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동안 눈이 마치 가뭄에 말라버린 논처럼
건조한 상태였습니다.
평소에도 안구건조증이라고 눈물약을 넣고 살았지만
정도가 심해서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더군요.
수업할때를 제외하곤 가능하면 눈을 쓰지 않고 살았던 시간
고문이 따로 없구나,좋아하는 것을 뺏긴 인간이 느끼는
부자유함에 대해서 절실히 느낀 시간들이었지요.
읽지 못하고 쓰지 못하는 한 주일 (쓰기는 제겐
말하기를 의미하는 것인지라) 머리가 맣이 아팠습니다.
일종의 스트레스성 두통이 아니었을까요?
그런데 오늘 도서관에서 혹시 하고 오인순씨가 빌려다준
소설을 조금이라도 읽어보고 싶어서 책장을 넘기고 있는데
신기하게 눈이 아프지 않았습니다.
한 주일 조심했다고 이렇게 달라지다니 신기했습니다.
가능하면 무리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살살 읽기 시작한
소설로 일상으로 조금 복귀한 기분이 든 날
하루 하루 일상의 소중함이 마음속 깊이 스며들어온 날이기도
했지요.
마침 소설읽다가 피로를 느끼면 옆에 두고 보았던
눈과 피의 나라 러시아 미술
난생 처음으로 그림에 관한 글을 읽지 않고
그림만 본 날,그것도 나름대로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레핀이 그린 무소르그스키,인상이 작곡가같지 않아서
웃다가 작곡가같다는 편견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네요.

안톤 루빈스타인입니다.
오늘은 이들의 음악을 들으면서 토요일 밤의 한가한
즐거움을 누리고 싶네요.
글을 못 읽던 한 주일동안 함께 한 음악
드디어 어제 처음으로 말러의 교향곡 3번을 만났습니다.
예술의 전당에서 kbs교향악단의 연주,지휘자에게
마음을 뺏기면서 보고 들었던 한 시간 사십분간의 연주
손바닥이 얼얼하게 박수를 친 희안한 경험을 한 날이기도 했습니다.
음악이 그렇게 사람의 마음속을 휘저을 수 있는 순간의
몰입이 좋았던 기억이 절로 떠오르네요.

림스키 코르사코프입니다.
러시아 화가의그림속에서 러시아 음악가들을 만나는 밤
당분간은 글로 떠는 수다를 조금은 자제해야 할 것 같아서
이것으로 그림보기를 끝내고
음악듣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고 싶네요.