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줌인줌아웃

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변기가 예술이 되다-마르셀 뒤샹

| 조회수 : 2,700 | 추천수 : 65
작성일 : 2007-10-24 13:37:21


  성곡미술관 강의 일곱번째가 마르셀 뒤샹입니다.

늘 어렵다고 생각하던 사람이라서 이번에야말로

정신 바짝 차리고 한 번 뒤를 따라가보아야지 마음을

먹었지요.

그래서 몸을 푸는 의미로 타쉔의 마르셀 뒤샹 책 한 권

구하여서 읽고

오래 전에 사두고 어렵다 싶어서 읽다가 그만 둔

한길 아트의 개념미술에을 다시 읽고 나니

그림이 조금 그려집니다.

제가 터득한 방법중의 하나는 한 사람에 대해서 잘

알고 싶다면 한 권의 책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지요.

한 권 두 권 자꾸 읽다보면 어느새 윤곽이 잡히고

이 책에서 말하는 것과 다른 저자가 말하는 것이 충돌하는

지점이 어디인가,그리고 그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중요성에 대해서 주목하게 되더군요.

마침 강사인 정인진씨가 대학원에서 뒤샹으로 논문을 썼다고

하니 더욱 흥미가 생겼습니다.

그녀가 이번 강의를 어떤 식으로 풀어나갈지

처음으로 이 예술가를 알게 되었을 때

그의 이름이 불어인줄 모르고 두쳄프라니 참 희안한

이름이로군 하고 놀랐던 개인적인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있습니다.

이름도 제대로 발음하지 못하면서도 그의 변기가 갖는

놀라움과 상징성에 관심이 끌리긴 했지만

그것이 도대체 현대미술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지

잘 몰랐고 막연하게 중요한 사람이지만 내겐

그다지 끌리지 않는 사람이라는 정도로 첫 인상을 갖고

있었다가 화요일에 제대로 만난 기분이 드네요.

그저께부터 사실은 머리가 조금 아파서

글에 집중하기 어려운 상태이지만 이대로 넘겨버리면

아쉬운 기분이 들 것 같아서

좋아하는 음악 틀어놓고 그의 뒤를 한 번 따라가보려고 합니다.

가능한 선에서요.

미술사책에서 다다라는 이름을 만난 기억이 있을 겁니다.

다다라고도 하고 다다이즘이라고도 하는

그 이름을 스위스의 카페 볼테르에 모여든 예술가들이

사전을 팔랑 팔랑 넘기다가 순간적으로 선택했다는 이야기도

있고 아니다,사실은 프랑스어로 어린아이들 장난감을

가르키는 말이다,그것이 아니고 사실은

이런 식으로 다다라는 이름의 어원에 대해서도

말이 많더군요.

어쨌든 다다가 생겨나게 된 배경에는

일차대전이란 전쟁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제국주의 시대가 뻗어가면서 자체의 충돌을 견제하기

어렵게 된 세력들 사이의 한 판 승부가 일차대전이었다고

하더군요.

당시 기계문명이 발달하기 시작하고

이성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보내던 서구문명은

전쟁으로 인해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세상으로

향하게 됩니다.

전쟁으로 인해 이성이 과연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가에

대해 회의를 느낀 예술가들이 더 이상 믿을 수 없는 이성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일종의 파괴미학이

바로 다다라고 할 수 있겠지요?

더구나 전쟁 바로 전에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이

출간되어서 의식,전의식,무의식의 개념이 확산되어

많은 지식인들에게 매력적인 소재를 제공하고 있던

시기이기도 하고 원시미술에 대한 관심이

큐비즘을 낳는데 일조하기도 한 시기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1910년대는 얼마나 다양한 가치들이

서로를 주장하는 시대였는지 상상이 갑니다.

강의를 통하여 새로 알게 된 것은 다다가

어느 한 흐름이 아니라 지역적으로 상당한 변주가 있었다는

것인데 뒤샹의 다다는

뉴욕 다다의 범주에 속한다고 할 수 있더군요.

미술사책에서 자주 만나게 되는 아모리 쇼

1913년에 미국에서 열린 미술전시회의 이름인데요

이 곳이 병기고였던 곳이라서 아모리쇼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하더군요.

미국에서 열린 이 전시회가 얼마나 당시 사람들에게 충격이었던지

열렬히 지지하는 사람들과 열렬히 반대하는 사람들이

서로 충돌하고 신문에서는 연일 카툰으로 묘사하면서

풍자를 하기도 했다는군요.

고흐의 색에서도 놀라고 마티스의 색에서도 더 놀라던

당시의 미국사람들에게 뒤샹의 계단을 내려오는 나체가

얼마나 큰 충격이었을지 상상이 가고도 남습니다.



이 그림이 미국에서 전시되기 일년전

프랑스에서 독립전에 출품하려고 했다고 하더군요.

그러나 당시 입체파 활동을 하던 사람들과 연관을 갖고

(그의 형 두 사람도 화가이고 형들이 어울리는 화가들이

바로 입체파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었다고요)

작업을 하던 뒤샹은 형을 통해서 이 작품을 출품하지 말아달아는

주최측의 권고를 듣게 됩니다.

이 그림이 입체파의 생각보다는 오히려 당시의

움직임을 중시하는 미래주의의 흔적을 보여주고 있어서

함께 전시하기 어렵다는 이유로요

이 일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입은 뒤샹은 그림을 철회하고

독립적으로 활동을 하려고 마음먹게 된다고요.

다음 해 미국의 전시회에 이 그림이 전시되었을 때의

소란으로 인해 그는 일약 미국에서 이름을 알리게 되는

유명인사가 된다고 하네요.

그림에 대한 호 불호를 떠나서 신문에서 떠들어대는 덕분에요.

그는 나중에 프랑스에서 미국으로 건너가서 살게 되는데

이곳에서도 독립전을 열고 심사위원이 되기도 하는데

그 때 출품한 것이 우리가 샘이라는 이름으로 알고 있는

변기입니다.



서명을 보면 다른 이름으로 되어 있지요?

다른 이름으로 제출한 이 작품에 대해서 심사위원들은

격렬하게 반대를 했고 결국 이 작품은 전시회에 출품되지

못했는데 반대이유가 비도덕적이다,그리고 표절이다가

우세한 이유였다고 합니다.

그런 생각에 대해 뒤샹이 반박하는 글을 발표했다고 하는데

화장실에서 떼어 놓은 소변기는 더 이상 변기로서의

기능을 하지 않으니 그것은 더 이상 변기가 아니고

위치를 바꾸고 서명까지 하는 것으로

그는 레디 메이드를 작품으로 받아들이는 실험을 한 것이라고

할 수 있지요.

캔버스에 그려진 것만이 작품이 아니고

레디 메이드를 취해서 관객에게 보여줌으로써

그림이란 무엇인가,예술이란 범주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이런 개념을 도입한 점에서 뒤샹이 현대미술에서 차지하는

무시할 수 없는 지위가 생긴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아하,이 그림 하고 누가 그렸는지 몰라도

인상에 남았을 작품인데요

우리가 신성의 아우라를 씌어놓고 바라보는 모나리자에

수염을 그려놓고

그림 하단에는 외설스러운 글자 (불어로 읽으면 그렇다고 하네요) 를 써서 신경을 집중시킴으로써

그는 무엇을 의도하고 있을까요?

그는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작업이 별 의미없다

재미로 했다고 이야기한다지만 그가 한 일이 그저

단순한 재미를 겨냥한 작업일 순 없을테니

아마도 우리가 박물관에 모셔놓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작품들에

대해서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라는 메세지가 아닐까요?

한 번 아우라가 생긴 것에 대해서 우리 나름의 생각으로

접근하기 어렵다는 것은 유명한 사람들의 일대기를 읽는

일에서도 가끔 느끼게 되는데요

과연 그런가,실제는 어떨까 그런 의문을 갖다가도

거기서 생각이 멈출 경우가 종종 있으니까요.




1910년대 이후에는 많은 예술가들이 문학에서의 상징주의

그리고 과학의 발전에서 상당한 영향을 받았다고 하더군요.

프앙카레의 저서에서 영향을 받은 경우로 피카소도

언급이 되고,그리고 뒤샹의 경우도 인용이 되던데 단지

두 사람의 경우만이 아니겠지요?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는 세상속에서 산다는 것은

하루 그 다음 하루가 달라질 것이 없는 세상에서 산다는 것과는

전적으로 다른 접근이 필요한 시기였을 것 같아요.

이런 작업을 보고 있으면 도대체 이것이 아름다움과 무슨

관계가 있는가 하고 당연히 어리둥절하게 되지만

이제 예술가들이 추구하는 것이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므로 왜 우리에게 아름다운 것을 보여주지 않는가하고

따질 수 없는 시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지요.




유리에 작업한 이 작품은 상당히 오랜 기간에 걸쳐 작업을

한 것이더군요.

보통 큰 유리라고 줄여서 제목을 붙이지만 원제목은 훨씬

복잡한 이 작품은 비평가들을 당혹하게 하고

우리들에겐 도대체 무엇을 위한 것인가 더 당혹하게 만드는

작품인데요

그래서 뒤샹을 모르는 사람도 없고 제대로 아는 사람도 없다는

말이 나오는 모양입니다.

전통에 반대하고 미학에 반대하는 반전통 반미학의 개념을

미술에 도입함으로써 미술의 영역을 넓히고

관객의 참여를 유도하는 작품으로

작품과 작가를 넘어서 다른 한 요소 관객을 미술에서의

중요 요소로 끌어들였다는 평을 받는 뒤샹

그는 다다에서만 그친 것이 아니라

네오 다다라고 이야기되는 존스,리히텐슈타인 그리고

워홀에게도 상당한 영향을 주었다고 하네요.

네오다다만이 아니라 그의 반미학적 정신을 계승한

다양한 현대미술에의 길을 열었기 때문에 미술사에서

중요한 인물이라고요

한 걸음 다가갔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모르겠다,앞으로 더 파고 들어가보아야지

이래서 현대미술은 흥미있지만 어렵구나

무수한 생각을 낳은 시간

수업중에 언급된 다른 중요한 이야기들도 많지만

우선은 여기까지 써보고 다시 공부하면서 보충을 해보고 싶네요.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8301 이 한 권의 책-샘에게 보내는 편지 intotheself 2007.10.27 980 36
    8300 관광버스타고 놀로 댕기보싯는감요??? 2 차(茶)사랑혜림농원 2007.10.27 2,053 22
    8299 늦가을의 정취~~ 샘밭 2007.10.27 1,307 38
    8298 여성미가 물씬... 4 가마가츠 2007.10.27 2,682 59
    8297 후보 단일화 및 통합과 대선 가마가츠 2007.10.27 1,421 108
    8296 지금 국제 갤러리에서는 intotheself 2007.10.27 992 77
    8295 시월의 마지막 주말입니다. 4 안나돌리 2007.10.27 1,128 29
    8294 저희집 식구가 늘었어요~~~ 5 진도멸치 2007.10.27 1,582 29
    8293 산수유 ~~~~~~~~~~~~~~~~~~~~ 2 도도/道導 2007.10.27 910 22
    8292 지리산 천왕봉 일출산행1부 2007-10-21 5 더스틴 2007.10.27 1,201 23
    8291 지리산 천왕봉 일출산행2부 2007-10-21 더스틴 2007.10.27 1,012 59
    8290 구기자꽃 이랍니다. 3 금순이사과 2007.10.26 1,098 12
    8289 속리산 단풍 1 하늘담 2007.10.26 1,044 12
    8288 어린이집에서 소영이~ 1 선물상자 2007.10.26 994 13
    8287 마이클 잭슨이 부른 "땡 벌" - 볼륨을 높이고 ^^ 9 청정하기 2007.10.26 1,224 11
    8286 나비의 식사시간 ~~~~~~~~~~~~~~ 4 도도/道導 2007.10.26 915 26
    8285 intotheself님이쓰신 마르셀 뒤샹을읽고... 1 노니 2007.10.26 1,164 94
    8284 수원 광교산 음악분수 하늘담 2007.10.26 1,161 54
    8283 모 과 아 이 1 뜨라레 2007.10.25 906 32
    8282 사진은 못찍었는데요.~ 국화전시 보러가세요.삼성코엑스 3 mulan 2007.10.25 1,100 22
    8281 눈길을 끄는 고마움 ~~~~~~~~~~~~~ 2 도도/道導 2007.10.25 993 46
    8280 난~널 사랑해... 3 Mirzam 2007.10.25 1,590 10
    8279 혼자만 살겠다고 떠나는..잘가라 가!! 11 카루소 2007.10.24 4,281 131
    8278 주부들이여...가을엔 더욱 더 한눈팔지 마세요^^;; 8 카루소 2007.10.24 3,355 76
    8277 변기가 예술이 되다-마르셀 뒤샹 intotheself 2007.10.24 2,700 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