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에서 나온 교양미술강좌 시리즈가 있습니다.
조각감상의 길잡이,미술관 관람의 길잡이,현대 미술
감상의 길잡이,그리고 마지막으로 일본미술이해의 길잡이
제가 알고 있는 바로는 이렇게 네 권이 출간되었는데요
( 그 이후는 어떤지 확인을 못해보았지요)
앞 세 권은 이미 사서 읽었고 특히 조각감상의 길잡이는
정말 도움이 많이 되는 책이라서 기억에 남아 있는 책이기도
합니다.
그 때까지만 해도 일본미술에 대해서 관심이 없어서
그 책은 빼고 구했었는데 그 뒤로 사정이 변해서
이번에 도서관에서 빌려보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어가면서 그동안 제가 관심이 달라지면서 얼마나
변했는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만약 사전의 지식이 없었더라면 암호같았을 책 내용이
재미있게 따라갈 수 있는 책,그 안에 담긴 내용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읽어보고 싶게 만드는 내용이 많았지요.
언젠가 교보문고에서 구해놓고 가끔 그림만 보고 있는
서양인 저자가 쓴 한,중,일 세 나라의 그림에 대한 책을
다시 뽑아서 제대로 음미하면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한 날이었으니 이 책이 준 영향은 그것으로도
족하다고 해야 할까요?

저자의 시각이 일본미술 자체에만 매몰되지 않고
역사적인 맥락에서 중국과 한반도의 영향 (이것은 사실
아주 미미하게 서술되어 있지만)
그리고 그것을 수용하여 어떻게 변용했는가,
그들 미술이 갖는 장식성과 정신성에 대한 이야기
자연의 특성과 자연안에서 인간이 만들어간 문화에 대한
이야기 ,이런 것들이 교양서라 그런지 너무 깊지도
그렇다고 너무 얕지도 않게 이야기되어서 따라가는
동안 즐거운 독서가 되었습니다.

집에 오니 자연히 일본미술에 관한 싸이트를 검색하게 되네요.

이 책을 읽는 동안 일본미술도 일본미술이지만
당나라의 국제적인 성격의 문화와 송나라 시대의 그림들을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중국,대륙적인 땅을 어떤 식으로 접근하면 좋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어 일본미술이해를 목표로 시작한 독서가
엉뚱한 곳으로 비약할 조짐을 보이고 있네요.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언어하나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란
것을 느끼면서 역사에 대한 관심과 미술에 대한 관심을
엮어서 이런 저런 책을 읽다보니 이제는 언어에서
미묘한 뉘앙스를 잡아내는 재미도 생기고
아,이렇게 표현하는 것은 참 우리와 다르구나
어라,이런 표현은 역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갖는 감각인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한 권의 책과의 만남이 저를 일본미술의 세계로 조금 더
발을 들이밀도록 부추길 것 같은 강력한 예감이 드는 날입니다.

일본미술이라고 하기엔 너무 거창하고 우선은
일본회화라고 한정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겠지만
회화작품을 보다보면 아무래도 조각도 만나고 옛 토기도
만나고 불상도 만나고 그렇게 되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