님의 글은
그림만큼이나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고 그것도 상당한
필력이라 한순간에 몸은 이 곳에 있어도
쿠바의 하늘아래,멕시코의 토양으로 휩쓸고 가는
마력이 있어서 오늘은 참 희안한 하루를 보냈구나 싶네요.
이 그림을 보고 있자니 그가 유럽에 유학가서 어울린
화가들이 떠오릅니다.입체파의 영향이 그림에서 느껴지네요.
누구도 하늘아래 처음부터 독창성을 발휘하는 사람은
없다는 것,그것을 화가들의 변화과정을 보면서 느낄 때마다
그 과정을 뚫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사람들과
모방의 단계에서 좌절하는 사람들의 차이에 대해
주목하게 되기도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좋은 책이란 그 책 한권을 읽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그것에서 꼬리를 물고 읽는 독자를 다른
세계로 가는 문을 열게 하는 책인데요
그 점에서 이 책은 여러 갈래의 문을 보여주고 있네요.
어서 열어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