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글디 둥근세상.
잘 말린 호박씨 담장 밑에 심고
거름 듬뿍 주면 무럭무럭 잘도 자랐다.
해마다 초여름이면 온통 호박넝쿨로 뒤덮였다.
노란 호박꽃이 능청스럽게 피면
붕붕거리는 벌들이 한꺼번에 달려들어
어쩌다 두세 마리씩 꽃술 주위를 맴돌아도
호박꽃 넉넉한 품은 귀찮은 기색도 없는듯.
초복, 중복, 말복 다 지내면서
매일 저녁 밥상에 빠지지 않고
올라오는 애호박 된장찌개, 호박 부침, 호박 나물.
그많은 호박들이 식탁 위에서 사라졌지만
넝쿨 속을 헤집으면 또다른 호박들이 매일 고개를 내밀었다.
그 중 몇몇은 늙은 호박으로 남아서
사리처럼 켜켜이 쌓인 호박씨를 세상에 다 내놓고 떠난다.
모든 것 다 주고 떠나는 둥근 호박, 둥근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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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글디 둥근세상.....
소꿉칭구.무주심 |
조회수 : 1,267 |
추천수 : 25
작성일 : 2008-08-06 09:5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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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소꿉칭구.무주심
'08.8.6 10:01 AM해마다 여름이면 ...
어김없이 딸아이에게서
내나이 수만큼의 장미를 한아름씩 받곤 하였네요.
초등교생 이었을 무렵부터
항상 생일 이나 특별한 날이면
내 분신의 사랑부터 확인하곤 한답니다.
한번도 거른적 이 없이
한해 한 송이씩 늘어가는 장미갯수 만큼
내딸에게 안스럽고 미안한 감정부터 생기는것은 왜일까요.
우물샘 마르지 않을 정도로
퍼 담아 주어도 모자랄것같은데
단지 엄마라는 허울만쓰고
아이의 마음까지 받고 있네요
서울 에서 오랜시간 혼자 공부하며
하루는 후두달린 가디건 하나 보내주면서
같은 하늘아래
엄마와 똑같은 옷입은 딸내미 생각해줘..
하던 아이 생각하면 맘한쪽 저려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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