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람누리 도서관을 이용하기 시작하면서
이주일에 한 번씩 금요일에 책을 반납하고 빌리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어제는 마침 그 곳에서 공연하는 까르미나 부라나를
예매한 상태라서 느긋하게 다섯시쯤 도착하여
한 시간정도 여유있게 책을 골랐습니다.
내가 만난 일본미술이야기,나에서 우리로,삼인삼색 미학오디세이
댄서,(누례예프를 다룬 소설입니다.) 그리고 팩션시대,영화와
역사를 중매하다,이렇게 다섯권을 마지막으로 고르기 전에
마음속으로 이런 저런 책을 저울질하면서 고르고 다시 서가에
책을 꽂는 시간의 감칠맛나는 즐거움을 누렸습니다.
오늘 낮 도서관에 수업하러 가서
시간날 때마다 한 권에 집중하기엔 다른 책이 너무
궁금해서 이 책 조금 저 책 조금 다섯권을 다 맛보기를
한 참 특이한 하루를 보냈네요.
삼인삼색 미학오디세이는 진중권의 미학오디세이를
읽은 세 명의 만화가들이 각색하여 참 새로운 느낌의
미학오디세이를 선보였더군요.
1,2권은 다른 사람이 이미 빌려간 상태라서 3권을 먼저
빌렸는데 포스트모던시대의 미학을 이렇게 훌륭하게 정리할
수 있다니 정말 놀랍다고 감탄,또 감탄하면서 읽었습니다.
3명의 만화가중에서 김태권은
십자군이야기로 이미 우리들에게 강한 인상을 준 만화가인데
그의 약력을 다시 살펴보니 서울대 미학과 출신이네요.
아하,그래서 하면서 이해가 되더군요.

나에서 우리로의 저자는 두 명의 형제입니다.
이들에 대해서는 언젠가 귀동냥으로 듣고 놀랍다고만 생각하고
잊고 말았는데 이번에 번역된 책으로 만났습니다.
진정한 의미의 self-help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만드는
아주 의미있는 책읽기 시간이 되고 있습니다.

팩션시대,영화와 역사를 중매하다는 사학과 교수가 쓴 책인데요
메트릭스란 개념을 매개로 해서 우리가 역사를 통해서
무엇을 보고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역사를 소재로 한
영화와 접목해서 풀어가는 참 흥미있는 책이더군요.
메트릭스가 무슨 말인지도 잘 모르고 영화를 보았었는데
이번에 읽어보니 자궁,기원,주형이란 뜻이라고 하네요.
예를 들어 그리스시대에는 신화라는 메트릭스를 통해
세상을 보았는데 그 틀을 벗어하는 창조적인 소수로 인해
다른 문을 열게 되는 것,중세에는 기독교라는 메트릭스를 통해
세상을 보았는데 장미의 이름에서 보는 호르헤신부와
윌리엄수사라는 두 극을 통해서 보여주는 것은 무엇인가
황산벌이란 영화에서 우리가 역사책에서 배운 역사와는
다른 것을 보여주는 감독의 의도는?
이런 식의 문제제기를 통해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뒤엎어버리는 것을 목격하고
다시 생각해볼 여지를 많이 주는 책읽기를 하게 되네요.

더구나 이 책은 지식전람회라는 이름의 시리즈물중의
한 권인데 이미 피렌체를 다룬 책을 읽으면서 참 재미있는
시리즈로겠구나 하는 즐거운 예감을 느꼈던 적이 있어서
책을 고르면서 주저함이 없었던 책이기도 합니다.

내가 만난 일본미술이야기는 현직 미술교사가 쓴
일본미술과의 인연에 대한 서문부터 시작하여
3꼭지의 글을 읽었습니다.
가장 after가 필요한 책이기도 할 것 같네요.
그동안 읽은 것들이 도움이 되어 책읽기가 즐거운 시간이었고
이름을 수첩에 적은 몇 화가들의 그림을 찾아보고 싶은
밤이기도 합니다.

댄서는 소설이지만 주인공은 실존인물 누례예프입니다.
러시아 출신으로 서방세계로 망명하여 발레로 세상을
놀라게 한 인물이지요.
그를 소설로 살려낸 작품인데 지금 읽고 있는 소설이 있는
관계로 그가 파리에 와서 처음으로 공연하던 기간동안
무대에 던져진 물건의 목록을 나열한 대목만 읽었습니다.
책소개를 이렇게 장황하게 하는 이유는 누군가
책제목을 보고 아,이 책은 만나고 싶은 주제로구나
아니면 나도 읽었는데 어땠다, 그렇다면 이 책은 어떨까?
이렇게 소통하는 시간이 기다려지기 때문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