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신문을 읽다보니
윤석화에 관한 기사가 실려있네요.
마침 그저께 보람이랑 나눈 대화가 생각이 났습니다.
엄마,이대를 나왔건 나오지 않았건
윤석화가 연기만 잘하면 되는 것 아니야?
엄마는 어떻게 생각해?
그 자리에 있던 승태랑 셋이서 그런 이야기를 한 뒤
어제 수업중에 아이들과 함께 학력위조를 부추기는 사회현상
그리고 그런 사회현상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자신을 속이고 사는 일이 개인에게는 어떤
작용을 할 것인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런데 한 녀석이 말을 하네요.
선생님,집에서 언니랑 그렇게 고상한 대화를 해요?
응? 무슨 그것이 고상한 대화니?
우리집에서는 그런 이야기 하지 않거든요.
아,늘 그런 것이 아니라 마침 선생님 딸이 그런 질문을 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눈 것이야.
그러면 너네 집에서는 무슨 대화를 하니?
윤석화,학력 이런 이야기를 하다가 샛길로 샌 주제는
재미있게도 집안에서 우리는 무엇을 이야기하나로
번져서 즐거운 시간이 되었습니다.
지금 자라고 있는 아이들에겐 그래도
연기자에겐 연기가 우선이지 대학이 무슨 소용인가에 대해서
상당히 확고한 생각이 있다는 것이 느껴저서 희망적이었습니다.
제가 만난 아이들만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요.
윤석화의 나이를 보니 저랑 동년배더군요.
오랜 세월 그렇게 살아오면서 마음속이 늘 편한 것은 아니었겠지요?
이젠 오히려 홀가분하다고 자유를 느낀다고 한 마지막 말이
인상에 남았습니다.

낮에 병원에 갈 일이 있어서 준비하다가
마음이 조금 복잡해서 자리에 앉아 마음의 준비로
그림을 보고 있습니다.

어제 본 일본드라마 전지가 끊어질때까지가 생각나는군요.
어린이병동의 원내학급을 중심으로 일어난 일을 다루는 드라마인데요
어린이병동에서 장기간 학교에 못 가는 아이들을 위해서
현내의 선생님들이 파견되어 수업을 하는 학교를 원내학급이라고 하는 모양입니다.
이런 점에 대해서 처음 생각을 해보게 된 것이 제겐
신선한 충격이었는데요
5학년 짜리 여자아이가 건전지로 움직이는 토끼의 건전지가
수명을 다하여 토끼가 움직이지 못하는 것을 보고 한 편의
시를 씁니다.
생명이 제목인데요 일본어로 이노찌라고 하더군요.
건전지와 인간의 수명을 이어서 생각하게 해주는 절묘한 시
제 마음속을 많이 건드렸습니다.
그 아이는 5년째 투병중인데 원내학급에서 만난 여자 선생님에게
아주 큰 영향을 주고 결국은 죽게 됩니다.
그 이후 일년간의 병동 사람들의 일상에서 그 아이가 남기고
간 시가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게 되는데
생명과 살아가는 일,그리고 배움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드라마였습니다.


몸이 조금만 아파도 전전긍긍하는 제겐
어린 아이들의 투병생활이란 잘 상상이 가지 않는 영역이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살아가면서 우리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 사실은 얼마나
제한된 경험에 불과한가,그렇다고 해도
모르면 그냥 모른다고 넘어가도 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가끔 아들이 제게 말을 합니다.
엄마가 나를 아는가 하고요.
그럴 때 그렇구나 내가 무엇을 제대로 알고 있나
그러면서도 한 편 아들이라고 해도
그 아이가 사람으로서의 엄마에 대해 또한 얼마나 알고 있는
것일까,사실 가족이란 이유로 서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얼마나 알고 있는 것일까 하는 묘하게 슬프면서도
무서운 생각이 들기도 하지요.

모리조 (인상주의 화가 모리조)의 딸 줄리로군요.
모리조가 마네의 형인지 동생인지와 결혼했지만
사실은 마네의 연인이었다는 것은 거의 정설로 알려진 사실이라
이번에 인상주의자 연인들이란 책에서도 공식적으로
소개가 되었더군요.
만약 줄리가 그런 사실을 알았더라면 그녀는 어떻게
반응을 했을 것인가 갑자기 그림을 보면서 엉뚱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



처음 그림만 마네의 것이고 나머지는 다 모리조의 그림을
보았습니다.
마음에 드는 정물화를 찬찬히 들여다보고 싶었으나
역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그렇게 차분하게
앉아서 이런 저런 그림을 찾아보게 되지는 않네요.
방학 마지막 주에 집에서 티브앞에 앉아서 전략 시뮬레이션을
연구해야 한다고 항변하는 아들과 함께 하는 금요일
우울해지는 기분을 막기가 어렵습니다.
차라리 벌떡 일어나서 아차피 가야 하는 병원
검사를 받고 아람누리 도서관에 들러 새로 들어온 책을
찾아보는 즐거움을 누리고 들어오면 한결 기분이 나아지려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