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밤
집에 들어오면 듣다가 만 철학강의5
헤라클레이토스를 만나려고 마음을 먹었지요.
그런데 막상 everymonth에 올라온 뉴욕 여행기,클레어님의
모마미술관 관람기를 읽다보니 마음이 확 바뀌어서
그림을 찾으러 들어가게 되네요.

처음에 보는 그림은 피카소입니다.
모마에는 50점이 넘는 피카소 그림이 있다고 되어 있는데
오늘 피카소만 보려고 들어온 것이 아니니 눈에 익지 않은
작품들을 먼저 보아야겠지요?


요즘 수요일 스터디때문에 재미있게 읽고 있는 책이 한 권
있습니다.
몰입의 즐거움의 저자가 쓴 또 다른 몰입에 관한 글인데요
그 글에서 저자는 한 친구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에게 이끌려 클래식 연주장에 다녀야
했던 한 어린아이가 너무나 괴롭기도 하고 졸립기도 해서
그 시간 그 자리가 힘이 들었지만 (심지어는 싫다고 해도
계속 끌고 다닌 부모가 밉기도 했다는군요.) 일곱살에
참석한 어떤 음악회에서 갑자기 모짜르트의 오페라에
그야말로 개안을 하는 경험을 했다고 하네요.
아니 그러면 도대체 몇 살부터 연주회에 참석한 것이야
궁금한 사람들이 있을 것 같은데 세 살때부터
(만으로 치는 나이이니 우리 나이로 하면 넷 다섯살경이라고
보면 될 것 같네요)라고 하니까 4년간의 괴로움이 평생의
즐거움으로 변하는 순간의 놀라움이 상상이 됩니다.


사람마다 다 다른 경험이 있겠지만 제겐 음악과의 만남
그림과의 만남이 떠오르는 시간이었습니다.글을 읽다가
갑자기 제 경험속의 시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즐거운
시간을 만나게 되는 것도 책읽는 즐거움중의 하나가
아닐까요?

이 친구는 어른이 되어서 일을 하다가 지루해지면
바흐나 모짜르트의 곡을 허밍으로 부르는데
그냥 허밍으로 부르는 것이 아니라 각 악기의 소리를
흉내내면서 허밍을 한다고요,그러면 함께 있던 사람들이
지루해하던 일에서 갑자기 그 일을 refreshed한 기분으로
다시 하게 된다고요.


우리가 인생에서 몰입을 경험할 수 있는 분야가 여러가지
있겠지만 그런 것들 각자는 저절로 몰입의 경험을 주는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지요.
몰입의 경험이 왜 인생을 다르게 만드는가,그러면 몰입은
긍정적인 역할만 하는 것인가,부정적인 것에 무엇이 있고
부정적인 경우가 있다고 해서 포기하는 것은 옳은가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예를 들어가면서 그다지 어렵지 않은
영어로 쓴 글이라서 정말 몰두해서 읽은 날이었습니다.


클레어님의 미술관 순례글이 올라오면 이상하게 저도
그림을 보고 싶어집니다.그래서 싸이버상의 그 미술관을
순례하지요.그런 시간이 참 재미있군요.
촉발하는 힘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